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망언’ 대 ‘막말’ 리스트 치고받는 野 경선 창피하지 않나

동아일보 입력 2021-10-26 00:01수정 2021-10-26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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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선대위장 영입 국민의힘 대선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마친 뒤 캠프 공동선대위원장으로 합류한 김태호 의원과 포옹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국민의힘 대선 경선주자인 홍준표 의원 캠프는 24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실언·망언 리스트’ 25가지를 모아 보도자료로 냈다. 이에 윤 전 총장 측도 홍 의원의 ‘성차별·막말 리스트’ 25가지를 내놓았다. 두 주자 캠프는 서로를 향해 각각 “윤 전 총장의 입은 우리 당 지지율을 하락시킬 리스크로 가득하다” “막말 경연대회를 연다면 홍 의원을 따라갈 사람이 없다”고 비난했다.

그동안 상대의 도덕성과 자질을 놓고 격한 말을 주고받으며 신경전을 벌여온 두 사람이다. 정책과 비전을 두고 경쟁해야 할 TV토론에서도 두 주자 간에는 노골적인 조롱과 비아냥거림만 이어지기 일쑤였다. 두 주자는 이젠 아예 상대의 천박한 인식과 저열한 품성을 의심케 하는 논란의 발언들을 모아 ‘망언 제조기’ ‘막말 종결자’로 낙인찍는 비방전을 펴고 있다. 홍 의원 측은 ‘부정식품 먹을 자유’ 같은 윤 전 총장 발언을, 윤 전 총장 측은 ‘바퀴벌레 비유’ 같은 홍 의원 발언을 문제 삼았다.

언론자유확대 공약 발표 국민의힘 홍준표 의원이 24일 서울 여의도 캠프 사무실에서 “정부가 가진 언론에 대한 모든 권력을 내려놓겠다”며 ‘언론 자유 확대·미디어 혁신 7대 공약’을 발표했다. 사진공동취재단
나아가 두 주자는 상대의 가족마저 공격 대상으로 삼고 나섰다. 윤 전 총장은 홍 의원 부인이 후원회장을 맡은 것을 두고 “선거가 패밀리 비즈니스라고 하는데…”라고 비꼬았고, 홍 의원은 윤 전 총장 부인을 향해 “소환 대기 중이어서 공식 석상에 못 나온다”고 맞받았다. 이러니 당내에서조차 “둘 다 피장파장 도긴개긴”이라며 ‘공멸’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런 손가락질은 결국 제 얼굴에 침 뱉기가 될 수밖에 없다. 이번에 홍 의원 측이 먼저 리스트를 발표하며 윤 전 총장 깎아내리기에 나섰지만 당장 맞닥뜨린 것은 홍 의원 자신의 부끄러운 발언 리스트였다. 상대의 옛말을 뒤져 반격한 윤 전 총장 측의 대응도 한심하기는 마찬가지다. 이렇게 제 살 깎아먹기 식 이전투구를 벌이면서 여당 후보의 상스러운 욕설보다는 낫다고 주장할 셈인가. 대선 정치판에서 품격 있는 언행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일지 모른다. 하지만 최소한 국민 언어와 정서까지 오염시키는 험악한 입놀림만큼은 자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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