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건강]전립샘암 원인과 치료법

  • 입력 2001년 7월 31일 20시 15분


《최근 언론 보도를 통해 전립샘암과 관련된 외신 두 가지가 알려졌다. 먼저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대통령이 전립샘암이 재발돼 방사선 치료에 들어갔다는 소식. 만델라 전 대통령은 90년 전립샘암에 걸린 것으로 나타나 일부 조직 제거 수술을 받았다.

또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지명한 미연방수사국(FBI) 신임 국장이 전립샘암을 앓고 있는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다.

‘선진국암’으로 불리는 전립샘암은 특히 미국에서 환자가 많이 발생하는 편이다.

미국암협회는 올해 전립선암 사망자가 폐암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3만1000여명이 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편 우리나라도 최근 수년 동안 40대 이후 중노년 남성을 중심으로 전립샘암 발병률이 급증하고 있다.》

▽전립샘〓정낭, 고환과 함께 남성의 생식 기능에 없어서는 안될 필수 기관. 마치 밤톨을 뒤집어 놓은 모양으로 방광과 요도 사이를 빙 둘러싸고 있다.

정액의 주요 성분인 전립샘액을 생산한다. 정액의 30%를 차지하는 전립샘액은 정자가 질 내부의 ‘산성 환경’에서 생존할 수 없기 때문에 ‘선발대’로 들어가 질 내부를 중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전립샘액의 이같은 기능 때문에 정자가 무사히 자궁까지 도착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또 전립샘액은 고환에서 만들어진 정자에 양분을 공급해 튼튼하게 키우는 한편 각종 병원균이나 독성 물질이 요도를 통해 침입하지 못하도록 ‘수문장’ 역할도 한다.

▽전립샘암의 원인과 증세〓인종 등 유전적 요인과 남성호르몬, 서구식 식습관 등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특히 붉은 살코기 등 육류 위주의 고지방 식사를 즐길 경우 더 잘 걸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환자의 80% 이상이 50대 후반 이후의 남성. 별다른 초기 증세가 없어 병이 한참 진행된 뒤에야 발견하는 사례가 많다. 특히 뼈나 폐로 전이가 잘 되므로 뼈나 폐의 이상으로 병원을 찾았다가 발견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병이 일정 단계 이상 진행된 이후엔 소변을 볼 때 아랫배에 묵직한 통증을 느끼거나 오줌에 피가 섞여 나오는 등 전립샘 비대증과 비슷한 증세가 나타난다.

암세포가 커져 요도를 누르게 되면 소변 횟수가 늘어나고 소변을 본 뒤에도 개운치 않아 이내 화장실을 찾게 된다.

▽국내 환자 급증〓최근 10년간 국내 전립선암의 발병률은 심각한 수준이다. 80년대 후반 한해 150여명에 불과했던 전립샘암 환자가 99년에는 10배 이상인 1560명 선으로 늘어났다.

특히 암에 걸린 환자 10명 중 8, 9명이 말기로 판명되는 실정. 전문가들은 “육류와 인스턴트 식품의 소비가 급증한 때문”이라며 “이 추세라면 향후 몇 년 내 장년층의 건강을 위협하는 주요 남성암으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치료법〓암세포가 전립샘에만 자란 초기에는 전립샘, 정낭, 정관을 제거하는 외과적 수술을 받는 것이 효과적이다. 10년 생존율이 60∼80%로 다른 암에 비해 나은 편이다.

그러나 수술 뒤 생식 기능을 잃게 되고 성기능 장애(발기 부전), 배뇨 장애(만성 요실금)등 후유증이 생길 수 있다.

암이 전립선과 주위 조직에만 퍼졌을 경우 방사선을 쬐어 암세포를 죽이는 방사선 치료를 받을 수 있다. 암이 전립선 이외에 주위 장기와 폐, 뼈 등으로 전이된 경우는 호르몬 요법이 많이 실시된다.

전립샘암의 가장 큰 특징은 다른 암에 비해 진행 속도가 매우 느리다는 점이다. 따라서 환자의 ‘기대 수명’이 10년 이상이면 삶의 질을 고려해 방사선 또는 호르몬 요법으로 병의 진행을 억제하는 경우가 많다.

▽예방〓조기에 발견해 수술하면 완치율이 90%나 되므로 50세 후반 이후의 남성들은 매년 한 차례씩 정기 검진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꾸준한 운동과 함께 식습관 개선도 중요하다. 육류 섭취를 줄이고 호박, 당근, 시금치 등 녹황색 야채와 토마토 등 과일을 충분히 섭취할 것. 또 된장과 두부 등 콩으로 만든 발효식품, 당근처럼 비타민 A, E가 많이 든 식품도 항암 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도움말〓서울대병원 비뇨기과 이은식교수)

<윤상호기자>ysh1005@donga.com

<전립선 건강 체크 리스트>

아래와 같은 증상이 2주 이상 지속될 경우 전립샘 질환의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병원에서 이상 유무를 검사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1.하복부에 통증이나 불쾌감을 느끼는 경우가 잦다.

2.아침에 요도에서 맑고 투명한 분비물 이 나온다.

3.평균 1시간에 1번 이상 소변을 보는 등 자주 소변이 마렵다.

4.소변 후에도 개운하지 않고 약간씩 새 는 느낌이 든다.

5.소변을 볼 때 따끔거리는 느낌이 들 때가 많다.

6.사정시 통증이 심하며 정액에 피가 섞 여 나온다.

7.고환 및 사타구니에 자주 묵직한 통증 을 느낀다.

8.정액의 색이 누렇고 젤리처럼 끈적거 린다.

9.과음이나 과로 후 위의 증상들이 더 심해진다.

10.평소에도 허리, 골반, 허벅지에 자주 통증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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