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cm 물고기가 15m 폭포 등반… 비밀은 지느러미에 있었다

  • 동아일보

아프리카에 사는 ‘셸이어피시’
지느러미로 바위 고정한 채 포복
10시간 등반 중 이동시간은 15분

아프리카 서식 어류인 셸이어피시의 한 종(학명 Parakneria thysi)이 벽면에 붙어 폭포를 거슬러 오르고 있다. 파시피크 키웰레 무탐발라 제공
아프리카 서식 어류인 셸이어피시의 한 종(학명 Parak
neria thysi)이 벽면에 붙어 폭포를 거슬러 오르고 있
다. 파시피크 키웰레 무탐발라 제공
아프리카에서 몸길이 5cm도 안 되는 작은 물고기 수천 마리가 15m 높이의 폭포를 수직 등반하는 생태와 그 과학적 비밀이 규명됐다. 물고기들은 등반과 휴식을 반복하며 약 9시간 45분에 걸쳐 폭포 정상에 올랐다.

파시피크 키웰레 무탐발라 콩고민주공화국 루붐바시대 연구원과 에마뉘엘 브르방 벨기에 왕립중앙아프리카박물관(MRAC) 연구원 공동연구팀은 아프리카에 사는 어류인 셸이어피시의 한 종(학명 Parakneria thysi)이 폭포를 거슬러 오르는 행동을 과학적으로 분석하고 연구 결과를 2일(현지 시간)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츠’에 공개했다.

연어는 산란기가 되면 바다에서 강으로 물살을 거슬러 이동한다. 이동 과정에 턱이 있으면 힘차게 뛰어넘기도 한다. 수영으로는 돌파할 수 없는 수직에 가까운 폭포를 직접 기어 올라가는 ‘등반가’ 물고기도 매우 드물지만 존재한다.

연구팀은 2018년과 2020년 총 4차례에 걸쳐 콩고 루빌롬보 폭포의 수직면을 오르는 셸이어피시를 관찰했다. 몸길이 37∼48mm인 셸이어피시가 폭포를 등반하는 생태는 약 50년 전부터 보고됐지만 과학적으로 분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셸이어피시는 비가 많이 내리는 우기 말기인 4, 5월 폭포의 젖은 바위 면을 따라 수천 마리가 무리 지어 동시에 등반한다. 비가 많이 내려 홍수가 발생하면 폭포 상류에 살던 셸이어피시들이 쓸려 내려오기도 한다.

분석 결과 셸이어피시는 작은 갈고리가 난 지느러미를 활용해 미끄러운 벽면에 달라붙은 채로 폭포를 올랐다. 먼저 가슴지느러미를 벽에 붙인 다음 배지느러미로 몸을 단단히 고정한다. 이후 몸 뒤쪽을 좌우로 흔들며 조금씩 전진한다. 마치 포복 이동과 비슷하다. 셸이어피시의 뼈와 근육도 폭포를 오르는 데 적합하게 진화했다. 가슴지느러미를 받치는 어깨 부근 구조가 견고하고 배지느러미 쪽 근육이 발달해 거센 물살 속에서도 몸을 벽면에 밀착하고 버틸 수 있다.

셸이어피시가 높이 15m의 폭포를 오르는 데는 약 9시간 45분이 걸리는 것으로 계산됐다. 실제 이동에 쓰이는 시간은 15분이고 1시간의 긴 휴식 9번, 총 30분의 짧은 휴식이 포함된다. 운 나쁘게 강한 물줄기에 맞으면 폭포 아래로 추락할 위험도 존재한다. 특히 절벽 중간에 튀어나온 지형을 우회하면서 일시적으로 거꾸로 매달릴 때 물줄기에 맞으면 추락할 위험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셸이어피시가 폭포를 등반하는 주된 이유는 폭포 하류에 사는 실버버터메기(학명 Schilbe intermedius) 같은 포식자를 피하고 먹이 경쟁을 줄이기 위해서인 것으로 추정된다. 물살이 빠르고 얕은 폭포 상류가 생존에 더 유리하다는 것이다. 또 모든 셸이어피시가 이동하는 것이 아니라 작거나 중간 크기 개체들만 이동한다는 분석도 나왔다.

인간 활동이 셸이어피시를 포함한 생물다양성을 위협할 수 있다. 연구팀은 “안타깝게도 루빌롬보강은 인위적 영향에 심각하게 노출됐다”며 “폭포 상류 농경지에서 관개를 위해 강물을 쓰면 건기에 강이 완전히 말라버리는 경우가 있다”고 밝혔다.

#아프리카#셸이어피시#폭포 등반#물고기 진화#생태 연구#콩고민주공화국#포식자 회피#생물다양성#루빌롬보강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트렌드뉴스

트렌드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