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디팩트] 여드름 가리려 화장하는 여고생, 증상 악화된 이유?

  • 입력 2015년 12월 14일 16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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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에게 맞지 않는 성인용 화장품, 피부자극으로 트러블 유발 … 클렌징에 신경써야

피부과를 찾는 단골 고객 중 하나가 ‘여드름 손님’이다. 여드름은 모공에 박테리아가 증식하거나, 모공에서 각질탈락이 늘면서 떨어져나간 각질이 모공을 막거나, 피지가 과도하게 분비돼 나타나는 피부질환이다. 보통 피지선이 과도하게 발달한 게 원인이지만 그 이유는 사람마다 제각각이다.

겨울방학이 돌아오면 깨끗한 피부로 되돌리기 위해 피부과를 방문하는 학생이 적잖다. 여드름은 과거에 ‘스쳐가는 과정’으로 여겨졌지만 최근에는 만성질환으로 간주돼 부모가 미리 관리해주는 게 일반적이다.

사춘기에 여드름이 심해지는 것은 남녀 모두 남성호르몬인 안드로겐 분비가 왕성해져서다. 안드로겐은 피지선을 자극해 피지 분비량을 늘린다. 이때 과도하게 분비된 피지가 피부 밖으로 나오지 못하고 모공에 쌓이면 노폐물과 섞여 염증반응을 일으키면서 여드름이 된다. 주로 피지 분비가 왕성한 이마, 볼, 앞가슴에 많이 생긴다.

특히 수험생처럼 계속되는 긴장, 수면부족 등으로 스트레스를 받을 때에는 안드로겐 분비가 더 활발해지며 염증이 악화된다.

이런 경우 이마나 뺨에 닿는 머리카락 같은 약한 자극에도 증상이 심해지기 일쑤다. 요즘처럼 쌀쌀한 겨울철에는 꽁꽁 껴 입은 옷에 목 주위나 턱에도 여드름이 번지기 쉽다.

외모에 관심이 많은 여학생들은 화장품으로 여드름을 가리려다 증상이 악화되기도 한다. 호르몬 분비가 활발한 청소년기엔 피지 분비가 왕성해 성인용 화장품을 사용하면 자칫 피부 트러블이 일어날 우려가 높다. 자신에게 맞지 않는 유분이 많은 성인용 제품을 잘못 선택하면 이같은 현상이 쉽게 나타날 수 있다.

게다가 이미 피지가 과도하게 흘러나오는 피부에 메이크업을 두껍게 표현하면 피지가 원활히 배출되지 못해 여드름이 악화될 수 있다. 여드름으로 울긋불긋한 피부를 가리고 싶다면 자외선차단 성분이 들어간 가볍고 산뜻한 제형의 화장품을 고르는 게 좋다. 더구나 이들 화장품을 사용한 뒤 제대로 세안하지 않으면 노폐물과 피지가 엉겨 모공을 막아 트러블이 심해질 수 있다.

사춘기성 여드름은 성인이 되면 자연스럽게 치유되는 게 특징이지만 잘못 관리하면 흉터나 자국이 남는 것은 물론 성인여드름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단순히 성장과정으로 여기지 말고 미리 관리하는 게 최선이다.

최근에는 성인여드름 환자도 부쩍 늘었다. 한 조사 결과 여드름 환자의 46%가 25세 이상이었으며, 특히 여성 환자는 54%나 됐다. 한 조사에서는 청소년기 여드름 중 여성 환자는 63%를 차지한 반면 성인여드름 환자 중 여성은 81%로 더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었다. 성인여드름은 주로 턱선, 입가, 코를 따라 호발하며 피지가 별로 많지 않아 뾰루지처럼 보이는 게 특징이다.

성인여드름은 스트레스로 인한 호르몬 분비 불균형, 과도한 음주 및 흡연, 수면부족, 불규칙한 생활습관, 환경오염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병하며 재발률이 높다. 성인 여성은 호르몬 주기에 따라 생리 시작 7~10일 전 여드름이 심해지기도 한다. 고령임신으로 호르몬 주기가 변하며 여드름이 심해지기도 한다.

청소년 여드름은 염증이 거의 없고 쉽게 짤 수 있는 반면 성인여드름은 붉은 뾰루지 모양에 염증이 잘 차고, 피부노화가 진행돼 잘 낫지도 않아 조기에 관리하는 게 관건이다.

청소년이든 성인이든 여드름 치료는 피지분비량을 줄이고, 모낭·각질이 단단해지는 것을 방지하며, 모낭 속 세균을 없애 여드름의 염증을 줄이는 게 목표다. 이때 여드름의 개수, 크기, 곪은 정도 등에 따라 치료법이 달라지고 개인마다 증상과 형태에 차이가 있어 맞춤형 관리를 받아야 만족스러운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주로 미세절연침, 필링, 레이저치료, 메디컬스킨케어, 연고, 약물치료 등 다양한 방법 중 하나를 선택하거나 몇 가지 시술을 병행하게 된다.

초기에 올라온 여드름은 좁쌀만한 하얀 면포가 생기며 점점 연한 선홍색을 띤다. 이 때 피부가 건조하면 두껍게 쌓인 각질이 모공을 막아 여드름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수분공급과 피부청결에 각별히 신경써야 한다.

여드름균이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해 얼굴과 목으로 검붉은 여드름이 번졌다면 피부청결 관리만으로 회복하기 어렵다. 잘못 건드리면 오히려 피부조직까지 떨어져나가 흉터까지 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병원에 가서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 아래 상태에 맞는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이미 노란 고름이 차고 여드름 자국 및 흉터가 생기기 시작했다면 이들 흉터를 최소화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피부 상태에 따라 약물치료와 레이저시술을 병행하거나, 재생레이저·화학박피·섬유아세포치료 등으로 세포재생을 촉진하고 흉터를 완화시킨다.

치료기간은 여드름의 종류와 상태에 따라 다르나 최소 1~2개월 이상 걸린다. 같은 여드름이라도 피부 타입에 따라 치료법이나 기간에 차이가 있을 수 있으므로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치료법으로 완치될 때까지 꾸준히 치료받는 게 관건이다.

여드름은 조기에 치료하지 않으면 영구적인 흉터를 남기기 쉽다. 게다가 피부노화가 본격화되면 치료가 더욱 어려워진다. 조기에 피부과 전문의를 찾아가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흉터를 막을 수 있다. 재발이 잦은 만큼 꾸준한 치료 및 관리가 필요하다.

임이석 테마피부과 원장
* 본 기사의 내용은 동아닷컴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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