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공공체육시설 개방해 ‘면역력’을 키울 때[양종구 기자의 100세 건강]

양종구 기자 입력 2020-07-30 03:00수정 2020-07-30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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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원홍 전 대한테니스협회 회장(왼쪽)과 성기춘 한국테니스진흥협회(KATA) 회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에도 사설 코트를 찾아 테니스를 치며 건강을 관리하고 있다. 이들은 “공공체육시설을 폐쇄하는 바람에 많은 사람들이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며 “빨리 완전 개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양종구 기자
주원홍 전 대한테니스협회 회장(64)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된 뒤에도 거의 매일 테니스를 친다. 지도자로 일할 때도 테니스를 자주 즐겼지만 요즘처럼 매일 치기는 선수 생활 이후 처음이다. 무리한 탓에 오른쪽 무릎에 염증이 생기고 오른팔엔 ‘테니스 엘보’가 오기도 했지만 테니스장 찾기를 멈추지 않고 있다. “운동을 했던 사람이라 격렬하게 몸을 움직여 땀을 흠뻑 흘려야 스트레스가 해소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에게 정부가 코로나19 감염 확산을 우려해 공공 테니스장을 폐쇄한 조치는 아쉽다. 그는 “사설 테니스코트를 돌며 지인들과 공을 치는 것으로 해소한다”고 말했다.

성기춘 한국테니스진흥협회(KATA) 회장(70)도 매주 3, 4회 테니스를 치며 건강을 다지는 ‘테니스 마니아’다. 결혼한 지 얼마 안 된 30대 초반 간 질환으로 죽음의 문턱을 경험한 그에게 테니스는 삶을 되찾아준 희망이었다. 이후 2007년 KATA 회장을 맡은 그는 연간 50개 이상의 대회를 개최했고, 10만여 아마추어 테니스 동호인들에게 대부로 불린다. 성 회장은 “코로나19로 대회를 열지 못하고 있는 데다 공공 스포츠시설 폐쇄로 테니스를 치지 못해 스트레스 받는 동호인들이 많다”며 관계기관의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사실 테니스는 요즘 같은 시기에 할 수 있는 ‘대면(對面) 스포츠’ 중 가장 안전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영국 정부는 사회적 거리 두기를 실천하며 즐길 수 있는 최고의 스포츠로 테니스를 꼽았을 정도다. 네트를 사이에 두고 펼쳐지는 테니스 경기 중에 선수들이 2m 이내로 만날 가능성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우리 정부도 이런 사실을 인지하고 공공 체육시설 개방을 권고했지만 이를 따르지 않는 지방자치단체가 적잖다. 주 전 회장은 “공공 테니스장이 문을 닫았을 때 동호인들이 사설 테니스코트로 몰리면서 코로나19 감염 위험성은 더 높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운동 전후 마스크 쓰기와 손 씻기 등 위생 관리만 철저히 하면 테니스는 전혀 문제될 게 없다”며 “테니스코트 등 야외 공공 체육시설은 완전히 개방해야 한다”고 거듭 요구했다.


축구와 야구 등 야외에서 즐길 수 있는 다른 스포츠 동호인들도 마찬가지 생각이다. 46년 전통의 월계축구회를 이끌고 있는 변석화 한국대학축구연맹 회장은 “(축구 동호인들이) 공공 운동장이 폐쇄되자 지방 사설 운동장으로 한꺼번에 몰리면서 오히려 코로나19 감염 위험성만 높아졌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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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이 심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이제 상식이다. 운동은 체력을 향상시켜 면역력을 키운다. 특히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우려로 받은 정신적 스트레스를 푸는 데도 큰 도움이 된다. 김병준 인하대 교수(스포츠심리학)는 “운동을 하면 일상에서 벗어나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다. 심박수가 높아지기 때문에 딴생각을 할 수가 없다. 번거로운 일상에서 탈출해 자신에게만 집중하는 시간을 통해 안정감과 침착함을 찾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스포츠심리학에서 인간의 뇌는 습관과 실제 행동이 부조화를 보이면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한다. 이는 매일 운동을 하던 사람들이 운동을 못 하게 되면 정신적 스트레스를 느낄 수 있다는 뜻이다. 이런 이유로 걷기와 등산, 마라톤, 사이클 등 야외에서 즐기는 비대면 스포츠 인구가 코로나19 이후 크게 증가했다. 평일 저녁이나 주말에 공원이나 산에 가면 혼자 운동을 즐기는 사람들로 넘친다. 특히 비대면 스포츠로 가장 안전하다는 평가가 나온 자전거의 인기는 치솟고 있다. 국산 자전거 업체 ‘위아위스’의 박경래 대표(64)는 “코로나19 이후 매출이 30%가 성장했다”며 “생산능력이 주문량을 따라 주지 못해 소비자들이 1, 2개월 이상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라고 귀띔했을 정도다.

전염성이 강한 코로나19는 조심해야 한다. 하지만 공공 체육시설 폐쇄가 코로나19 확산 대책으로 사용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더군다나 코로나19는 장기 유행할 것이 확실시되고 있는 상황이다. 생활체육으로 면역력을 키우고 이를 극복하도록 유도하는 방안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국민들이 맘껏 운동을 즐길 수 있도록 공공 체육시설을 개방하는 게 ‘슬기로운 코로나19 극복’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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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원홍 전 대한테니스협회 회장#테니스#면역력#코로나19#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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