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나라가 교육 개혁에 열을 올리는 목적은 하나다. 새로운 지식을 생산할 수 있는 튀는 창의력과 지구촌 어느 곳에서도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언어능력이다. 우리도 일본과 중국을 뛰어넘어 작지만 통 큰 비즈니스(small country, big business) 전략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언어교육, 아니 언어개혁에 힘써야 한다.
연간 30조 원인 사교육비 중 영어교육비용이 15조 원이다. 피땀 흘려 수출로 번 외화의 상당 부분을 영어 공부에 쏟아 붓는 셈이다. 물론 언어교육은 해당 언어 사용국에서 어려서부터 배우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하지만 기초언어 교육을 잘 받은 교사에게 조기교육을 맡기고 자연스러운 언어 사용 환경만 마련해 주면 탁월한 성과를 거둘 수 있다.
영어는 독립 교과목으로서뿐 아니라 수학 과학 등 일부 다른 교과목 수업도 영어로 진행하는 몰입교육을 한다면 성과가 클 것이다. 어떤 초등학교에서는 먼저 한국인 교사가 우리말로 한 교과목을 가르치고 나면 반복해 원어민이 영어로 가르쳐 성과를 거두고 있다.
영어 몰입교육의 초중고교 확대는 ‘국어말살정책’이라며 반대하는 측도 있다. 하지만 젊은 세대들이 영어를 모르고 지구촌에서 어깨를 펴고 살아갈 수 있겠는가. 살벌한 글로벌 경쟁에서 모국어 구사력만으로 버틸 수 있다고 믿는다면 잘못된 생각이다. 영어는 생존에 필수불가결한 도구이지 목적이 아니다. 이미 지구촌 65억 인구의 4분의 1이 영어를 자신의 언어로 사용한다. 인터넷문서 80%가 영어이며, 글로벌 비즈니스 90%가 영어로 수행된다. 이슬람 반미 지하단체인 지하드도 오죽하면 선전방송을 영어로 할까.
대북 정책이나 정치외교, 국방정책 못지않게 언어교육정책도 한국의 장래를 위해 긴요하다.
박명석 태평양아시아 커뮤니케이션학회 회장·단국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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