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난 이혼을 했다”…고현정, 베일 벗고 민낯 내보인 까닭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2월 28일 16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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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배우 고현정이 나오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을 봤습니다. 베일에 싸여있던 그가 예능에 출연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A. SBS플러스 예능프로인 ‘현정의 틈, 보일락(樂)말락’에서 고현정은 많은 것을 내려놓은 듯 합니다. 이제까지 신비주의를 고수하며 토크쇼 외에는 예능에 출연하지 않던 그가 쉴 새 없이 일거수일투족을 담는 리얼리티 예능에 출연했습니다. 여기서 그는 민낯은 물론, 거의 모든 사생활을 가감 없이 보여줍니다.

관찰 카메라 형식으로 촬영된 이 프로에서 그는 새벽에 잠옷차림으로 부엌과 거실을 활보하고, 자신의 기사에 단 댓글을 종이로 인쇄해 보면서 매니저들과 회의를 합니다. 제작진은 그의 집 화장실에 손님용 남성 소변기가 달려있는 것까지 찍어 공개합니다. 물론 도마, 향수, 디자인서적 등을 수집하는 취미생활도 엿볼 수 있죠.

고현정은 이혼을 비롯한 사생활에 대해 말하는 것에도 주저함이 없습니다. 제작진이 도쿄여행기 출간을 위해 도쿄로 떠난 그에게 왜 여행지로 도쿄를 선택했냐고 묻자 “결혼 후 1년 6개월 동안 신혼생활을 보냈던 곳으로 결혼해서 처음으로 일상적인 제 생활을 시작했던 곳”이라며 “아픈 추억도 있고 아이들하고 추억도 있어서 여기를 찍어야 다른 여행지도 잡혀질 것 같았다”고 말했습니다. 10년 전 일기장을 꺼내 보면서 “2년 전 나는 이혼을 했다”는 문구를 읽는 그의 모습에서 왠지 모를 ‘짠함’이 느껴집니다. 또 매니저가 사온 맛있는 감자가 (전 남편인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와 관련된)SSG푸드마켓에서 사왔다는 얘기를 듣고 “거기 그만 가”라며 장난스럽게 받아치는 장면에서는 이제 그녀가 과거 문제에서 초탈했다는 생각도 듭니다.

SBS플러스의 이상수 제작1국장에 따르면 그를 섭외하는 데 2년이 걸렸다고 합니다. 제작팀은 지난해 프랑스 파리로 여행을 갔던 그를 촬영하려다 실패했고 그 이후 담당 PD와 작가를 교체한 후 한달에 한번씩 고현정 측을 설득해왔습니다. 그러다 고현정의 소속사 대표이자 남동생인 고병철 대표가 “‘고배우’가 시청자에게 새롭게 다가서는 게 필요한 시점”이라며 촬영을 허락했고 제작진은 일단 찍고 나서 설득하자는 전략으로 촬영에 돌입했습니다. 처음에는 “카메라 앞에서는 연기만 할 수 있다”며 섭외를 거부하던 고현정도 제작진의 집요함에 “대중에게 알려진 센 언니의 모습 말고 나의 새로운 면을 끌어내봐라”며 촬영을 허락했다고 합니다.

카메라는 민낯에 검은색 패딩 점퍼를 후줄근하게 입고 한강공원에서 제기차기를 하는 여배우의 모습까지 담았습니다. 찍는 것은 그렇다 쳐도 편집과정에서 고현정의 입김은 없었을까요? 이 국장은 “SSG 장면을 예고편으로 보내기 전 허락하지 않으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의외로 ‘재미있다’며 대범하게 받아들였다”며 “꾸미지 않은 그대로 것을 노출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본인이 모든 책임을 지겠다고 했다. 그는 참 화끈한 배우”라고 말했습니다.

염희진 기자 salth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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