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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사설

[사설]‘수사-해외도피-압송’에도 무혐의, 9년 만에 구속된 윤우진

입력 2021-12-09 00:00업데이트 2021-12-09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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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서울중앙지법 구속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는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의 모습. 뉴시스
법조인과 세무당국 관계자들에게 청탁을 해준다는 명목으로 2017∼2018년 사업가들에게서 1억3000만 원을 받은 혐의로 전 용산세무서장 윤우진 씨가 그제 구속됐다. 윤 씨는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의 측근으로 알려진 윤대진 검사장의 친형이다. 2012년 경찰의 수사를 받았지만 검찰의 ‘봐주기’ 논란 속에 법망을 빠져나갔던 윤 씨가 9년여 만에 다른 혐의로 구속된 것이다.

국세청에서 41년간 근무한 윤 씨는 국세청은 물론 검찰, 경찰 등에도 인맥이 두텁다고 한다. A 씨는 윤 씨가 고위 관료나 전·현직 검사 등을 만나는 자리에 동석해 식사비 등을 냈다고 주장하며 일부 언론에 이들의 실명까지 언급했다. 윤 씨가 실제로 로비를 했다면 대형 비리 사건으로 확대될 소지가 있어 검찰의 추가 수사가 필요하다.

이와 별도로 검찰은 윤 씨가 2010∼2011년 육류 수입업자에게서 세무조사 무마 등 명목으로 수천만 원을 받은 혐의에 대해 다시 수사하고 있다. 2012년 경찰이 이 혐의에 대해 수사를 진행하자 윤 씨는 현직 세무서장 신분임에도 해외로 도피해 구설수에 올랐다. 8개월 만에 붙잡혀 국내로 압송됐지만 검찰은 증거 불충분 등을 이유로 경찰의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경찰이 신청한 압수수색 영장도 검찰이 6차례나 반려했다. 이후 경찰은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지만 검찰은 2015년 무혐의 처분했다. 윤 씨는 현직에 복귀해 정년퇴직했다.

이 사건은 2019년 윤 후보의 검찰총장 인사청문회에서 다시 한 번 부각됐다. 2012년 윤 후보가 기자에게 “대검 중수부 연구관 하다가 막 나간 이남석(변호사)에게 ‘윤우진 서장 한번 만나 봐라’고 했다”고 말한 녹음파일이 공개된 것이다. 그런데도 윤 후보는 ‘윤 검사장을 보호하기 위해 기자에게 오해의 소지가 있는 설명을 한 것’이라는 취지로 주장했다.

윤 씨의 과거 뇌물수수 혐의에 대해 재수사가 진행 중인 만큼 당시 검찰의 처분에 문제가 없었는지도 함께 규명돼야 한다. 이를 위해선 당시 부장검사였던 윤 후보가 윤 씨에게 변호사를 소개해 주는 등 사건에 개입했는지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의혹들을 해소하지 못하면 두고두고 말이 나올 것이다. 검찰이 이번에는 확실하게 마무리를 지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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