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피부진단부터 전통매듭 클래스까지… 체험으로 채워진 올리브영N 성수 1년

  • 동아경제
  • 입력 2025년 11월 17일 18시 30분


서울 성수동에서 요즘 가장 붐비는 곳은 지난해 문을 연 ‘올리브영N 성수’다. 개점 1년 만에 누적 방문객 250만 명을 넘겼다는 사실만으로도 이곳이 성수의 소비 지형을 어떻게 바꿔놓았는지 짐작할 수 있다. 성수를 찾은 외국인 네 명 중 세 명이 이 매장을 들렀고 성수 일대 뷰티 팝업은 전년 대비 75% 늘었다는 수치가 나오면서 상권의 중심축이 완전히 K뷰티 쪽으로 기울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올리브영N성수. 매장 오픈 한 시간 전부터 관람객이 줄을 서 있다. 황소영 기자 fangso@donga.com
올리브영N성수. 매장 오픈 한 시간 전부터 관람객이 줄을 서 있다. 황소영 기자 fangso@donga.com

17일 오전 9시, 연무장길 초입은 평일임에도 사람들로 가득했다. 올리브영N 성수 매장 오픈을 기다리는 줄이 건물 외벽을 따라 10여 미터가량 길게 늘어섰다. 줄의 대부분은 외국인이었고 오픈 전부터 사진을 찍거나 서로의 피부 고민을 이야기하는 모습도 보였다. 매장 직원은 “평일 오픈런은 거의 외국인 중심”이라고 귀띔했고 주말은 이보다 줄이 두세 배 더 길어진다고 했다.

오전 10시 문이 열리자 사람들은 곧장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위층으로 이동했다. 그들이 한시간 넘게 기다려 빠르게 간 곳은 3층 ‘스킨&스컬프 컨설팅 존’이였다. AI 피부 진단과 두피 스캔을 포함한 전문 진단 서비스가 운영되는 공간으로 하루 36명 선착순 현장 예약이 매장 오픈 직후 가장 빨리 마감되는 곳이라고 한다.
올리브영N성수 3층 스킨앤스컬프컨설팅 존. 오픈과 동시에 예약이 마감됐다. 황소영 기자 fangso@donga.com
올리브영N성수 3층 스킨앤스컬프컨설팅 존. 오픈과 동시에 예약이 마감됐다. 황소영 기자 fangso@donga.com

독일에서 교환학생으로 와 여섯 달간 머문다는 방문객 두 명은 “독일 친구들이 한국에 오면 꼭 여기서 피부 진단을 받아보라고 추천했다”며 “유럽에는 이런 시스템이 없어서 직접 체험해보고 싶어 일부러 아침부터 왔다”고 말했다. 이후 두 사람은 피부와 두피를 스캔하는 서비스를 받았고 결과를 휴대폰에 저장했다고 한다. 이후 추천받은 제품을 둘러보기 위해 다시 매장 곳곳을 이동했다.

이어 2층의 퍼스널컬러 컨설팅 (Find Your Color)존이 마감됐다. 올리브영N성수에는 AI 기반 피부 진단, 두피 스캔, 퍼스널컬러 컨설팅, 브로우 바, 퀵터치업 등 6개의 전문 서비스가 운영되고 있고 현장 예약과 사전 예약으로 모두 무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올리브영N성수 전경. 황소영 기자 fangso@donga.com
올리브영N성수 전경. 황소영 기자 fangso@donga.com

●체험과 전시가 섞인 매장… 잠옷부터 만들기 체험까지

올리브영N 성수는 지난해 11월 CJ올리브영(이하 올리브영)이 서울 성수역 인근 연무장길에 개장한 체험형 플래그십 매장으로 지상 1층부터 5층까지 총 1400평(4628㎡) 규모로 구성돼 있다.
올리브영N성수 오픈시간. 관람객들이 줄을 맞춰 입장하고 있다. 황소영 기자 fangso@donga.com
올리브영N성수 오픈시간. 관람객들이 줄을 맞춰 입장하고 있다. 황소영 기자 fangso@donga.com

입구를 지나 1층에 들어서면 먼저 카페와 굿즈 숍, 베스트셀러 존, 그리고 전통 매듭 체험 프로그램이 눈에 들어온다. 성수를 찾은 외국인들이 한국적 요소를 접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매듭 체험은 매장 오픈 1주년 기념 행사라고 한다. 매듭을 직접 묶어 장식품을 만드는 체험에 참여한 외국인들은 완성된 결과물을 카메라로 찍어두며 작은 기념품처럼 챙겨갔다.

2층은 향수 라이브러리와 컬러 메이크업존이 자리한 층으로 외국인 방문객의 체류 시간이 가장 길다는 곳이다. 방금 마감된 퍼스널컬러 컨설팅 부스 주변에는 상담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있었고 메이크업존에서는 해외 고객이 여러 색조 제품을 번갈아 발라보며 직원에게 지속력과 발색을 묻는 모습이 흔하게 보였다.
올리브영N성수 1층 매듭만들기 체험존. 황소영 기자 fangso@donga.com
올리브영N성수 1층 매듭만들기 체험존. 황소영 기자 fangso@donga.com
올리브영N성수 퍼스널컬러 컨설팅존. 황소영 기자 fangso@donga.com
올리브영N성수 퍼스널컬러 컨설팅존. 황소영 기자 fangso@donga.com

3층은 전문 케어 서비스 비중이 높은 공간이다. 피부·두피 진단 외에도 데일리케어, 퀵터치업, 브로우 바 등 간단한 뷰티 서비스를 받을 수 있어 체험 문의가 가장 많은 층이다. 한 직원은 “체험 서비스를 받지 않아도 3층은 거의 모든 방문객이 거쳐간다”고 말했다. 건강·영양·간단한 식품 카테고리까지 함께 배치돼 있다.

4층과 5층은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였다. 4층은 골드 등급 회원 전용 라운지로 운영돼 휴식을 취하려는 방문객들이 앉아 있었고 5층은 브랜드 협업 행사나 신제품 샘플링, 콘텐츠 촬영 등이 진행되는 스튜디오 공간으로 일부 구역만 가볍게 개방돼 있었다. 매장을 돌아보는 동안 조도와 구조물이 층마다 조금씩 달라져 전시 공간을 관람하는 느낌이 이어졌다. 올리브영 측은 지난 1년 동안 N성수에서만 150개 이상의 신규 브랜드를 가장 먼저 선보였다고 전했다. 신상품 반응을 즉시 확인할 수 있는 구조가 마련되면서 국내외 브랜드가 N성수를 ‘런칭 테스트베드’로 삼는 경우도 늘었다는 설명이다.
올리브영N성수 1층 카페. 황소영 기자 fangso@donga.com
올리브영N성수 1층 카페. 황소영 기자 fangso@donga.com

●데이터로 확인된 변화… “성수의 중심축이 바뀌었다”

올리브영은 N성수 오픈 이후 매장에서 쌓인 체험·동선·구매 데이터를 모아 매달 ‘성수 트렌드 리포트’를 내고 있다. 이 리포트에 따르면 지난 1년 동안 매장에서 전문 서비스를 이용한 고객만 3만 명이 넘었고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이 외국인이라고 한다. 특히 AI 기반 피부 진단의 경우 이용자의 10명 중 8명 이상이 외국인일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현장 직원들은 “해외 방문객이 아예 한국 여행 일정에 피부·두피 진단을 넣고 온다”고 설명했다.

리포트에서는 최근 1년 사이 성수 유동 인구는 약 2억7000만 명에서 2억9000만 명으로 늘며 크게 증가했다는 분석도 공개했다. 카드 결제 건수 역시 7125만 건에서 7706만 건으로 581만 건 늘었고 외국인 카드 결제 건수는 전년보다 79%나 올랐다. 같은 기간 내국인 증가율이 4%였던 점을 생각하면 성수 내 소비 중심이 어디에 쏠리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성수를 찾은 외국인 네 명 중 세 명이 올리브영N 성수에 방문했다는 조사도 있었다. 성수동 내 단일 매장 기준 외국인 결제액 1위 점포 역시 N성수로 나타났다. 이 변화는 거리 모습에서도 확인 할 수 있다. 팝업 전문 기업 스위트스팟 집계에 따르면 성수 일대에서 열리는 팝업은 연평균 8개에서 14개로 늘었고 그 가운데 상당수가 뷰티 브랜드 행사였다고 한다.
유영환 올리브영 데이터인텔리전스 팀장.황소영 기자 fangso@donga.com
유영환 올리브영 데이터인텔리전스 팀장.황소영 기자 fangso@donga.com

유영환 올리브영 데이터인텔리전스 팀장은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패션 브랜드와 전시 중심의 사진이 많았던 연무장길이 이제는 진단 서비스 대기줄, 색조 테스트, 협업 팝업 등 K뷰티 관련 콘텐츠로 채워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올리브영N 성수가 오픈 1년 만에 성수 상권과 함께 성장하며 외국인 유입과 K뷰티 관련 팝업·소비 확산 등 눈에 띄는 변화를 만들어냈다는데 의미가 있다”면서 “앞으로도 K뷰티의 새로운 트렌드를 제안하고 고객 경험을 강화하는 등 리테일 혁신을 지속하여 K뷰티의 지속성장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올리브영은 올리브영N 성수 1주년을 기념해 ‘돌잔치’ 콘셉트의 다양한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1층에서는 전통 매듭짓기, 방명록 스탬프 등 체험 콘텐츠를 즐길 수 있으며 올리브영N 성수 전문관별 베스트셀러 제품들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 오는 23일까지 올리브영N 성수 구매 고객에게는 매일 새로운 디자인의 오롤리데이 컬래버 파우치를 선착순 증정한다. 또한 구매 금액대에 따라 토트백, 돌잔치 구디백, 기프트카드 등을 제공하는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올리브영N성수 1층 전경. 황소영 기자 fangso@donga.com
올리브영N성수 1층 전경. 황소영 기자 fangso@donga.com
올리브영N성수 베스트셀러 TOP5. 황소영 기자 fangso@donga.com
올리브영N성수 베스트셀러 TOP5. 황소영 기자 fangso@donga.com
올리브영N성수 3층. 속옷도 판매한다. 황소영 기자 fangso@donga.com
올리브영N성수 3층. 속옷도 판매한다. 황소영 기자 fangso@donga.com

올리브영N성수 전경. 황소영 기자 fangso@donga.com
올리브영N성수 전경. 황소영 기자 fangso@donga.com
올리브영N성수 1층 카페. 황소영 기자 fangso@donga.com
올리브영N성수 1층 카페. 황소영 기자 fangso@donga.com
올리브영N성수 전경. 황소영 기자 fangso@donga.com
올리브영N성수 전경. 황소영 기자 fangso@donga.com
올리브영N성수 전경. 황소영 기자 fangso@donga.com
올리브영N성수 전경. 황소영 기자 fangso@donga.com
올리브영N성수 전경 황소영 기자 fangso@donga.com
올리브영N성수 전경 황소영 기자 fangs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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