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수가 된 ‘워싱턴 에이스’ 슈어저의 등판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0월 13일 22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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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회초 워싱턴의 에이스 맥스 슈어저가 등판하자 4만3849명이 모인 관중석에서 함성이 쏟아졌다. 내셔널리그 탈삼진왕(268개) 슈어저가 구원투수로 등판한 건 디트로이트 소속이던 2013년 10월 오클랜드와의 디비전시리즈 이후 약 4년 만. 더스티 베이커 워싱턴 감독이 이틀 휴식 뒤 등판이라는 초 강수를 꺼낸 건 슈어저에 대한 믿음 때문이었다. 4-3 한점 차 리드를 경기 후반까지 이어주길 바라는 마음이었다.

베이커 감독의 선택은 해피엔딩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13일 미국 워싱턴DC 내셔널스파크에서 열린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NLDS) 최종 5차전에서 워싱턴은 시카고 컵스에 8-9로 패했다. 지난해 월드시리즈 챔피언 컵스는 시리즈전적 3승2패로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NLCS)에 진출하며 우승반지를 향해 걸음을 내딛었다.

슈어저의 구원등판이 결과적으로 악수가 됐다. 2사 후 포수 윌슨 콘트레라스에게 안타를 내준 것이 화근이 됐다. 슈어저는 5회에만 안타 3개(2루타 1개 포함), 고의사구 1개, 몸 맞는 공 1개를 내주며 4실점(2자책점)했다. 시즌 마지막경기의 패전투수가 됐다.

오심도 슈어저를 울렸다. 5회 5-4로 역전을 허용한 뒤 2사 2,3루 상황. 슈어저가 타자 하비 바에즈를 삼진으로 처리한 공이 포수 맷 위터스의 뒤로 빠지는 과정에서 타자의 방망이가 포수의 마스크를 때렸다. MLB 규정에 따르면 고의성과 무관하게 해당 상황에서 경기는 중단돼야 하지만 심판은 이를 고려하지 않고 경기를 진행했다. 공교롭게도 이어진 상황에서 위터스의 1루 송구가 빠지면서 2루 주자가 홈을 밟았다. 한번 흐름을 잃은 위터스는 후속 타자 토미 라 스텔라의 타석에서 타격방해를 기록하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8-9 한 점 차로 패했기에 워싱턴으로선 오심이 더욱 뼈아팠다.

컵스에서는 유격수 애디슨 러셀의 활약이 빛났다. 4차전에서 워싱턴의 결승득점으로 연결되는 치명적인 실책을 기록했던 러셀은 이날 5회 결승 2타점 2루타를 치는 등 4타수 2안타 4타점 맹타를 휘둘렀다. 경기 뒤 러셀은 “지난해 월드시리즈 우승 이후 (컵스의) 젊은 선수들은 성공을 이어왔다. 이 자리에 컵스의 일원으로 있는 것이 행복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컵스 마무리 웨이드 데이비스도 2와 3분의 1이닝 동안 2피안타 1실점으로 이번 시리즈에서만 세 번째 세이브를 기록했다. 9회 2사 워싱턴의 대표타자 브라이스 하퍼를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팀 승리를 지켰다. 내셔널스파크에 컵스 승리의 상징인 ‘W 깃발(흰 바탕에 파란 글씨로 W라고 쓴 깃발)’이 나부꼈다.

컵스는 이제 LA 다저스와 내셔널리그 챔피언을 가린다. 두 팀은 지난해에도 같은 챔피언십시리즈에서 맞붙었다. 당시 컵스가 4승 2패로 승리했다. 올 정규시즌엔 다저스가 4승 2패로 우위다.

강홍구기자 wind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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