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미형한의원은 한때 가슴 확대 침술로 인기를 끌었던 유명 한의원이다. 이 곳의 대표원장 한모 씨는 2013년 한 케이블 방송사의 성형 리얼리티 프로그램에 한의사 최초로 출연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한의원은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미용 목적의 가슴 확대 침술을 한 뒤 그 비용 전액을 받고도 이 환자가 어깨 통증 등 질병으로 진료를 받은 것처럼 속여 건강보험 요양급여를 또 받았다. 36개월간 이런 수법으로 요양급여 2억9200만 원을 부당하게 챙긴 이 한의원은 보건당국에 적발돼 부당 이득을 환수당하고 244일 업무정치 처분을 받았다. 사기죄로 고발까지 당했다.
1일 보건복지부는 건강보험 요양급여를 거짓으로 청구한 요양기관 28곳의 명단을 공개했다. 28곳이 거짓 청구한 요양급여는 총 12억4300만 원으로 평균 1곳 당 약 4439만 원에 이르렀다. 병·의원, 약국 등 요양기관은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진료를 하거나 의약품을 조제하면 그 비용의 일부는 환자에게 받고 나머지는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청구해 요양급여를 받는다. 반면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 진료나 의약품 비용은 전액 환자가 부담하기 때문에 요양급여를 청구할 수 없다. 하지만 이날 명단이 공개된 요양기관 28곳 중 10곳은 비급여 진료 비용을 환자에게 받고도 서류상으로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다른 진료를 한 것처럼 꾸며 허위로 요양급여를 청구했다.
아예 진료를 하지 않고 요양급여를 타낸 곳도 있다. 대구 북구 칠성우리제통의원은 해외에 있는 환자가 실제 의원을 방문해 진료를 받은 것처럼 진료기록부를 조작해 31개월간 요양급여 8130만 원을 부당하게 챙겼다. 결국 부당 이득을 모두 환수당하고 업무정지 79일 처분을 받았다.
명단이 공개된 28곳은 지난해 3~8월 건강보험 요양급여 거짓 청구로 보건당국에 적발돼 업무정치 처분 등을 받은 253곳 중 국민건강보험법상 명단 공개 대상에 해당하는 곳들이다. 2008년 개정된 국민건강보험법에 따르면 거짓 청구금액이 1500만 원 이상이거나 거짓 청구금액이 전체 청구금액의 20% 이상이 넘는 요양기관은 건강보험공표심위원회를 거쳐 요양기관명, 위반 및 처분 내용 등이 복지부, 국민건강보험공단, 각 지방자치단체 및 보건소 홈페이지에 6개월 동안 공개된다.
복지부 관계자는 "명단이 공개된 요양기관은 고의적으로 오랫동안 요양급여를 거짓으로 청구한 곳들로 일벌백계 차원에서 행정처분 외에 형법상 사기죄로 형사고발하고 명단까지 공개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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