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드게임, 세상을 바꾸다] "보드게임은 즐거운 창의교육" 박상민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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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년 6월 30일 20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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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교육 및 커뮤니케이션, 심리치료 등 다양한 분야에 보드게임이 활용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보드게임이 교육적 효과를 지니고 있으며, 아동 및 청소년들의 의사소통능력 및 문제해결력 향상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이에 IT동아는 보드게임이 사회 각 분야에서 어떻게 활용되고, 어떠한 변화를 이끌어내고 있는지 인터뷰를 통해 살펴보고자 한다.

[보드게임, 세상을 바꾸다]의 첫 번째 사례는 보드게임을 활용한 창의 교육이다. 서울남부교육지원청 발명교육센터의 박상민 교사는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창의 교육을 하고 있으며, 수업에 보드게임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Q. 안녕하세요. 먼저 선생님 소개를 해 주세요.

저는 서울남부교육지원청 발명교육센터에 근무하고 있는 초등학교 교사입니다. 보통 선생님들처럼 교과목을 가르치지는 않고, '발명'과 '창의성'에 대한 내용을 주로 가르치고 있습니다.


Q. 창의 교육이란 무엇이며, 선생님께서는 어떤 방식으로 창의 교육을 하고 계신가요?

정확히 말한다면, 저는 주로 '창의성'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창의성이란 다양하게 정의할 수 있는데요, '주어진 문제를 기존의 방식이 아닌 '새로운 방법'으로 해결하려는 노력'이라 한다면, 그 '새로운 방법'이 바로 창의성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많은 학자들이 "미래에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새로운 문제들이 나타날 것이고, 이러한 문제를 기존의 방법으로 해결하지 못할 것"이라고 합니다. 따라서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꾸준히 생성하고, 이를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해야 합니다. 이를 가르치는 것은 미래 세대에게 아주 중요한 교육입니다.

다만, 지식과 이해 중심의 교육 방법으로는 이러한 능력을 가르치기가 어려운 것이 현실입니다. 따라서 많은 학자들이 창의적인 생각을 개발할 수 있는 방법들을 다양하게 제시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브레인스토밍'이나 '마인드맵' 등입니다.

나이가 어린 학생들에게 도식화된 방법을 정해진 순서에 따라 가르치는 것보다는, 본인들 스스로 흥미를 가지고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래서 저의 경우에는 '보드게임' 등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Q. 선생님께서 창의 교육을 할 때 보드게임을 어떻게 활용하고 계시나요? 수업에서 보드게임을 활용한 사례에 대해 소개해 주세요.

보드게임은 매우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집합되어 있는 교구입니다. 각각의 보드게임마다 추구하는 목표가 다르고,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존재합니다. 앞서 말씀드린 대로 창의성이란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이며, 보드게임을 즐기고 게임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다양한 창의적인 접근법이 필요합니다.

제가 운영하는 발명교육센터에서는 학생들에게 다양한 보드게임을 먼저 경험하게 합니다. 학생들은 다양한 보드게임의 규칙과 목표를 경험하고, 게임에서 이기기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들을 산출하게 됩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부수적으로 협동심을 경험하고, 다른 사람의 생각을 이해하고 분석하는 능력도 배양하게 됩니다.

다음 단계에서는 게임의 규칙이나 목표를 학생들이 스스로 변형해 보도록 제시합니다. 이 과정을 통해 학생들은 게임의 규칙이나 목표가 달라지면 그에 따라 사용해야 하는 전략도 변화해야 함을 이해하게 됩니다.

그리고 마지막 단계에서는 함께 게임을 경험했던 팀과 함께 자신들만의 보드게임을 개발해 보도록 제시합니다. 이렇게 개발한 게임이 일반적인 게임으로 출시되기는 어렵겠습니다만, 학생들로 하여금 창작의 경험을 통해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현실이 되는 경험을 제시하는 것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 창의 교육에 보드게임을 활용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앞서 말씀드린 대로 보드게임은 '재미'라고 하는 탁월한 학습기재를 가지고 있습니다. 인간은 누구나 재미를 느끼는 활동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고, 이것은 나이나 성별과 무관하게 효과적이라는 것이 많은 연구를 통해 밝혀졌습니다. 따라서, 보드게임을 학생 교육에 사용하면 학생들은 자발적으로 활동에 참여하고 적극적으로 움직이게 됩니다.

다만 창의적인 게임을 즐기는 것만으로는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생성하고 발전시키는 데 한계가 있는데요, 그래서 단순하더라도 자신만의 게임을 개발해보고 발전시키는 노력을 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더욱 바람직합니다.

또한, 많은 분들이 창의성과 기존 지식을 별개의 것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 부연 설명을 드립니다. 창의성을 이루는 데에는 3가지 요소가 있는데요, 바로 '지식'과 '창의적 사고 과정', 그리고 '동기'라고 합니다. 이 3가지 요소가 교집합을 이루었을 때 비로소 창의성이 빛을 발하게 된다고 합니다. 따라서, 기존의 지식을 발달시키면서 창의적인 사고 과정을 경험하고, 게임에서 이기고자 하는 동기를 부여하는 '보드게임'이야말로 아주 좋은 창의 교육용 교재라고 할 수 있습니다.

Q. 보드게임으로 창의 교육을 했을 때 학생들의 반응 및 교육적 효과는 어땠나요?

일반적으로 학생들에게 '공부가 즐거운 일이냐'라고 묻는다면, 학생들의 반응은 대개 그렇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는데요. 그것은 우리의 교육이 '지식'과 '이해' 위주로 정해진 목표를 따라가는 형태를 취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보드게임을 수업에 활용하면, 기본적으로 학생들의 태도와 자세가 변합니다. 학생들은 게임에서 승리하기 위해 집중력을 발휘하고, 다른 플레이어의 상태에 관심을 갖게 됩니다. 예를 들면 여타 게임에 대한 관심은 크지만 일반 교과에서는 큰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던 학생이 있었는데요. 이 학생이 보드게임 수업에서는 다른 학생들보다 좋은 성취를 이루고, 이를 통해 자신감을 갖고 학습에 흥미를 보이게 된 경우가 있습니다. 또한, 자신이 개발한 게임을 지속적으로 발전시키는 노력을 보인 경우도 있습니다.


Q. 최근 공교육 현장에서 보드게임을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데요, 이에 대해 소개해 주세요.

초등학생들은 일과 중 거의 모든 시간을 한 교실에서 보냅니다. 따라서 다양한 활동들을 교실에서 하게 되는데요, 그 중 하나의 활동이 보드게임입니다. 요즘에는 많은 교실에서 보드게임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선생님에 따라서는 교과 수업에 보드게임을 활용하는 경우도 있고, 학생들의 쉬는 시간이나 점심 시간의 여가 활동으로 보드게임을 제시하기도 합니다.

보드게임 중에는 '기능성 게임'이라는 것이 있는데요, 이는 재미만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학습적인 효과를 동시에 추구하는 게임입니다. 이러한 기능성 게임은 수학적 능력이나 공간 지각력, 신체 협응력 등을 발달시키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수학, 미술, 체육 등 다양한 교과에 활용할 수 있습니다.


Q. 창의 교육에 도움이 되는 보드게임은 무엇인가요? 선생님께서는 평소 어떤 보드게임을 교육에 자주 활용하시나요?

전 세계에서 IQ가 140 이상이 되는 사람들만 모인 '멘사'라는 모임이 있습니다. 이 모임에서는 매년 '멘사 셀렉트 게임(Mensa select game)'을 발표하는데요, 여기에 선발된 게임들은 수리력, 공간지각력 등을 발달시키는 데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제가 교육에 사용하는 게임은 매우 다양해서 일일이 소개할 수는 없을 텐데요, 다만 몇 가지를 소개한다면 공간지각력과 패턴 분석력을 키울 수 있는 '세트(SET)', 정서 지능과 공감능력, 타인에 대한 이해를 증진할 수 있는 '콘셉트(Consept)', 빠른 판단력과 의사소통능력을 위한 '핏(PIT)', 신체 협응력과 순발력을 키울 수 있는 '숲 속의 음악대', 수학적 능력을 키울 수 있는 '파라오 코드', 국어 어휘력을 증진시킬 수 있는 '라온' 등을 추천 드리고 싶습니다.


Q. 가정에서 부모님들도 자녀들에게 보드게임을 이용한 창의 교육을 할 수 있을까요? 만약 가능하다면, 어떻게 진행하는 것이 좋을지 조언해 주세요.

자녀들이 책을 많이 읽기를 원한다면 자녀들이 보는 곳에서 책을 많이 읽거나 자녀에게 직접 책을 읽어 주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인 것처럼, 보드게임도 마찬가지입니다. 보드게임을 통해 자녀들이 다른 사람을 이해하고 협동하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발휘하도록 가르치고 싶다면, 자녀들과 함께 보드게임을 즐기는 게 가장 우선시되어야 할 것입니다.

자녀들과 함께 게임을 즐기는 과정에서는 일부러 져주려 하지 마시고, 애써 이기려고도 하지 마시길 조언 드립니다. 자녀들이 '본인들이 도전할 만한 수준의 게임 상대'로 부모님을 인식하도록 하세요. 이를 통해 자녀들이 계속해서 도전할 수 있고, 이기기 위한 노력을 하도록 해 주시기 바랍니다. 자녀들이 게임의 규칙을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바꾸고자 할 때는 그것을 허용해 주시고, 어떻게 수정하는 것이 좋은지 방향을 제시하는 것도 좋습니다. 물론, 그렇게 하려면 부모님들께서 보드게임에 대해 잘 알고 계시는 것이 더욱 좋겠습니다.

무엇보다, 게임은 즐기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보드게임은 즐거움을 주는 것'을 첫 번째 목적으로 해야 교육적 효과도 거둘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게임을 즐길 대상자의 성향이나 특성을 이해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합니다. 몸을 움직이기 싫어하는 아이에게 '트위스터'와 같은 동작 중심의 보드게임을 제시한다거나, 부끄러움이 많은 아이에게 '손바닥 룰렛'과 같은 파티 게임을 제시하는 것은 아이들로 하여금 보드게임에서 멀어지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저의 경우에는 아이들의 성향을 파악하기 위해 다양한 게임을 제시합니다. 다중지능이론에 입각한 다양한 보드게임을 제시하면 학생들의 반응이 각각 다르고, 자신의 성향에 맞는 보드게임을 선호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자녀의 성향과 맞는 보드게임을 선택하려면, 부모님들께서 각각의 보드게임에 대한 정보를 검색하거나 보드게임을 즐기는 주변인에게 조언을 구하는 것이 좋습니다. 만약 상황이 여의치 않으시다면, 아이의 의사를 반영해 여러 개의 보드게임을 구입하거나 체험할 것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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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IT동아 안수영(syahn@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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