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글로벌 빅5’ 탈락한 한국車, 이 와중에 파업하는 현대車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9월 26일 0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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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한국의 자동차 생산량이 처음으로 인도에 뒤져 ‘글로벌 차(車) 빅5’ 자리를 내주게 생겼다. 올 들어 7월까지 한국의 차 생산량은 255만1937대다. 인도가 257만5311대로 글로벌 5위에 올라서면서 한국은 6위로 밀렸다. 2005년부터 작년까지 중국 미국 일본 독일에 이어 세계 5위를 차지한 한국이 12년 만에 ‘빅 5’에서 탈락한 것이다.

 우리 자동차산업의 후퇴를 초래한 직접적 원인은 수출과 내수의 동반 판매 부진이 꼽힌다. 해외에선 일본 엔화 절하 영향에 기존 모델 노후화, 신모델 투입 지연까지 겹쳐 올 상반기 수출실적이 작년보다 13.3% 감소했다. 국내에서도 외국차가 전국시장 15%, 서울은 30%까지 무섭게 파고드는 추세다. 반면 인도는 정부의 ‘메이크 인 인디아’ 정책에 따른 소형 신차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글로벌 자동차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신차 개발기간 단축과 원가절감이 중요해졌지만 국내 업계는 강성 노조 탓에 고비용-저생산성 구조를 고치지 못하고 있다. 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한국 완성차 5개사의 평균 연봉은 세계 차업계 최고 수준인 9313만 원으로 일본 도요타차(7961만 원)나 독일 폴크스바겐(7841만 원)보다도 높다. 생산성과 연계가 미흡한 임금체계, 경직적 노동시장 때문에 1인당 생산성은 최저 수준이다. 2014년까지 6년 연속 임금을 동결했고 2015년과 올해도 연간 3만∼4만 원 인상에 그친 일본 도요타와 대조적이다. 도요타는 65년 연속 무파업이라는 기록도 갖고 있다.

 이 와중에 올해 임금협상 과정에서 19차례나 부분파업을 벌인 현대차 노조가 오늘 전 조합원이 참여하는 전면파업을 벌일 예정이다. 현대차 노조는 지난달 24일 사측과의 임금협상에서 임금 5만8000원 인상, 성과급 및 격려금 350%+330만 원에 잠정 합의했지만 조합원 투표에서 부결되자 또 파업카드를 꺼냈다. 한국 전체 근로자의 임금 상위 10% 안에 들어가는 귀족노조가 국제경쟁력 추락도 아랑곳하지 않고 ‘내 몫 더 챙기기’에 집착하는 모습이 ‘청년 백수’를 포함한 국민에게 어떻게 비칠지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차 생산#인도#자동차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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