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이래서야]“호남 일색이야… 영남이 더 많아”

  • 입력 2000년 11월 2일 19시 35분


2일 경찰청에 대한 국회 행자위의 국감에서 이무영(李茂永)청장의 업무보고 도중 여야 의원들이 경쟁적으로 경찰인사와 관련한 통계자료를 요구하면서 계속 답변을 끊었다.

여야의원들이 각자에게 유리한 통계자료를 뽑아내기 위해서였다. 송석찬(宋錫贊·민주당)의원이 경찰간부의 출신고교별 현황을 요구하자 하순봉(河舜鳳·한나라당)의원은 3급이상 경찰간부의 출신초등학교 현황을 요구했다.

이어 윤두환(尹斗煥·한나라당)의원이 “전체 경찰관의 영호남 비율을 자료로 내놓으라”고 요구했고 유재규(柳在珪·민주당)의원은 “전국 지방경찰청 공안직의 출신지역 현황을 밝히라”고 요구했다.

급기야는 경찰인사와는 직접 관련이 없는 자료에 대한 요구까지 이어졌다. 유성근(兪成根·한나라당)의원은 “경찰이 관리하고 있는 조직폭력사범의 출신지 현황을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또 민봉기(閔鳳基·한나라당)의원은 “내가 요구한 자료가 업무보고자료의 몇 페이지에 있는지만 알려달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이는 결국 여야 의원들 사이에 고성이 오가는 언쟁으로 비화됐다. 한나라당 의원들이 경찰이 제출한 국감자료를 근거로 수도권에서 근무하는 경찰간부들의 호남편중인사 문제를 잇따라 지적하고 나서자 민주당 의원들도 국감자료를 근거로 한나라당 의원들의 주장을 반박했다.

특히 송석찬 의원이 “한나라당 의원들은 인사편중이라고 주장하는데…”라며 발언을 하자 흥분한 한나라당 의원들이 일제히 “왜 말끝마다 한나라당이냐”며 고함을 질렀다.

이에 민주당 의원들도 “들어봐”라고 맞고함을 쳐 여야 의원들 사이에 삿대질이 오가는 등 한동안 소란이 계속됐다.

<윤영찬기자>yyc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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