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상은-유승민 “마지막 올림픽, 부담감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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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5월 20일 15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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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상은(35·KDB대우증권)과 유승민(30·삼성생명)의 표정은 밝지 않았다. 코리아오픈에서의 부진한 성적과 세대교체의 압박감이 원인이었다. 이번 2012년 런던올림픽에 나서는 남자 탁구 대표팀은 두 사람에 주세혁(32·삼성생명)까지 모두 30대다.

20일 2012 KRA 한국마사회컵 코리아오픈이 열리고 있는 인천 삼산월드 체육관에서 오상은과 유승민을 만났다. 두 사람은 “이번 올림픽이 마지막 올림픽”이라고 입을 모았다. 세대교체에 대한 부담감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제 나이가 올해 서른 다섯입니다. 이번에 주장까지 맡아서 책임감이 크네요. 다음 올림픽에는 랭킹이 되도 나가지 않을 생각입니다. 후배들에게 기회를 줘야죠.”(오상은)
“우리가 너무 오래하는 것 아니냐, 언제까지 탁구칠 거냐 이런 이야기가 사실 좀 들리기도 하고…”(유승민)

18-19일 진행된 남자 개인전에서 오상은은 타카키와 타쿠(일본)와의 32강 전에서, 유승민은 왕하오(중국)와의 16강에서 각각 패해 일찌감치 탈락했다. 올림픽을 앞두고 열려 '예비올림픽' 성격을 띤 이번 대회인 만큼 다소 실망스러운 결과인 건 분명하다.

“빨리 털어버리고 주장으로서 제 몫을 하는 것이 제 역할이겠죠. 마지막 올림픽인 만큼 최선을 다하겠습니다.”(오상은)

유승민도 “지난 두 번의 올림픽 때는 전성기이기도 했고 마지막이라는 생각이 전혀 없었다”라며 “마지막 올림픽이라고 생각하면 좀더 절실한 생각이 든다”라는 감회를 밝혔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 중국은 역대 최강 멤버로 출전했다. 왕리친-마린-왕하오는 당시 경험도 많고 실력 면에서도 세계 최강이었다. 반면 이번 올림픽에는 마룽-장 지커-왕하오가 출전한다. 현재 세계랭킹 1-3위이긴 하지만, 마룽과 장 지커는 첫 올림픽인데다 평정심을 유지하는 데 다소 어려움을 겪는다는 것이 탁구계의 평가다.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이자 현 랭킹 1위 마룽은 국내 선발전에서 장 지커와 왕하오에 밀리면서 단체전에만 나설 예정이다. 게다가 마룽도 이번 코리아오픈 16강 전에서 이상수(22·삼성생명)에게 일격을 당해 탈락하며 이번 대회 최대 이변의 희생양이 됐다. 다급한 손놀림으로 인한 범실이 원인이었다.

“독일이나 일본 선수들은 (오)상은이 형이나 (주)세혁이 형이 평소 실력으로 충분히 이길 수 있습니다. 중국 선수들도 약점이 있는 상황이고요.”(유승민)

단체전 복식에서도 조를 이뤄 출전하는 두 사람은 하지만 19일 후배인 정영식-김민석 조에 패하며 유남규 남자탁구대표팀 감독의 얼굴에 그늘을 드리웠다.

유 감독은 "사실 메달 색은 복식에 달렸는데, 너무 무기력하게 져서 나한테 어제 엄청나게 혼났다"라며 "전성기에도 복식 호흡이 썩 잘 맞지 않았지만, 주세혁이 수비 전형이라 선택의 여지가 없다. 두 달간 열심히 훈련시키겠다"라고 아쉬움을 표했다.

사진제공|월간 탁구 안성호 기자

인천 삼산|동아닷컴 김영록 기자 bread4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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