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AG/승마]마장마술 2연패 비결은 산악자전거

  • 입력 2002년 10월 10일 17시 48분


말은 상당히 까다로운 동물이다. 조금만 환경이 바뀌어도 쇼크사할 정도로 민감하다.

이 때문에 말과 친해지기 위해서는 마치 애인 다루듯이 정성을 쏟아야 하고 ‘토라지지’ 않게 신경을 곤두세워야 한다.

승마는 부산아시아경기대회 38개 종목 중 유일하게 사람이 살아있는 생물체인 말과 ‘일심동체’가 되어 하는 경기. 특히 사람과 말이 혼연일체가 돼 연기를 펼치는 마장마술은 인간과 동물이 마치 연인 사이처럼 교감을 나누지 않고는 불가능한 종목이다.

마장마술에서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서는 사람과 말의 원활한 의사소통(커뮤니케이션)이 필수적이다. 60mx20m 크기의 모래밭에서 사람과 말이 하나가 돼 평보, 전진, 속보, 후퇴 등 각종 보도를 선보이며 정확한 구분 동작, 경쾌한 걸음, 자연스러운 연계 동작으로 한편의 무용을 선보여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마장마술 경기에 출전하는 선수와 말은 어떻게 대화를 나눌까.

말허리를 감싼 다리를 ‘조였다 풀었다’하며 강약을 조절해 의사 소통을 한다. 그렇다고 다리에 힘을 너무 주어 강하게 압박했다가는 예민한 말이 삐지기 십상이다. 부드러우면서도 미세한 다리의 조임으로 말과 대화를 나누며 경기를 치러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양다리에 똑같은 힘을 줄 수 있는 밸런스 능력이 필수적이다. 마장마술 개인전과 단체전을 휩쓴 한국대표선수들은 평소 산악 자전거(MTB)로 다리를 단련해왔다.

98년 방콕아시아경기대회에 이어 이번 대회 마장마술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따낸 신창무(39·삼성전자승마단)가 98년 초부터 취미 삼아 MTB로 등산로를 오르다 “이게 바로 밸런스 능력을 기르는데 최고”라는 것을 알아냈고 이 때부터 대표선수들 모두 MTB로 체력 단련을 하게 됐던 것.

역시 다리 힘이 좋아야 말에게도 사랑받는가 보다.

부산〓전창기자 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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