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속 그곳/음식점]30년 넘은 뜨끈한 죽 한 그릇 '송죽'

  • 입력 2001년 11월 5일 16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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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속이 허기질 때 간절하게 생각나는 죽 한 그릇. 하지만 죽이여, 몇 시간씩 불리고 끓이는 과정을 거치는 너는 가까이하기에는 너무 먼 당신일 수밖에 없구나.

▼사골국물로 만든 감칠맛▼

기온이 점점 내려가는 요즈음, 아침에 따뜻한 것을 먹고 싶어진다. 그렇다면 충무로의 송죽을 놓칠 수 없지. kbs ‘맛자랑 멋자랑’과 ‘무엇이든지 물어보세요’ 에 소개된 적도 있는 이 집은 한때 지금의 김대중 대통령도 들러서 먹은 적이 있을 정도로 죽 하나는 맛나게 끓여낸다.

요즘에는 조금 나아졌지만 보통 아침 8시와 9시 사이에는 2백여 명의 손님을 받을 정도로 북새통이다. 좌석은 80여 석이지만 죽이 워낙 후루룩 빨리 먹고 일어나는 음식이라 그 이상의 고객을 수용할 수도 있단다.

▼가벼운 아침으로 때우기에 좋은 별식▼

송죽의 손꼽히는 메뉴는 전복죽과 새우죽, 버섯굴죽. 특히 자연산 전복과 내장을 넣은 전복죽은 일본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높다. 버섯굴죽에는 야채 너덧 가지와 버섯, 굴, 쇠고기 다진 것이 들어간다. 집에서는 아무리 끓여도 안 나는 이 맛의 비결은 뭘까? 첫째 재료의 신선함이다. 매일 이의자 사장님이 새벽 3시에 가락시장에서 직접 재료를 사 나른다. 둘째 모든 죽에는 24시간 푹 고아낸 사골이 들어간다. 아무래도 맹물로 끓인 죽과는 영양면에서도 차원이 다를 수밖에 없다. 셋째는 화학 조미료가 일체 들어가지 않고 천연재료로 맛을 낸다는 점이다. 마지막으로는 며느리도 모르는 송죽만의 30여간의 노하우.

전직 간호사 출신인 사장님이 송죽을 운영한 것은 20여년. 간호사들의 ‘병원 죽은 맛이 없다’는 한결 같은 말에 제대로 된 죽을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하게 되었다. 성질이 급하고 짜고 매운 것을 즐기는 한국인, 그만큼 위장장애도 많아 죽만큼 가장 잘 맞는 음식도 없다는 게 이 사장님의 지론이다.

아침에는 단체 일본관광객이 많고 점심에는 직장인이, 오후에는 포장주문이 많은 편이다. 퇴근하며 입맛 없는 식구들이나 환자들을 위해 사가는 경우가 많다. 문을 닫는 오후 9시 넘어서라도 예약을 하면 문을 열어둔단다. 참, 지금 한창 영화 ‘장승업’을 찍고 있는 임권택 감독도 송죽의 단골이다.

◇위 치

지하철 4호선 충무로역, 극동빌딩 출구 나와 20m 직진, 편의점(대도약국) 골목으로 들어가 다시 좌회전

◇버 스

139, 20, 3, 6, 77, 81-1, 95번

(자료제공 코지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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