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김재홍]석유公 울산 이전…에너지 클러스터 구축 계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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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2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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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홍 울산대 사회과학부 교수
김재홍 울산대 사회과학부 교수
전국 10개 혁신도시에서 지방 이전 공공기관의 착공 소식이 하나둘 들려온다. 참여정부에서 시작된 공공기관 지방 이전 계획이 이명박정부에서 그 결실을 보고 있는 것이다. 지역발전위원회 혁신도시특위와 공공기관이전특위 위원으로 147개 공공기관의 지방 이전 심의과정을 지켜본 필자로서는 지방 이전 공공기관의 착공 소식을 접할 때마다 감개가 남다르다.

이전 기관의 특수성을 감안한 수도권 잔류 인원의 확대 요구, 공공기관 선진화사업으로 통폐합된 공공기관의 입지 결정 등 이전 기관의 심의과정에서 많은 어려움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낯선 지방으로 이전하게 되는 공공기관 직원들의 동의와 통폐합 공공기관의 입지 갈등을 합의로써 해결한 지방자치단체의 협조가 없었다면 공공기관 지방 이전은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을지도 모른다.

앞으로 중앙정부, 지방자치단체, 이전 공공기관의 협력을 바탕으로 전국 10개 혁신도시는 지방화시대의 초석으로 지역 격차를 완화하고 지역 발전을 견인하는 기폭제가 될 것이다. 프랑스는 1990년부터 공공기관 지방 이전과 연계하여 지역 균형발전을 시도했다. 국립행정학교(ENA)가 옮겨간 프랑스 서북부의 지방도시 스트라스부르에 유럽연합(EU) 의회가 들어섰다는 사실은 공공기관의 지방 이전이 지역발전 그 자체뿐만 아니라 지방의 국제화를 선도하는 역할까지 할 수 있다는 교훈을 준다.

지난달 22일 울산혁신도시에서 한국석유공사가 착공식을 가졌다. 한국석유공사의 울산 이전은 147개 공공기관의 지방 이전 중 하나에 불과하지만 지난 50년간 우리나라 경제성장을 견인한 울산으로서는 향후 50년간 새로운 발전을 주도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모든 도시와 지역은 성장기와 성숙기를 거쳐 쇠퇴하거나 아니면 새로운 도약을 한다. 울산은 외형적으로는 1인당 지역총생산이 4만 달러를 넘는 우리나라 제조업 생산의 중심지역으로 다른 지방도시보다는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내면적으로는 주력산업이 중국 등 후발국과의 치열한 경쟁에 직면했다. 급속한 산업인력의 노령화와 인구 성장의 정체, 지식기반 및 생산자 서비스 부족, 취약한 국제화 수준 등을 고려할 때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하지 못한다면 미래를 약속할 수 없는 실정이다.

이러한 시점에서 글로벌 에너지 공기업인 한국석유공사의 울산 이전은 에너지 클러스터를 구축하여 지역 발전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서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이며 국가 에너지산업의 발전과 녹색성장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석유공사에서 추진해온 동북아 오일허브사업은 이미 울산광역시의 역점사업이 되었고 이에 따라 울산은 동북아 석유 거래의 중심지로서 석유 공급 조절자 역할을 맡게 될 것이다. 또 금융, 보험, 해운 등 연관 산업의 동반성장과 함께 한국석유공사가 보유한 국제적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세계도시로 나아갈 계기를 마련한 것이다.

그러나 공공기관의 지방 이전 그 자체만으로는 지역 발전의 새로운 희망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이전 공공기관을 지역혁신의 기반으로 활용할 수 있는 지방의 역량과 지역과의 상생발전에 기여하고자 하는 이전 공공기관의 의지가 결합될 때 지역 균형발전을 통한 국가의 재도약이라는 공공기관 지방 이전 정책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울산은 동북아 오일허브사업을 지역 역점사업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에너지 클러스터를 새로운 도약의 발판으로 삼고 있다. 울산에서는 이미 상생발전이 시작되고 있는 것이다. 한국석유공사의 울산혁신도시 착공과 더불어 향후 50년 울산의 새로운 도약과 국가 발전을 기대해 본다.

김재홍 울산대 사회과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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