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소녀시대와 의료 한류, 가능성을 쏘다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2월 2일 03시 00분


걸그룹 소녀시대가 이틀에 걸쳐 미국 3대 공중파 방송의 인기 프로그램인 ‘데이비드 레터맨쇼’(CBS) ‘라이브 위드 켈리’(ABC) ‘엑스트라 TV’(NBC)에 잇따라 출연하는 진기록을 세웠다. 동시간대 시청률 1위인 ‘라이브 위드 켈리’의 진행자가 “우리 토크쇼에 소녀시대가 출연한다는 소식에 전 세계에서 트윗이 오고 있다”고 전할 만큼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아시아 문화권과 감성의 결이 다른 미국에까지 한류 열풍이 불고 있다.

지난해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케이팝(K-pop) 공연 때는 유럽 각지에서 몰려든 관객들이 우리말 가사를 따라 부르며 케이팝 스타의 일거수일투족에 웃고 울었다. 이 광경을 본 미국 팬들은 미국에서도 케이팝 공연을 해달라고 요구했다. 작년 말 일본 골든디스크 시상식에선 카라가 5관왕, 소녀시대가 2관왕에 오르는 등 한국 가수가 13개의 상을 휩쓸었다. 주최 측이 일본 가수 수상자가 줄어들 것을 우려해 ‘아시안 아티스트’ 부문을 신설했을 정도였다.

한국이라고 하면 전쟁과 과격 시위 등을 떠올리던 세계인들이 한류를 통해 한국과 한국 제품을 다시 보고 있다. 한류 스타들은 예로부터 가무(歌舞)를 즐긴 민족적 DNA와 수려한 용모를 갖춘 데다 체계적인 훈련으로 발군의 가창력과 춤 솜씨를 지녔다. 세계 각국의 팬들은 케이팝 스타의 공연을 동영상 전문 사이트 유튜브를 통해 쉽게 접하고 있다. 지난해 유튜브에서 케이팝 동영상이 조회된 횟수는 세계 235개국에서 23억 회에 달했다. 케이팝 스타들은 정보기술(IT) 선진국의 가수답게 세계 젊은이들의 감각과 유행을 창의적으로 수용해 ‘문화기술(CT) 코리아’의 첨병 역할을 하고 있다. ‘드라마 한류’가 일본 등 일부 지역에서 주춤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케이팝 세계화는 이제 막 꽃을 피우는 단계다. 드라마 한류도 한 단계 진화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의료 한류’도 주목할 만하다. 외국인이 지난해 한국에서 쓴 의료비용이 1억 달러를 넘어 의료관광 수지가 처음으로 흑자를 기록했다. 의료관광 초기에는 성형수술이나 피부 관리에 머물렀지만 암 뇌혈관 심장질환 등으로 대상 분야가 확대되고 있다. 의료 한류가 도약하려면 민간자본의 의료시장 진출을 막는 규제부터 풀고 언어 장벽 해소를 위해서도 더 노력해야 한다. 소녀시대와 의료 한류가 미개척 분야에서 코리안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줬듯이 다른 분야에서도 세계를 향한 도전은 가속돼야 한다.
#데이비드레터맨쇼#라이브위드켈리#소녀시대#abc#cbs#k-pop#n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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