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볼보 인수하고 약진하는 중국 자동차산업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3월 30일 03시 00분


볼보자동차가 중국 자동차회사에 팔렸다. 중국 저장(浙江) 성의 지리(吉利)자동차는 미국 포드자동차가 소유한 스웨덴의 볼보를 18억 달러에 인수하는 계약을 그제 체결했다. 중국의 자동차기업 인수 사상 최대 규모의 거래다. 중국 내 6개 공장에서 연간 30만 대의 자동차를 생산하는 소형 자동차회사가 유명한 글로벌 자동차브랜드를 갖게 됐으니 새우가 고래를 잡아먹은 격이다.

중국은 기술력과 브랜드 값이 높은 글로벌 자동차메이커 인수에 바짝 매달리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2조2000억 달러의 외환보유액을 바탕으로 미국의 빅3를 비롯한 자동차메이커들이 내놓은 매물을 적극 사들일 계획이다.

중국은 지난해 1300만여 대의 자동차를 생산해 이전까지 세계 1위였던 일본을 제치고 최대 생산국이 됐다.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로 일본이 전년에 비해 31.4%, 미국이 34.3%씩 생산량을 줄인 반면 중국은 48.3%나 늘렸다. 세계 10대 자동차생산국 중에서 작년에 생산을 늘린 곳은 중국과 12.9% 늘린 인도뿐이다. 중국은 2015년까지 자체 브랜드 자동차의 시장점유율을 50%까지 높인다는 야심 찬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중국은 또 자국 자동차회사들의 해외사업 비중을 몇 년 안에 매출액의 20% 수준으로 높일 계획이다. 한국 자동차회사들은 해외 시장에서 중국과 피나는 경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우리가 중국 자동차회사들의 거센 추격을 따돌리려면 기술력, 품질, 가격, 마케팅 능력 등에서 종합적으로 우위를 지키지 않으면 안 된다.

자동차산업뿐 아니라 조선 전자 화학 등 거의 모든 산업 분야에서 중국은 우리를 위협하고 있다. 지난해 중국의 해외 기업 인수 규모는 전년도의 3배인 30억∼35억 달러에 달했고, 올해는 작년보다 4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은 전 세계 공업생산의 15.6%를 차지해 15.4%인 일본을 제치고 미국(19%)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올해는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이 일본을 밀어내고 세계 2위에 오를 것이 확실하다. 한국 정부와 기업은 중국과의 경쟁에서 밀리지 않으면서 중국 시장을 적극 활용하는 다원적 전략을 심화하고 실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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