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소의 저주’ 깬 컵스, 가을야구 열기 고조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10월 23일 17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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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71년 묵은 ‘염소의 저주’가 깨졌다.

시카고 컵스가 71년 만에 월드시리즈(WS) 직행을 확정지으며 2016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최고의 무대에 나설 두 팀이 가려졌다. 108년만의 우승반지를 노리는 시카고 컵스와 68년 만에 우승 도전에 나선 클리블랜드가 두 주인공이다.

컵스는 23일(한국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홈구장 리글리필드에서 열린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 6차전에서 LA 다저스를 5-0으로 꺾으며 시리즈 4승(2패)째를 거두고 WS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이미 WS행을 확정지었던 클리블랜드에 이어 컵스가 파트너로 결정되며 두 팀은 우승반지를 놓고 다투게 됐다.

컵스는 이날 상대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5이닝 7안타 2홈런 5실점 4자책)를 초반부터 공략하고 기세를 뺏기지 않았다. 1회말 크리스 브라이언트가 1타점 우전 적시타를 날린데 이어 벤 조브리스트가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쉽게 2점을 선취했다. 2회엔 덱스터 파울러의 1타점 좌전안타로 점수를 3-0으로 벌린 뒤 4회와 5회 윌슨 콘트레라스와 앤서니 리조의 솔로홈런 2방으로 승기를 굳혔다. 컵스는 5-0 리드를 끝까지 지켰다

오랜 기다림 속에 잡은 기회다. 현재 메이저리그에서 100년 넘게 WS 우승을 이루지 못한 팀은 컵스가 유일하다. 71년만의 WS 진출 기쁨을 누린 컵스는 ‘염소의 저주’를 넘어 1908년 이후 108년만의 우승을 노린다. 마지막으로 WS 무대를 밟았던 1945년 가을, 한 팬이 자신의 염소를 데려와 구장에 들어오려다 구단의 저지로 무산된 뒤 “다시는 이 곳에서 WS가 열리지 않을 것”이라며 저주를 외쳤다. 이미 WS 진출로 71년 묵은 저주를 깬 만큼 이 같은 기세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대(代)를 넘겨 WS를 기다려온 컵스팬들의 응원 열기 역시 뜨겁다. 6차전이 열린 홈 리글리필드에선 WS 진출 확정 이후 많은 팬들이 감격의 눈물을 흘리며 우승반지를 향한 염원을 드러냈다. 열기는 티켓 전쟁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이미 한 표당 수십 배에서 수백 배에 이르기까지 표값이 올라가리란 예측이 지배적이다. 컵스는 3~5차전 3연전을 홈에서 치른다.

이에 맞서는 클리블랜드 역시 68년의 기다림을 끝내겠다는 의지로 가득차있다. 분위기도 좋다. 아메리칸디비전시리즈에서 보스턴을 3연승으로 완파한데 이어 챔피언십시리즈에서 토론토를 4승1패로 가볍게 제압해 컵스보다 긴 5일간의 휴식기간을 취하고 있다.

108년을 기다린 컵스와 68년을 기다린 클리블랜드. 두 팀은 26일 클리블랜드의 홈구장인 프로그레시브필드에서 WS 1차전을 치른다.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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