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읽는 동아일보]대의보다 협의가 더 중요하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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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채 1년도 지나지 않았다. 그런데도 각종 현안과 정부 정책들이 혼선과 엇박자를 보이고 있다. 동아일보가 ‘최저임금 쇼크’와 관련해 서민들의 생업과 중소기업 활동 현장을 찾아 생생한 목소리를 전달한 보도(16일자 A1면 등)는 정부의 ‘책상머리 정책’이 현장과 어떻게 따로 놀고 있는지를 잘 보여줬다.

정부가 저임금 근로자를 위해 추진한 최저임금 인상은 역설적으로 아파트 경비원과 식당 주인, 편의점, 치매환자 가족 등에게 부담을 주고 있다. 현 정부가 주도하는 소득주도 성장 정책이 현장에서 심판대에 오른 것이다.

정부가 추진한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구성’도 우리 선수들에게 일방적으로 희생을 강요해 ‘불공정’하다고 생각하는 젊은이도 많다.

물론 최저임금 인상과 남북 단일팀 구성은 소득 불평등을 개선하고 남북대화에 물꼬를 텄기 때문에 그 나름대로 커다란 의미가 있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의도를 가진 정책과 결정도 국민의 삶과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얽혀 있다면 협의하고 동의를 얻는 절차가 필요하다. ‘대의’가 좋다고 해서 ‘과정’을 소홀히 하면 일방적이고 고압적이던 과거 권위주의 시대 정부와 마찬가지 행태일 수 있다. 과거 권위주의 시대에도 그 나름의 ‘대의’가 있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제해치 부산 금정구
#문재인 정부#최저임금#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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