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메드] 내 어깨 위의 곰 한 마리, ‘만성피로’로부터 탈출하기

  • 입력 2015년 4월 20일 11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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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피로는 충분한 휴식에도 피로가 회복되지 않고, 특별한 원인 없이 6개월 이상 심한 피로감이 지속되는 질환이다. 심할 경우 일상생활과 사회생활에도 영향을 미칠 만큼 치명적이지만 증상만 있을 뿐 병원에 가도 제대로 진단이 내려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만병의 근원이 되는 만성피로는 반드시 제대로 된 치료와 예방법을 가지고 접근해야 한다.

에디터 곽은영 자문 황석환 한의원 황석환 원장(한의학박사), 힐링유 심신치유센터 최지환 원장(정신과전문의)


직장인 A씨(44세)는 1년 전부터 항상 몸이 피곤하고 두통에 시달렸다. 걸핏하면 구내염이 생기고 소화도 잘 안 되는 것 같아 병원을 찾기도 했지만, 스트레스성이라는 진단과 과로하지 말라는 처방만 돌아왔다.

요즘도 아침에 일어나면 온몸이 무겁고 매사에 의욕이 없고 귀찮다. 몸이 좋지 않으니 늘 쉬어야 한다는 강박을 가지고 있어 친구들이 만나자고 해도 거절하며 주말마다 쉬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몸은 개운하지 않다.


피로가 6개월 이상 지속되면 만성피로

만성피로는 수치로 진단할 수 있는 병이 아니라 ‘피로’라고 하는 지극히 주관적인 증상으로만 진단을 내리므로 한마디로 정의하기가 모호하다. 만성피로는 짧은 휴식으로 회복되는 일상적인 피로와는 달리, 오랫동안 휴식을 취해도 피곤증이 가시지 않고 지속된다.

일반적으로 뚜렷한 원인 질환이 없는데도 쉽게 피로해지고, 일하는 도중에 빨리 지치고 늘어지며, 잠을 자도 피로가 풀리지 않는 증세가 6개월 이상 지속되면 ‘만성피로’라고 부른다.

피로가 생명을 위협하지는 않지만 지속적으로 피로감이 이어지면 우울증, 불안감, 불면증, 무기력증 등 신경계 이상 증상이 나타나고 기억력과 집중력도 떨어진다. 더불어 지나친 피로는 일상생활에 심각한 지장을 초래하기도 한다. 만성피로는 보통 남자보다 여자가 두 배가량 많이 앓고 있으며 25~45세에 많이 나타난다.


만성피로 왜 생기는 것일까?

만성피로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진 것이 없지만, 가장 유력한 것은 장기간의 육체적, 정신적 스트레스이다. 또 잘못된 생활습관과 영양불균형, 수면장애, 환경요인 등도 원인으로 꼽힌다.

특히 스트레스는 불안, 불면증, 급성피로를 불러오고 면역세포의 기능을 떨어뜨린다. 이러한 상태가 오래되면 부신기능이 떨어지면서 만성피로를 일으키는 부신피로증으로 이어진다.

만성피로는 이 부신에서 생성되는 코티졸이라고 하는 각성 호르몬의 양에 따라 1기, 2기, 3기로 나뉜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거나 신체적 심리적 스트레스가 크면 코티졸 호르몬이 비정상적으로 많이 분비되는 만성피로 1기가 되는데 예민함, 불안증, 짜증, 불면증이 발생한다. 코티졸 호르몬은 시간이 지날수록 증가하는 게 아니라 2기, 3기로 갈수록 정상치보다 떨어진다.

그러면 아침에 일어날 때 멍하고 온종일 피곤하며 잠을 자도 개운하지 않고 우울한 상태가 된다.

힐링유 심신치유센터 최지환 원장은 “스트레스에는 여러 종류가 있지만, 특히 심리적 스트레스를 잘 관리해줘야 한다”며 “스트레스는 대개 ‘생각습관’에서 오는 경우가 많아, 사건이나 상황에 대한 생각습관을 조절해서 스트레스를 감소시켜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때 인지행동치료 또는 교감신경계를 안정시키고 부교감신경계 활성도를 올려주는 이완훈련을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스트레스는 혈액을 탁하게 만들고 과다한 유해 활성산소를 생성하는데, 유해 독성 성분이 침착되면 두통이나 근육통 등의 증상이 발현된다.

대부분의 만성피로 환자들은 세포의 기능저하 등 여러 가지 원인을 복합적으로 지니는 경우가 많은데, 초기에는 피로로 시작하지만, 피로가 지속되면 무기력함으로 이어지고 우울증으로 발전하기도 한다.

최지환 원장은 “심신치유센터를 찾는 사람들은 만성피로라는 단일 원인만 가지고 찾아오기보다는 만성피로 2, 3기가 넘어가면서 찾아오는 우울감까지 같이 안고 온다”고 설명한다.

네 피로의 이유를 알라

그러나 무조건적인 휴식이 만성피로에 도움이 되는 것도 아니다. 만성피로는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한 질병으로 피로를 일으키는 원인을 찾아 근본적인 대책을 세우는 것이 치료의 핵심이다.

황석환 한의원의 황석환 원장은 “만성피로를 치료하기 위해서는 환자의 신체적, 감정적, 사회적 측면을 모두 고려해 생활습관을 개선시키고 영양치료, 약물, 식이요법, 운동요법 등을 함께 진행해야 한다”면서 “무엇보다 면역력을 강화해 오장육부의 균형을 맞춰 몸의 기능을 회복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피로의 원인은 다양하다. 신체적 능력 이상으로 발생하는 과로, 지나치게 덥거나 추운 환경에서의 오랜 작업으로 발생하는 신체적인 피로, 기쁨 혹은 슬픔과 같은 감정과 스트레스의 누적으로 인해 생기는 정신적인 피로가 있다.

황석환 원장은 “인체가 육체적, 정신적, 환경적으로 스트레스에 장시간 노출되면 몸에서 여러 가지 증상이 나타나는데 이때 가장 먼저 나타나는 증상이 피로”라며 “피로와 함께 순환이 잘되지 않아 소화불량, 두통, 어깨 결림, 무기력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고 말한다.

만성피로는 특별한 신체적 문제나 지병이 없는데도 피로감을 느끼는 것인데, 자신의 피로감이 만성피로인지를 정확히 알기 위해서는 먼저 피로를 느끼게 하는 다른 질병의 유무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만성피로를 진단할 때 만성피로를 유발할 수 있는 다른 질환들을 배제하기 위해 시행하는 대표적 검사에는 기본혈액검사(CBC), 염증수치검사(ESR, CRP), 소변검사, 갑상선기능 검사, 혈당, 각종 전해질, 간 기능 등에 대한 일반화학 검사, 류마티스 질환 진단 검사, 정신과적 질환 진단 검사 등이 있다.

힐링유 심신치유센터의 최지환 원장은 만성피로 검사방법 중 하나인 ‘타액호르몬 검사’에 대해 “코티졸 호르몬은 시간에 따라 갖는 기준정상치가 다른데 타액 검사를 통해 코티졸 호르몬의 하루 농도 및 리듬을 보는 것”이라며 “피로도가 심할 경우에는 호르몬 제제를 쓰거나 약물치료를 하기도 하지만, 보통 부신기능을 활성화시켜줄 수 있는 미네랄, 비타민 등 건강보조기능 식품으로 치료에 들어간다”고 설명했다.


규칙적인 생활패턴 찾아야

만성피로를 예방하고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각각의 원인에 따른 규칙적인 생활패턴을 찾아야 한다. 육체적인 원인으로 발생된 피로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규칙적인 식사와 7~8시간의 수면을 유지하는 것이 기본인데, 특히 수면의 질을 높여야 한다.

힐링유 심신치유센터의 최지환 원장은 “밤에 잠을 잘 때는 잠자는 공간을 완전히 어둡게 해놓고 수면보조등도 사용하지 않길 권한다”며 “코티졸 호르몬은 밤에 눈을 감으면 제로로 떨어지고 아침에 눈을 뜨면 올라가기 시작해 기상 30분 후 하루 중 최고치를 기록한다. 그러므로 기상 후 30분 이내에 밝은 빛을 쬐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이러한 조절은 보통 생체시계를 통해 자연스럽게 조절되지만, 빛에 의해서 농도조절이 되기도 하므로 빛 조절이 중요하다. 코티졸 호르몬의 리듬을 고려하면 밤 11시에서 자정 사이에는 잠든 상태에 있어야 하고, 수면을 방해할 수 있는 카페인, 술, 늦은 저녁시간에 과식이나 운동은 피하는 것이 좋다.

정신적인 피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명상과 산책을 생활화하고 체력에 따라 주 2~4회 정도 요가나 걷기 등의 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도움된다. 긴장을 풀어주고 심신의 안정을 가져다주는 호흡법이나 기체조를 배우거나 하루 10분씩 스트레칭을 하는 습관은 만성적 근육 통증과 피로를 감소시킨다.

육체적 피로와 정신적 피로는 대부분 함께 오는 경우가 많은데, 적절한 신체 자극을 통해 긴장된 육체와 정신을 이완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스트레칭이나 이완요법만 하기보다는 걷기, 자전거 타기, 수영 등을 포함한 유산소성 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황석환 원장은 “일반적으로 만성피로 환자들에게는 주5일 최소 12주간, 매회 5∼15분 정도 운동을 지속하게 하는 운동처방이 내려지는데 환자의 상태에 따라서 2~3분씩 시간을 점진적으로 늘려 30분까지 운동량을 늘린다”며 “하지만 운동 강도를 제한하고 처방된 한계 이상으로 지나치게 운동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만약 운동 중 피로가 더 심하게 유발되면 피로 증상이 줄어들 때까지 그 이전 단계의 운동 강도로 돌아가야 한다.
음식으로 잡는 만성피로

만성피로 환자는 자신의 몸 상태에 따라 음식을 선택해야 한다. 아무리 좋은 음식이라 하더라도 본인에게 맞지 않으면 피해야 한다. 흔히 좋은 음식으로 알려진 샐러드, 브로콜리, 견과류, 과일조차도 개인에 따라서는 자극적인 음식이 될 수도 있다. 따라서 골고루 먹되 자신에게 맞지 않는 것이 무엇인지 유심히 살펴보는 과정이 필요하다.

만성피로 환자들은 공통적으로 인공적인 첨가물이 포함된 가공식품은 피하고, 가능하면 다당류로 된 정제되지 않은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쌀밥보다는 현미밥을, 고기보다는 비타민과 미네랄이 풍부한 채소를 자주 섭취하는 것이 좋다.

몇몇 음식들은 환자의 증세를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반드시 피해야 하는데, 대표적인 것에는 커피, 홍차, 콜라, 소다, 인삼, 마테차, 마황과 같은 자극제와 술, 설탕, 밀가루, 감미료, 동물성 지방, 인공식품 첨가제 등이다.

특히 당분은 인슐린을 분비시켜 부신에 스트레스를 주고 피로와 통증을 악화시키기 때문에 저지방, 고단백 위주의 식단을 구성하고 식이섬유를 많이 섭취하는 것이 좋다.

만성피로 완화에 좋은 비타민C를 포함한 여러 비타민과 미네랄이 함유된 영양제, 오메가3지방산도 찾아서 먹으면 피로회복에 도움이 되며, 봄철에는 제철음식인 달래, 냉이 등을 먹으면 좋다.


만성피로 예방법 5

1. 규칙적인 식생활을 유지해야 한다.
2. 충분한 휴식과 수면을 취해야 한다.
3. 과도한 음주와 흡연을 삼가야 한다.
4. 비타민과 무기질이 풍부한 채소나 과일을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5. 가벼운 유산소운동과 스트레칭으로 근육을 풀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체질별 만성피로에 도움이 되는 차

소양인 - 보리차, 결명자차, 구기자차
소음인 - 인삼차, 꿀차, 생강차
태음인 - 율무차, 칡차, 오미자차
태양인 - 모과차, 오가피차, 감잎차


기사제공 = 엠미디어(M MEDIA) 라메드 편집부(www.remede.net), 취재 곽은영 기자(kss@egih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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