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논단]'지구온난화' 구경만 할것인가

입력 2000-10-31 19:04수정 2009-09-21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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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지구에 커다란 재앙이 닥친 후에야 온난화 현상을 심각하게 받아드릴 것인가. 전문가들은 수개월마다 온난화 현상에 대한 최신자료를 받아들고놀라 “무언가 당장 하지 않으면 안돼!”라고 말하지만 속시원한 대책을 마련치 못하고 있다. 일반인들은 이같은 소식에 잠시 머뭇거리다가도 일상생활 문제에 빠져 이내 주의를 돌리고 만다.

온난화 현상에 대한 최신 자료는 정말 깜짝 놀랄 만한 사실을 담고 있다. 최근 ‘기후변화에 대한 정부간 위원회’는 인간활동이 지구온난화에 상당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결론짓고 다음 세기에는 지금까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사태가 악화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즉 유엔에 의해 설립된 이 위원회의 보고서에 따르면 다음 세기 지구의 평균 기온은 3∼11도가 높아질 것이라는 것이다.

보통 일이 아니다. 기온이 3도차만 나더라도 인류 역사상 격심한 변화인데 그 이상이라면생태계에 미칠 영향은 엄청날 것이기 때문이다. 과학자들은 이 같은 기온변화에 대처할 기술적 방법을 제대로 내놓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만일 평균 기온이 11도 상승한다면 지구가 초원에 공룡이 어슬렁대던 시대만큼이나 따듯해지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만화 같은 공상이 아니다. 이미 진행중인 현상이다. 1990년대는 지난 1000년 동안 지구의 온도가 가장 높았던 10년으로 기록되고 있다. 빙하와 산 정상의 눈이 녹아내려 바다 수면이 올라감에 따라 낮은 지대가 침수되고 있다. 계절이 제철을 잊고 아무 때나 찾아오는불규칙한 경향을 보이고 있다. 다음 수십년 동안 기온이 3∼4도 올라가면 우리들의 후손은 더위와 싸우느라고 엄청난 고생을 할 것이다.

여론을 환기시키고 정책을 도모하기 위해 지구 온난화 문제를 대통령 후보들이 토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러나 어느 후보도 이 문제를 심각하고 철저하게 다루지 못하고 있다. 앨 고어 후보는 온난화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말하곤 했다. 그는 특히 그의 저서 ‘균형 속의 지구’에서 지구 온난화가 ‘도덕적 문제’라고 까지 말했다.

고어 후보는 부통령으로서 이산화탄소와 다른 온실가스의 배출을 줄이자는 ‘교토 의정서’ 협상을 도와주었다. 이 협상은 150개 국가 이상이 사인을 했으나 미국과 다른 선진 공업국들은 아직 의회비준을 얻지 못하고 있다.

조지 W 부시후보도 문제가 심각하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 그는 고어와의 TV 2차 토론에서 “우리는 아직도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조차도 모르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부시후보는 교토 의정서에 반대하고 있다. 그 내용이 미국에 불리한, 불공평한 것이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온난화 방지를 위해서 중요한 다른 대책, 즉 발전소에서 나오는 오염물질을 줄이자는 제안을 하고 있다.

중요한 일은 누가 대통령이 되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실질적인 조치를 서둘러 취해야한다는 것이다. 강조하지만 온난화 문제는 가상의 시나리오가 아니다. 미국과 전세계의 새 세대에 닥쳐오고 있는 실질적인 위협인 것이다.

봅 허버트, NYT 칼럼니스트

(http://www.nytimes.com/2000/10/30/opinion/30HERB.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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