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양궁]단체전 金 오교문선수집 표정

  • 입력 2000년 9월 22일 18시 49분


“어머님 영전에 금메달을 바칩니다.”

21일 시드니올림픽 남자양궁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따는 순간 경기 수원시 팔달구 남수동 집에서 TV를 지켜보던 오교문 선수의 부인 임선미씨(25)는 기쁨과 아쉬움의 눈물을 흘렸다.

임씨는 “올 1월 병마를 이기지 못하고 돌아가신 시어머님의 얼굴이 제일 먼저 떠올랐다”며 “살아 계셨더라면 얼마나 좋아하셨겠느냐”고 울먹였다.

임신중인 임씨는 “내년 1월 태어날 우리 아기에게 가장 큰 선물”이라고 기뻐했다.

오선수의 수원 효원고등학교 양궁부 4년 후배인 임씨는 현재 수원 송정초등학교 양궁코치로 일하고 있다.

전남 고흥군 점암면 사정리 월송마을 장용호 선수의 고향집에는 장선수의 할머니 등 가족과 이웃 30여명이 모여 “용호 만세”를 외치며 환호했다. 부모가 없는 어려운 가정형편 속에 20여년 동안 손자를 뒷바라지해 온 할머니 박갑덕씨(80)는 “이제 눈을 감아도 여한이 없다”고 감격했다. 마을이장 장성옥씨(60)는 “용호가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못따 온 동네가 허탈해 했는데 이제 환하게 웃게 됐다”고 즐거워했다.

김청태 선수의 서울 노량진 집도 축제 분위기였다. 특히 결승전 3엔드에서 두 번째로 나서 3발 모두 10점 과녁을 명중시키자 이웃과 친지 20여명은 일제히 “이제는 이겼다”며 환호성을 터뜨렸다. 외아들을 뒷바라지해온 아버지 김종수씨(50)와 어머니 강보금씨(45)는“개인전 8강에서 1점차로 탈락했을 때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지만 “이렇게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딴 아들이 너무도 대견하다”고 말했다.

<박정훈기자·수원·고흥〓김권·남경현기자>goqu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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