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 예방접종, 언제-어떻게 ‘쿡’할까

  • 입력 2009년 7월 13일 02시 59분


《최근 신종 인플루엔자A, A형 간염, 수족구염 등 전염병이 확산되면서 예방백신 접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영유아들은 면역력이 약하기 때문에 예방접종이 꼭 필요하다. 그러나 예방접종 종류가 많고 시기도 각각 다르다 보니 어떤 백신을 언제 어떻게 맞히는 것이 좋을지 판단하기가 쉽지 않다. 영유아와 취학 전 어린이들에게 꼭 맞혀야 할 예방접종에 대해 알아보자. 》

○ 생후 2,4,6개월
폐렴-로타바이러스 3차례
폐렴은 2~5세에 추가접종

○ 만 1세 이후
12~15개월엔 수두백신
16세전까지 A형간염을

○ 수족구병은 예방백신 없어

수두는 영아부터 초등학생에 이르기까지 매년 꾸준히 늘고 있다. 수두에 감염되면 열과 발진이 나타나고 작은 물집(수포)이 생긴다. 수두는 2005년 법정전염병으로 지정된 후 지속적으로 환자가 늘고 있으며 전염력도 매우 높아 가족 내 2차 발병률이 90%에 이른다. 수두 환자 10명 중 1명은 폐렴, 세균 감염, 뇌염, 라이증후군 등 합병증이 나타날 수 있다.

국내 수두 예방백신 제품으로는 수두박스(녹십자), 바릴릭스(GSK), 바리박스(MSD) 등이 있다. 예방접종은 생후 12∼15개월에 하고, 수두에 걸리더라도 3일 이내에 예방접종을 받으면 70∼100% 예방이 가능하다. 접종 비용은 3만∼4만 원 선이다. 과거에 수두를 앓은 적이 있으면 다시 예방접종을 받을 필요가 없고 열이 있을 때는 예방접종을 받을 수 없다. 접종 당일에는 목욕을 하지 말고 접종 다음 날까지는 과격한 운동을 하지 않는다.

최근 어린이집에 다니는 아이들을 중심으로 급속히 환자가 늘고 있는 수족구병은 예방백신이 없다. 손을 자주 씻고 장난감을 청결하게 관리하는 것이 최선책이다.

○ A형 간염 접종일 목욕 피해야

A형 간염은 어린이 발병률이 상대적으로 낮아 부모가 쉽게 간과하기 쉽다. 그러나 A형 간염은 어릴 때 항체가 없다가 성인이 돼서 간염에 걸리면 심하게 앓는 특징이 있고 치료제가 아직 개발되지 않았기 때문에 어릴 때 예방접종을 받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특히 만 1세가 되면 모체에서 받은 A형 간염 항체가 급격히 줄므로 만 1세 이후 가능한 한 빨리 접종받는 것이 좋다. A형 간염은 만 1∼16세에 예방접종을 하고, 접종 후 6∼12개월 뒤에 추가 접종을 받으면 된다. 국내에 출시된 A형 간염 예방백신 제품은 하브릭스(GSK), 박타(MSD), 아박심(사노피 아벤티스), 이펙살(베르나) 등이 있다. 최근 30, 40대 A형 간염 환자가 늘면서 성인용 백신은 품귀 현상을 빚고 있지만 소아용 백신은 병의원에서 쉽게 접종받을 수 있다. A형 간염 예방접종 당일에는 목욕을 피하고 부작용이 생기면 다시 병원을 찾을 수 있도록 가급적 오전에 접종받는 것이 좋다.

○ 폐렴 백신은 총 4차례 접종

소아 폐렴은 감기와 증세가 비슷해 부모가 관심 있게 지켜보지 않으면 자칫 큰 병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아이들은 어른에 비해 기도의 지름이 작기 때문에 약한 호흡기 질환에 걸려도 어른에 비해 더 힘들어하고 합병증도 일어나기 쉽다. 특히 올여름에는 신종 인플루엔자로 인한 폐렴구균 2차 감염이 많아질 가능성이 높으므로 미리 백신 접종을 받는 것이 좋다.

이환종 서울대병원 소아과 교수는 “5세 미만 어린이는 면역력이 약하며 어린이집, 유치원 등 집단생활로 폐렴구균 감염 위험이 높다”며 “백신 접종을 통해 치명률이 높은 뇌수막염, 균혈증 위험을 80∼90% 이상 감소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폐렴구균 백신은 생후 2개월, 4개월, 6개월, 12∼15개월 총 4차례 접종받는다. 최초 접종 시기를 놓쳤더라도 가능한 한 빨리 접종을 시작하는 것이 좋다.

3차 접종까지 마쳤다면 어느 정도 예방 효과가 있으나 12개월 이후부터는 항체가 떨어지기 시작하므로 2∼5세에 추가 접종을 받는 것이 좋다. 어린이용 백신은 프리베나(와이어스)가 있으며 접종비용은 10만 원으로 비싼 편이다. 성인용 백신은 뉴모-23TM(사노피 파스퇴르), 프로디악스 23(MSD) 등이 있다. 1회 접종 비용은 4만 원 선이며 5년 정도 항체가 유지된다. 가까운 병의원에서 접종이 가능하다.

○ 로타바이러스는 먹는 약으로

로타바이러스에 감염되면 고열, 구토, 설사 증세가 나타나고 심할 경우 탈수로 사망할 수도 있다. 로타바이러스는 위생 환경을 개선하는 것만으로는 감염을 막기 어렵고 치료제도 개발되지 않아 백신을 맞는 것이 최선책이다. 로타바이러스 백신은 다른 예방접종과는 다르게 먹는 알약이다. 우리나라에 보급된 로타바이러스 백신은 크게 두 가지다. 로타텍(MSD)은 생후 약 2, 4, 6개월에 3차례 접종받으면 된다. 로타릭스(GSK)는 생후 6주 이후에 1차 접종, 그 후 4주 뒤에 2차 접종받으면 된다. 1회 비용은 7만∼10만 원이다. 접종 후 바로 귀가해 안정을 취하고 접종 부위를 긁거나 물에 닿지 않도록 한다. 접종 후 붓고 빨개지는 경미한 반응은 대부분 24시간 이내에 없어지므로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아이가 고열이 나거나 심하게 보채면 즉시 의사에게 진찰을 받도록 해야 한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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