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조폭에게 수억 빌려주고 연 120% 이자 챙긴 현직 경찰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7월 20일 23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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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경찰이 전직 조직폭력배에게 수억 원을 빌려주고 연간 120%에 달하는 고율의 이자를 챙긴 사실이 드러났다. 서울동부지법은 서울 서초경찰서 소속 남모 경감에게 대부업 자금으로 쓴다며 5억 원을 빌리고 2억 원을 갚지 않은 혐의(사기)로 기소된 라모 씨(51)에게 무죄를 선고했다고 20일 밝혔다.

법원에 따르면 남 경감은 2008년 8월 라 씨가 합법적인 대부업을 하겠다면서 자신에게 돈을 빌려가 놓고 실제로는 정선 카지노에서 도박자금을 빌려주는 불법 대부업을 하고 돈도 다 갚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라 씨를 고소했다.

이런 가운데 검찰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남 경감과 라 씨가 약속한 이자는 연 120%였고 남 경감은 라 씨가 카지노 불법 대부업 자금으로 돈을 빌린 사실을 알았다는 점이 밝혀졌다. 남 경감은 경찰 수사 단계에서는 자신이 빌려준 돈이 도박자금으로 이용되는지 몰랐다고 진술했지만 검찰 수사 때는 그런 사실은 알았지만 합법적 대부업인 줄 알았다며 진술을 번복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지방경찰청은 남 경감에 대한 감찰에 착수했지만 라 씨가 진술을 적극적으로 하지 않고 있어 정확한 사실 관계를 계속 파악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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