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교과서 재검토" 日공사 발언 소동

  • 입력 2001년 7월 17일 18시 41분


일본 역사교과서 왜곡 문제와 관련해 17일 정치권과 외교가에서는 후쿠가와 마사히로(福川正豪)주한 일본 정무공사의 발언이 와전되면서 작은 소동이 벌어졌다.

발단은 이날 오후 민주당 김영진(金泳鎭)의원이 당사 기자실에 들러 후쿠가와 공사가 “일본 역사교과서를 재검토하겠다”는 발언을 했다고 전하면서 빚어졌다.

김의원에 따르면 그는 국회조찬기도회장 자격으로 여야 의원 및 기독교시국대책협의회 소속 목사들과 이날 오전 주한 일본대사관을 항의 방문했다. 이 자리에서 후쿠가와 공사는 “한국사를 전문적으로 연구한 학자들로 위원회를 구성해 역사교과서를 재검토하는 작업에 임하겠다”고 말했다는 것.

사실이라면 이는 “역사교과서를 수정하지 않겠다”던 일본 정부의 기존 입장을 뒤엎는 것으로 큰 뉴스.

그러나 후쿠가와 공사는 이런 내용을 전면 부인했다. 그는 “지금 당장 재검토를 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내년 이후 교과서를 검증할 때 한국사 전문가들을 검정 심의에 추가로 포함시키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것”이라며 “올해 검정을 마친 교과서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강조했다.

외교통상부 당국자도 “일본 정부로부터 그같은 입장을 통보받은 바 없다”며 “재수정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중장기적으로 한 중 일간에 역사를 연구하자는 취지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의원은 “다른 의원들도 함께 들은 내용”이라며 “일본대사관에서 속기록을 작성한 만큼 가능하다면 대사관측에 이를 요청하겠다”고 말했다.

<권순활·윤영찬기자>shk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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