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뒷면서 ‘지구돋이’도 본다…54년만에 달라진 3가지

  • 동아일보
  • 입력 2026년 4월 2일 14시 59분


달 탐사 아르테미스 2호 발사 성공
①배변봉투 이용 대신 우주선에 화장실 설치
②길이 19m 태양광 패널 4개로 전력 생산
③광통신으로 4K UHD 영상 실시간 지구 전송

(우주항공청 제공)
(우주항공청 제공)
인류가 반세기 만에 다시 달로 떠났다. 1972년 아폴로 17호 이후 54년 만에 유인 우주선이 지구를 떠나 달로 향하는 역사적인 순간이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1일 오후 6시 35분(현지 시각·한국 시간 2일 오전 7시 35분) 미국 플로리다주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아르테미스 2호 임무를 위해 우주발사시스템(SLS) 로켓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SLS에 실린 유인 우주선 ‘오리온’에는 4명의 우주인이 탑승했다. 이번 임무에서는 중장기적으로 반드시 확보해야 하는 ‘근접 운영(같은 궤도 내 다른 우주선과 결합하는 과정)’ 및 우주선의 생명 유지 시스템, 통신 시스템 등을 종합적으로 검증한다.

이들은 앞으로 10일간 지구 궤도를 벗어나 달 궤도에 진입한 뒤 달의 뒷면을 지나 다시 지구로 돌아오게 된다. 예정대로라면 오리온은 6일 차에 달 뒷면 넘어 7600km 떨어진 지점에 도달할 예정이다. 지구로부터는 약 40만 6800km가 떨어진 곳으로, 역사상 가장 멀리 갔던 아폴로(40만 171km)의 기록을 깰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이번 임무에서는 달 궤도를 돌고 귀환하며, 달 착륙은 2028년으로 예정된 아르테미스 4호 임무에서 수행할 예정이다.

●잠시 들리는 곳에서 거주 공간으로, 달 탐사 패러다임 변화

1일(현지 시간) 미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 케네디우주센터 39B 발사대에서 미항공우주국(NASA)의 아르테미스 2호 달 탐사 로켓이 발사되고 있다. NASA는 아르테미스 2호가 우주비행사 4명이 탑승한 우주선 ‘오리온’을 탑재하고 성공적으로 발사됐다고 밝혔다. 2026.04.02.[케이프커내버럴=AP/뉴시스]
1일(현지 시간) 미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 케네디우주센터 39B 발사대에서 미항공우주국(NASA)의 아르테미스 2호 달 탐사 로켓이 발사되고 있다. NASA는 아르테미스 2호가 우주비행사 4명이 탑승한 우주선 ‘오리온’을 탑재하고 성공적으로 발사됐다고 밝혔다. 2026.04.02.[케이프커내버럴=AP/뉴시스]
인류가 달을 밟았던 50여년 전과 비교하면 현재의 달 탐사는 목적부터 달라졌다. 미국과 소련이 경쟁하듯 달로 향할 때는 그저 일회성으로 잠시 들리는 곳에 불과했다면, 지금의 달은 거주할 수 있고 희소 자원을 채굴할 수 있는 새로운 개척지다. 그 때문에 지금의 달 탐사는 달 기지를 구축하고, 더 나아가 화성 탐사를 염두에 둔 기술 검증 과정이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아르테미스의 탐사 궤적이다. 아르테미스 2호와 유사하게 달 착륙 전 달 궤도를 돌고 온 아폴로 8호의 경우 달을 여러 차례 돌고 난 뒤 지구로 돌아왔다. 이에 반해 아르테미스 2호는 달 뒷면을 돌아 스치듯 선회한 뒤 지구로 귀환하는 ‘자유 귀환 궤도’를 택했다.

AP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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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귀환 궤도는 추가적인 추진력 없이도 달의 중력을 이용해 지구로 귀환할 수 있는 궤도다. 즉 중간에 추진 시스템에 문제가 생기더라도 무사히 우주인이 귀환할 수 있다. 이는 탐사 도중 산소 탱크 폭발로 우주 비행사 모두가 사망할 뻔했던 아폴로 13호가 무사히 지구까지 귀환하도록 ‘생명줄’ 역할을 했던 궤도다. 안형준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 우주 공공 팀 팀장은 “아르테미스 2호는 단계적으로 위험을 줄이며 장기적 탐사 기반을 구축하는 ‘지속가능성 중심 프로그램’의 일부”라며 “아르테미스 2호의 궤적이 단순한 것은 오히려 가장 정교한 공학적 선택”이라고 평가했다.

●50년 전엔 없었던 세 가지, ‘화장실·태양광·광통신’

54년 만에 다시 달로 향하게 되는 유인 우주선 아르테미스 2호가 2일 오전(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 우주센터에서 발사되고 있다. 美 항공우주국 라이브 영상 갈무리
54년 만에 다시 달로 향하게 되는 유인 우주선 아르테미스 2호가 2일 오전(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 우주센터에서 발사되고 있다. 美 항공우주국 라이브 영상 갈무리
이번 임무에서 활용되는 오리온 우주선에는 50여 년 전 아폴로 우주선에 없던 세 가지가 생겼다. 우선 우주인들의 가장 큰 환영을 받은 것은 화장실이다. 이번 임무에 참여하는 제레미 한센 캐나다우주국(CSA) 소속 우주 비행사는 지난해 10월 공개된 영상에서 “임무 중 잠시나마 혼자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오리온 우주선의 내부 거주 공간은 약 9.34㎥로, 최대 4명의 우주인이 21일간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과거 아폴로 우주선은 오리온의 약 3분의 2 정도의 공간에서 화장실은커녕 가림막도 없이 배변 봉투를 이용해 볼일을 봐야 했다. 무중력 상태인 우주에서는 화장실을 설치할 경우 진공청소기처럼 배설물을 흡입해야 하므로, 작은 우주선에서는 압력 변화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당시로서는 난도가 높은 기술이었기 때문이다.

1일(현지 시간) 미 플로리다주 케네디우주센터 바나나 크리크 관람 구역에서 관람객들이 우주비행사 4명이 탑승한 우주선 ‘오리온’을 탑재하고 발사되는 아르테미스 2호 달 탐사 로켓을 지켜보고 있다. 2026.04.02. [케이프커내버럴=AP/뉴시스]
1일(현지 시간) 미 플로리다주 케네디우주센터 바나나 크리크 관람 구역에서 관람객들이 우주비행사 4명이 탑승한 우주선 ‘오리온’을 탑재하고 발사되는 아르테미스 2호 달 탐사 로켓을 지켜보고 있다. 2026.04.02. [케이프커내버럴=AP/뉴시스]
50년 만에 생긴 또 다른 신기술은 ‘태양광 패널’이다. 총 4개의 태양광 패널은 각각 길이가 19m에 달하며, 각 날개에는 햇빛을 전기로 변환하는 태양 전지 1만5000개가 탑재돼 있다. 패널들은 두 축을 중심으로 회전하며 전력 생산량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움직인다. 총 전력 생산량은 최대 11.2kW(킬로와트)로 일반 가정집 두 채에서 사용하는 수준의 양이다. 아폴로 우주선이 달로 향하던 1960~1970년대에는 태양광의 효율이 매우 낮았기 때문에 연료 전지를 이용해 운영했다. 당시 연료전지의 전력량은 오리온 우주선의 절반도 채 되지 않았다.

충분한 전력을 기반으로 오리온 우주선은 달 뒷면을 지나는 41분을 제외한 모든 시간에 지구와 광통신을 하게 된다. 이번 임무에서는 오리온 우주선에 탑재된 광통신 ‘O2O 시스템’을 통해 지구로 4K UHD 영상을 실시간으로 전송하는 기술을 실증할 계획이다. 무선 주파수를 활용했던 아폴로와 비교하자면 ‘라디오’를 듣던 인류가 스마트폰으로 스트리밍 서비스를 즐기게 되는 셈이다. 이번 임무를 통해 달 뒤편에서 지구가 마치 ‘해돋이’처럼 떠오르는 ‘지구돋이’ 영상을 고화질로 즐길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NASA는 2027년 중반 아르테미스 3호를 발사해 지구 저궤도에서 달 착륙선과 오리온 우주선이 결합(도킹)하는 기술을 시험하고, 2028년 아르테미스 4호 임무에서 유인 달 착륙에 시도할 계획이다.
#아르테미스 2호#달 탐사#나사#오리온 우주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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