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가 프리즘]드라마 삽입곡,담당자추천에 PD최종결정

  • 입력 1997년 3월 6일 08시 14분


[금동근 기자] 지난해 「아름다운 불륜」 논란을 일으키며 안방을 강타했던 MBC 드라마 「애인」은 길거리에서 더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삽입곡인 스콧 매켄지의 「San Francisco」와 「캐리 앤 론」의 「I.O.U.」가 연이어 히트, 「길보드 차트」를 완전 장악했던 것. 요즘은 KBS2 「첫사랑」의 삽입곡인 「스트라토 바리우스」의 「Forever」가 거리 곳곳에서 울려퍼지고 있다. 이처럼 드라마의 양념역할을 하는 삽입곡은 종종 드라마의 인기를 뛰어넘곤 한다. 이같은 드라마삽입곡은 누가 어떤 과정을 통해 고르는것일까. 우선은 작곡이나 배경음악을 담당하는 스태프의 몫이다. 「Forever」를드라마에 등장시킨 사람도 「첫사랑」의 음악담당이었다. 그러나 최종 결정은 PD가 내린다. 음악담당이 아무리 좋은 음악을 골라 오더라도 PD가 구상하는 드라마 분위기와 맞지 않으면 채택되기 어렵기 때문. 특히 젊은 PD들일수록 배경음악을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에 직접 선곡하는 경우가 많다. 「애인」의 「San Francisco」가 바로 이 경우. 이창순PD는 미국 연수시절 봤던 영화 「포레스트 검프」에서 이 노래를 빌려왔다. 이PD는 『「포레스트…」에서 이 노래는 자유 이상향 등의 이미지와 결부된다』며 『「애인」에서 표현한 「형식을 앞세우는 도덕에서의 탈출」이라는 메시지와도 맞아 떨어지고 멜로디 자체도 좋아 드라마에 이용했다』고 밝혔다. 미국에서 돌아온 직후 서울 생활에서 답답함을 느꼈다는 이PD의 체험도 반영이 됐다. 제삼자의 추천도 중요한 변수. 「첫사랑」에서 「Forever」보다 먼저 히트한 김종환의 「존재의 이유」는 담당CP(책임프로듀서)인 최상식주간이 PD에게 추천한 경우. 최주간은 『친구로부터 이 노래를 소개받은 뒤 가사나 멜로디가 극중 찬혁과 효경의 애절한 사랑에 잘 어울리는 것같아 PD에게 추천했다』고 밝혔다. 발표된 뒤 수년간 묻혀있던 「존재의 이유」는 이런 과정을 통해 비로소 빛을 보게 됐다. 과거 MBC 「사랑이 뭐길래」와 「엄마의 바다」를 통해 각각 히트한 「타타타」와 「립스틱 짙게 바르고」도 똑같은 행운을 거머쥔 경우. 역시 발표됐을 때는 외면을 당했다가 해당 드라마 작가들의 추천으로 드라마에 삽입되면서 되살아났던 것. 한편 최근 「첫사랑」에서 극중 주정남(손현주 분)이 부른 「보고있어도 보고싶은 그대」는 이들 경우와는 반대로 드라마를 위해 만들어졌던 곡인데 인기를 끌면서 손현주가 음반으로 취입하는 이례적인 결과를 낳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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