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읽기]자연사 담은 도윤희의 「Being Forest」

  • 입력 1999년 3월 21일 18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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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윤희는 평면 화면을 ‘깊게’ 만드는 작업을 하고 있다. 박영덕화랑(19일∼28일)과 금호미술관(24일∼4월6일)에서 동시에 열리는 그의 개인전에서 이같은 작업을 볼 수 있다.

작품은 ‘Being Forest(숲의 형성)’라는 제목. 숲의 탄생과 성장, 그리고 계속되는 진행형의 자연사(自然史)를 뜻한다.

작품에는 작은 타원형이 겹치고 퍼져나가는 모습이 나타난다. 타원형은 생명의 근원인 세포의 원형을 상징한다. 세포들이 모이고 모여서 하나의 커다란 잎의 형상을 지닌다. 세포 하나에서 출발한 자연이 오랜 시간에 걸쳐 진화와 성장을 거듭해 잎을 만들고 잎들은 다시 모여 숲의 무성함을 이룬다. 생명과 시간과 자연의 유장한 지속을 나타낸다.

은근한 색조들로 깊은 맛을 내려는 시도가 엿보인다. 작가는 화면을 여러 번 겹쳐서 이같은 효과를 노린다.

작가는 “비밀스럽고 고요하고 은밀하면서도 유장한, 밤에 몰래 성장하는 듯한 자연의 아름다움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말한다. 그는 해방후 한국화단을 이끌었던 도상봉 화백의 손녀이기도 하다. 박영덕화랑 02―544―8481. 금호미술관 02―720―5114

〈이원홍기자〉blues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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