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김진우]당신이 바로 ‘에너지 절약 챔피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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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7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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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우 에너지경제연구원장
김진우 에너지경제연구원장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올여름 전력 공급에 비상이 걸린 일본에서 최근 특이한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일본 정부와 전력회사가 국민에게 오후 1∼4시대 절전을 거듭 당부한 결과 일반적으로 오후 2시 전후로 발생하던 전력피크가 최근 오후 4∼5시대에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전력 공급의 차질을 염려한 정부의 호소에 국민들이 30도 이상의 무더위를 애써 참으며 에너지 절약을 몸소 실천한 결과로 평가되고 있다.

기후변화에 에너지 소비 증가세

2010년 경기 호조로 우리나라 경제는 6% 초반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그런데 에너지 소비는 경제성장률보다 높은 전년 대비 7.2% 증가하였고 전력 소비는 무려 10.1% 증가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는 그동안 에너지 소비 증가세를 경제성장률보다 낮게 유지하며, 에너지 저소비사회 정착을 위해 적극적인 에너지 수요관리 정책을 추진해 왔던 우리로서는 상당히 부담스러운 결과다.

높은 에너지 소비 증가율의 원인을 살펴보면 우리 국민의 에너지 절약에 대한 인식과 실천이 절실히 필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산업생산에서 중화학공업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우리나라의 경우 경기 회복에 따라 에너지 소비가 크게 영향을 받는 것이 사실이다. 이는 우리 경제의 구조적인 문제로 중장기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임은 틀림없다.

그런데 문제는 최근 동·하절기의 기후 변화에 따라 에너지 소비가 크게 요동치고 있다는 것이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의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동절기 이상저온과 하절기 고온다습한 기후가 우리나라의 에너지 소비를 무려 2.0% 증가시키는 역할을 했다. 비록 지난해 기후가 일정 부분 평년 수준을 벗어났지만 실제 평균 1도 내에서 차이가 발생하는 데 그쳤다. 이러한 기후 여건의 작은 변화가 우리나라 전체 에너지 소비를 크게 증가시켰다는 것은 근본적으로 국민의 실생활에서 에너지 절약의 실천 노력이 크게 부족하기 때문이다.

‘제5의 에너지’라 불리는 에너지 절약의 중요성은 누구나 잘 알고 있다. 대부분의 에너지를 수입해서 쓰는 우리나라의 경우 유가 및 에너지 부족 문제에 대처하는 가장 경제적인 해결책이며 환경친화적 대안이 바로 에너지 절약이다. 에너지 과소비는 에너지 가격을 상승시키고, 이는 국민 개개인이 고스란히 지불해야 할 비용으로 돌아오게 된다. 이제 우리도 생활 속의 작은 관심과 실천을 통한 에너지 절약의 생활화가 작게는 가정경제를 돕고 크게는 국가경제 발전의 원동력이 될 수 있음을 인식하고 실천에 옮겨야 할 시점이다.

전력 인센티브 확대해야

이와 더불어 정부의 적극적인 에너지 절약 인센티브정책도 필요하다. 특히 아파트나 사무실, 상업시설 같은 건물에서 국민이 적극적으로 에너지 절약을 실천할 수 있는 프로그램의 개발이 필요하다. 최근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에너지 절약 1만 우수가구 선발’사업이 좋은 예다. 이와 더불어 대대적인 에너지 절약 홍보 및 캠페인, 그리고 에너지 절약 아이디어 공모전 같은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에너지 절약의 중요성을 국민이 인식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올여름은 지난해보다 더 무더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 국제유가도 계속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에 정부는 올해 하절기 냉방 제한조치 시행 시기를 예년보다 2주 앞당겨 7월 11일부터 7주간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정부는 점검반을 구성해 제한조치의 이행을 독려할 예정이다. 조만간 장마가 지나가고 무더위가 기승을 부릴 것이다. 최근 일본 국민이 보여준 성숙한 에너지 절약 실천 사례를 되새기며 에너지 절약을 위한 국민 모두의 동참을 절실히 기대한다.

김진우 에너지경제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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