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대어 이용해 뇌 신경세포 대량생산…치매·파킨슨병 ‘청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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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3월 4일 10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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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연구원 연구팀, 생산량 60% 높인 토종기술 개발

한국뇌연구원 코소도 요이치 책임연구원(좌측)과 이와시타 미사토 연구원(우측)이 열대어 콜라겐 젤 샘플을 관찰하고 있다.© 뉴스1
한국뇌연구원 코소도 요이치 책임연구원(좌측)과 이와시타 미사토 연구원(우측)이 열대어 콜라겐 젤 샘플을 관찰하고 있다.© 뉴스1
국내 국책기관 연구진이 열대어를 이용해 뇌 신경세포 생산량을 60% 늘린 기술을 자체적으로 개발했다. 이 기술이 상용화되면 뇌 신경세포가 죽어 발병하는 치매나 파킨슨병 등 퇴행성 뇌질환 치료법 개발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한국뇌연구원(KBRI)은 코소도 요이치 책임연구원 연구팀이 인간 유도만능줄기세포(iPS)를 이용해 ‘대뇌피질 신경세포’(뇌 신경세포)를 대량으로 생산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4일 밝혔다. 대뇌피질은 대뇌의 가장 바깥 부위로 지각 및 생각, 기억 등 고등 인지기능을 맡고 있다.

iPS(Induced Pluripotent Stem Cells)는 사람 수정란이나 난자 대신 피부세포에 유전자 변형을 가해 배아줄기세포와 비슷한 분화 특성을 가진 줄기세포를 뽑아내는 기술이다. 과학적인 성취뿐 아니라 배아를 파괴하는 윤리적인 문제를 해결해 최초 개발자인 일본 교토대학교 야마나카 신야 교수가 지난 2012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았다.

KBRI 연구팀은 열대어 ‘틸라피아’의 피부 콜라겐으로 만든 젤 위에 iPS를 배양해 신경세포로 분화하는데 성공했다. 연구팀이 콜라겐 젤의 강도(Stiffness)를 인간 뇌와 비슷한 강도(1500Pa)로 만들어 배양하자, 기존 방법보다 대뇌피질 신경세포 생산량이 60% 증가했다.

인간의 뇌 조직은 나이가 들면서 강도가 변한다. 특히 치매 같은 퇴행성 뇌질환이 생기면 뇌 조직이 약해지고 뇌 신경세포가 줄어든다. 퇴행성 뇌질환 환자들이 손상된 뇌 부위를 복원하려면 대량의 뇌 신경세포가 필요한데, 국내 기술이 적용될 수 있다. 앞서 일본 교토대 연구팀은 지난해 말 iPS로 만든 신경세포를 파킨슨병 환자의 뇌에 이식하는 임상시험을 진행한 바 있다.

코소도 박사는 “뇌 강도가 신경세포의 분화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임을 규명했다”며 “특정 신경세포를 대량으로 만들어 신경재생 치료에 활용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츠’(Scientific Reports) 3월호에 실렸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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