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경제정책 리더들]<8>재정경제부 주요간부

  • 입력 2003년 4월 23일 18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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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경제부는 ‘한국경제 호(號)’를 이끌고 가는 핵심 경제부처다. 조직의 수장(首長)이 ‘보통 장관’이 아닌 ‘경제부총리’인 것이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옛 경제기획원과 재무부 시절부터 경제 현실과 이론 감각을 함께 익혀온 정통 경제 관료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다. 과거 정부주도의 ‘개발 시대’보다는 덜하지만 경기대책, 금융, 세제 정책 등을 결정하는 ‘재경부 맨’들이 경제정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여전히 압도적이다. 》

▽한국 경제의 방향타를 잡고 있는 1급 간부들〓김영주(金榮柱) 차관보는 경제기획원 시절부터 예산분야를 많이 다룬 예산통. 금융이나 세제분야의 경험부족을 경제를 읽는 넓은 시야와 성실성으로 극복했다. 얼마 전 1급 다면평가에서 1위를 차지했다. 서울고 선배인 전윤철(田允喆) 전 경제부총리 재임 때 차관보에 발탁됐다. 국무총리실에 신설될 국무조정실 차장(차관급)으로 승진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영룡(金榮龍) 세제실장은 사무관 시절에는 두각을 드러내지 못하다가 세제실로 옮기면서 법인세과장 조세정책과장 등 요직을 지냈다. 김대중(金大中) 정부 출범 이후에는 청와대 비서실과 민주당 수석전문위원으로 계속 바깥 근무를 했다. 이번 1급 인사에서 재경부 안팎의 많은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화려하게 컴백했다. 김진표(金振杓) 경제부총리 등 역대 세제실장에 비하면 다소 ‘약체’라는 평.

김규복(金圭復) 기획관리실장은 과장 때까지 금융분야 핵심 요직을 두루 거쳐 부러움을 샀다. 금융정책과장 시절 한 경제연구소에서의 강연내용이 외환위기 직후 문제가 돼 한직으로 밀려나 한참 고생하다가 ‘기사회생’했다. 이른바 ‘환란(換亂) 수사’ 과정에서 참고인 조사를 받기도 했다. 꼼꼼하면서 아이디어가 많아 ‘꾀복’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권태신(權泰信) 국제업무정책관은 행시 합격은 늦었지만 행시 동기 중 승진에서 선두를 달려왔다. 올해 초 무디스가 한국의 신용평가등급을 낮추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미국으로 날아가 신용등급 유지에 꽤 기여했다. 전임 국제업무정책관이었던 김용덕(金容德) 현 관세청장의 뒤를 이을 국제금융전문가로 평가된다. 경북고 및 서울대 상대 68학번 동기인 이정우(李廷雨) 대통령정책실장과 가까운 사이.

전형수(田逈秀) 국세심판원장은 국세청 출신으로 이번에 ‘1급 교류’인사로 재경부에 ‘입성(入城)’했다. 공직생활 초기에는 능력을 발휘할 기회가 없었으나 이건춘(李建春) 국세청장 부임 후 총무과장에 발탁되면서 관운(官運)이 열렸다. 적극적인 성격이고 보필을 잘해 윗사람들이 좋아하는 스타일.

김병기(金炳基) 금융정보분석원장은 지난해 국고국장으로 있으면서 KT(옛 한국통신)와 KT&G(옛 담배인삼공사)의 민영화를 마무리짓는 추진력을 발휘했다. 국·과장 시절 핵심 보직은 많이 못 거쳤지만 승진에서는 행시 동기보다 늦은 적이 별로 없었다. 문희상(文喜相) 대통령비서실장과 김 부총리가 경복고 선배.

1급 파견직인 윤대희(尹大熙) 민주당 수석전문위원은 예산, 기획분야 등을 거쳐 경제를 보는 시야가 넓다. 국민생활국장이던 지난해에는 태풍 루사 속에서도 일주일에 두세 번씩 대관령 현지를 오가며 채소출하를 독려하는 열성을 보였다. 지난해 연평균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2.7%로 잡는 데 적지 않게 기여했다. 공보관을 지내 언론계에도 지인(知人)이 많다.

▽경제정책의 큰 그림을 그리는 국장들〓박병원(朴炳元) 경제정책국장은 경제현안에 대한 안목과 논리가 강해 각종 경제정책 토론회에 ‘재경부 대표선수’로 자주 참석한다. 차관보 승진 ‘0순위’다. 한국경제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려면 제조업 외에도 서비스산업 발전이 중요하다는 지론을 갖고 있다. 외국어에 소질이 많다.

이철휘(李哲徽) 국고국장은 주일 재경관 등 일본 근무경력만 9년 가까운 ‘일본통’. 부인도 인천대 일어일문학과 교수다. 청와대 등 ‘외부 근무’를 많이 해 과장 이후 본부 경험이 적었다. 공보관을 거쳐 이번에 국고국장을 맡으면서 실무능력을 발휘할 기회를 가졌다.

김성진(金聖眞) 경제협력국장은 금융정책과장 등 금융분야에서 잔뼈가 굵었다. 일에 대한 의욕과 추진력이 강하다.

김대유(金大猷) 국민생활국장은 종합정책과장을 지내는 등 기획 예산분야에서 일해와 경제의 큰 그림을 읽는 눈을 갖추고 있다. 논리적이지만 다소 소극적 성격이어서 손해 보는 때도 있다.

임영록(林英鹿) 정책조정심의관은 매너가 좋아 ‘신사(紳士)’라 불린다. 일처리도 깔끔해 아끼는 상사가 많았다. 부실기업 구조조정에 일가견을 갖고 있다.

김경호(金璟浩) 공적자금관리위원회 사무국장은 예산 재정분야에서 경력을 많이 쌓았다. 술은 거의 못 마시지만 사람 만나는 것을 좋아한다. 김명윤(金命潤) 전 의원이 부친.

▽금융정책 분야 국장들〓변양호(邊陽浩) 금융정책국장은 국제 금융계에서 꽤 이름이 알려져 있다. 2001년에는 미국 경제일간지 월스트리트 저널이 뽑은 ‘세계 경제를 이끌어갈 15인’ 중 한 명으로 선정됐다. 외환위기 때 외채협상 일선에 나섰다. 직설적 성격이다.

최중경(崔重卿) 국제금융국장은 이번 재경부 국장급 인사에서 대표적인 발탁인사로 꼽힌다. 상황판단이 빠르고 정책아이디어가 많다. 금융정책과장 시절 회사채신속인수제 아이디어를 냈다. 진념(陳稔) 전윤철 김진표씨 등 세 명의 경제부총리 비서실장을 지냈다.

김영과(金榮果) 국제금융심의관은 기획 분야에서 장기(長技)를 갖고 있다. 차분한 성격에 일처리도 깔끔하다. 김명자(金明子) 전 환경부장관이 친누나.

▽세제정책 분야 국장들〓방영민(方榮玟) 세제총괄심의관은 세제실 수석 국장이지만 금융·국제금융분야에도 밝다. 2001년 금융정보분석원(FIU) 구축기획단장을 맡을 때 일부 정치인과 기업의 반발에 맞서 ‘자금세탁방지법’을 통과시켰다. 축구 스키 등을 즐기는 만능 스포츠맨.

이종규(李鍾奎) 재산소비세 심의관은 9급(옛 5급을) 공무원으로 시작해 처음으로 재경부 본부 국장에 오른 세제실무 전문가. 85년 쓴 ‘법인세법 해설’은 16판까지 찍었다.

국세심판원의 채수열(蔡洙烈) 강정영(姜正寧) 장태평(張太平) 최정상(崔定相) 김도형(金度亨) 국세심판관은 모두 이 분야 베테랑들이다. 채 심판관은 국세심판분야의 ‘독보적 존재’로 꼽힌다. 강 심판관은 관세분야 전문가다. 장 심판관은 기획 예산분야의 경력을 바탕으로 큰 틀에서 세제를 다룬다. 개인 시집(詩集)을 내기도 했다. 특별취재팀

▼재경부 주요간부 이력서 ▼

재정경제부는 간부 인사에서 지역간 형평을 비교적 잘 유지해 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역 편중인사’ 논란이 많았던 김대중(金大中) 정부에서도 이를 둘러싼 물의는 별로 없었다. 반면 특정 고교 출신이 요직을 너무 많이 차지하고 있다는 불만은 내부에서 적지 않다.

현재 1급 이하 과장 이상 간부 82명의 출신지역을 분석해 보면 서울 경기가 24.4%로 가장 많다. 이어 △대구 경북 18.3% △광주 전남 전북 18.3% △대전 충남 충북 17.1% △부산 경남 13.4% △강원 제주 8.5% 등의 순이다.

DJ정부에서 재경부 장관을 지낸 5명 가운데 3명이 호남 출신이었지만 호남 출신 간부의 비율이 특별히 높지 않았다. 또 현 정부 들어 특정지역 출신이 눈에 띄게 약진하지도 않았다.

하지만 출신고교의 경우 특히 국장급에서 경기고 편중이 두드러진다.

본부 국장 14명(비상계획관 제외) 가운데 박병원(朴炳元) 경제정책국장, 변양호(邊陽浩) 금융정책국장, 방영민(方榮玟) 세제총괄심의관, 이철휘(李哲徽) 국고국장, 최중경(崔重卿) 국제금융국장, 임영록(林英鹿) 정책조정심의관, 김경호(金璟浩) 공적자금관리위원회 사무국장, 김영과(金榮果) 국제금융심의관 등 8명이 경기고를 졸업했다.

이에 대해서는 과거 경제기획원과 재무부 시절 재무부 이재국 등 핵심 부서에 ‘KS(경기고-서울대)’가 아니면 발을 붙이지 못했던 여파가 남아있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있다.

출신대학은 서울대가 47.6%로 가장 많고 이어 성균관대가 12.2%, 고려대와 연세대가 각각 11.0% 순이다. 서울대 출신 비율은 고위직일수록 높다. 과장급은 39.3%인 데 비해 국장급과 1급은 각각 65.0%와 66.7%다.

국장급 이상 34명의 대학전공을 보면 경제학이 8명으로 가장 많고 다음으로는 법학과 경영학이 각각 5명이다. 행정학은 4명, 무역학은 3명, 사회학과 정치외교학은 각각 2명이다.

행시기수는 1급이 15∼19회, 국장급이 15∼23회로 다른 경제부처에 비해 승진이 늦은 편이다. 본부 국장은 17회, 본부 과장은 24회가 주축을 이루고 있다.

핵심 과장으로 꼽히는 우기종(禹基鍾) 총무과장, 임종룡(任鍾龍) 종합정책과장, 신제윤(申齊潤) 금융정책과장 등이 모두 24회다.

재정경제부 1급 이하 주요 간부
직급이름현직나이출신지역출신학교공직입문
1급김영주차관보53경북 의성서울고, 서울대 사회학과행시 17회
김영룡세제실장53전남 화순광주고, 고려대 경영학과행시 15회
김규복기획관리실장52경남 김해경기고, 서울대 법학과행시 15회
권태신국제업무정책관54경북 영천경북고, 서울대 경제학과행시 19회
전형수국세심판원장50충남 보령대신고, 연세대 수학과행시 16회
김병기금융정보분석원장53전남 신안경복고, 서울대 철학과행시 16회
윤대희민주당 수석전문위원 파견54충북 괴산제물포고, 서울대 경영학과행시 17회
본부국장박병원경제정책국장51부산경기고, 서울대 법학과행시 17회
변양호금융정책국장 49제주경기고,서울대 무역학과행시19회
방영민세제총괄심의관55충북 음성경기고, 서울대 경영학과행시 17회
이철휘국고국장50인천경기고, 서울대 무역학과행시 17회
최중경국제금융국장47경기 화성경기고, 서울대 경영학과행시 22회
김성진경제협력국장52전북 김제전주고, 서울대 경영학과행시 19회
김대유국민생활국장52강원 동해중동고, 서울대 무역학과행시 18회
임영록정책조정심의관4

서울경기고, 서울대 국어교육과행시 20회
김경호공적자금관리위원회 사무국장50경북 울진경기고, 서울대 행정학과행시 21회
이종규재산소비세심의관56충남 홍성홍성고, 건국대 경제학과일반승진
문창모관세심의관53충남 금산대전고, 연세대 정치외교학과행시 18회
조성익경제부총리 비서실장50서울용산고, 고려대 법학과행시 20회
이정환공보관49경남 합천동아고, 성균관대 정치외교학과행시 17회
김영과국제금융심의관48서울경기고, 서울대 경제학과행시 22회
한승희경제홍보기획단장46충남 서산양정고, 서울대 경영학과행시 23회
노명구비상계획관56경북 상주경북사대부고, 육사특채
국세심판원국장채수열상임심판관54전북 옥구남성고, 서울대 법학과행시 17회
강정영상임심판관52경남 고성동래고, 성균관대 경제학과행시 17회
장태평상임심판관54전남 무안경기고, 서울대 사회학과행시 20회
최정상상임심판관55전남 강진경복고, 서울대 경영학과행시 17회
김도형상임심판관47충북 단양경성고, 고려대 통계학과행시 21회
본부과장임종룡종합정책과장44전남 보성영동고, 연세대 경제학과행시 24회
최규연국고과장47강원 원주원주농고, 동국대 행정학과행시 24회
신제윤금융정책과장45서울휘문고, 서울대 경제학과행시 24회
추경호은행제도과장43대구 달성계성고, 고려대 경영학과행시 25회
이석준증권제도과장44부산동아고, 서울대 경제학과행시 26회
박재식보험제도과장45대전대전고, 성균관대 경제학과행시 26회
최종구국제금융과장46강원 강릉강릉고, 고려대 무역학과행시 25회
남진웅경협총괄과장46충북 영동대전고, 서울대 경영학과행시 23회
이주형물가정책과장51경북 안동경북고, 서울대 정치학과행시 23회
우기종총무과장47전남 신안경기고, 서울대 경영학과행시 24회
박동식감사담당관48경기 여주여주고, 서울대 농업교육과기시 12회
김두현기획예산담당관56전북 김제신흥고, 성균관대 정치학과 일반승진
행시는 행정고시, 기시는 기술고시, 일반승진은 7급 또는 9급 출신. 자료:재정경제부

김광현기자 kkh@donga.com

천광암기자 iam@donga.com

▼2003 경제정책 리더들 취재팀 ▼

▽팀장〓권순활 경제부 차장

▽팀원〓김광현 천광암 이은우 김동원 구자룡 공종식 황재성

송진흡 고기정 기자(이상 경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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