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7년 10월 10일 따스한 가을 햇살 아래 서울 경복궁 경회루에서 한국여류문학회 주최로 국내에서 처음으로 주부 백일장이 열렸다. 꿈 많은 학창 시절을 보낸 뒤 결혼해 그리 넉넉하지 못한 살림살이와 자녀들 양육에 파묻혀 지내던 가정주부 141명이 참가해 가슴 속 깊은 곳에 숨어 있던 ‘문학소녀’의 열정을 되살렸다. 이들은 이날 ‘새벽’과 ‘부부’ 두 가지 주제 중 하나를 선택해 1시간 반 동안 자신의 글짓기 기량을 원고지에 발휘했다. 당일 오후 열린 시상식에는 대통령 부인인 육영수 여사가 참석해 “같은 주부의 입장에서 이 잔치에 참가하는 기쁨을 함께하고 싶다”는 축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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