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항쟁 20돌]'5·18박사학위'받은 김재균씨

  • 입력 2000년 5월 17일 19시 34분


"5·18민중항쟁은 우리나라 민주화에 결정적인 전환점이 됐습니다. '그 날의 진실'을 알리는 일에 있는 힘을 다할 생각입니다."

5·18을 주제로 한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아 '5·18박사'로 통하는 김재균(金載均·48)광주 북구청장이 5·18 제20주년을 맞는 감회는 남다르다.

김구청장은 올 2월 전남대에서 '광주보상법과 5·18특별법 결정과정 연구'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데 이어 3월초 인터넷사이트 '5·18가상체험관'(www.cyber518.kwangju.kr)을 개설하고 그 내용을 담은 CD 1만장을 제작해 전세계 인권단체와 대학 등에 보냈다.

그는 "80년 5월18일 공수부대와 전남대생들의 최초 충돌지점인 용봉동 전남대 정문과 5월 영령이 잠들어 있는 운정동 5·18묘지가 모두 북구 관할지역"이라며 "구청장으로 재임하는 동안 5·18을 소중한 역사문화유산으로 가꾸는 데 열과 성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최근 '5·18진원'인 전남대 정문 앞에 간디, 테레사 수녀 등 세계적 인권지도자의 흉상을 세워 '인권의 거리'로 조성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그가 5·18에 남다른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자신이 당시 '역사의 방관자'였다는 자책감 때문.

"당시 육군대위로 3사관학교 역사담당 교관이었습니다. 고향의 선후배들이 끌려가고 쓰러지는 비극을 전해 들으면서도 어찌할 도리가 없었습니다. 가슴만 졸였을 뿐이죠."

80년 6월 군복을 벗은 그는 가업(건축업)을 이으면서 흥사단 등에서 10년 이상 사회운동을 하다 91년 광주시의원에 당선한 뒤 5·18문제에 본격적으로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그는 당시 시청 간부들을 설득해 광주시청 안에 '5·18자료실'을 만들고 관계부처와 국회 등을 쫓아다니며 끈질기게 '5·18특별법 제정'을 요구했다.

<광주〓김권기자>goqu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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