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 볼록 아랫배가 ‘○○’ 때문? 믿다간 큰일 납니다!

  • 동아닷컴
  • 입력 2025년 1월 23일 14시 59분


여자의 살짝 나온 아랫배는 자궁 때문이라고 주장하는 소셜미디어 게시물.
여자의 살짝 나온 아랫배는 자궁 때문이라고 주장하는 소셜미디어 게시물.
‘여자의 살짝 나온 아랫배는 자궁 때문’이라는 주장이 있다.

남성에겐 없는 ‘새 생명의 산실’이 그곳에 위치해 복벽을 밀어냄으로써 마치 살이 찐 것처럼 볼록해 보인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임신 기간 동안 태아가 자라는 곳인 자궁은 좌우로는 여성의 골반, 앞뒤로는 방광과 직장 사이에 위치해 있다.

“골반 뼈 구조 안쪽에 자궁과 난소가 있다. 여성은 골반 뼈가 더 넓고 기울기가 다르게 형성되어 자연스레 외관이 달라 보인다. 하지만 자궁은 우리가 흔히 말하는 복부에 있지 않다”라고 미국 워싱턴 대학교 의과대학 가정의학 임상 교수 리사 얼랭거 박사가 허핑턴 포스트에 말했다.

복벽에는 많은 신체 구조가 존재한다.
“해부학적으로 설명하면 그 부위에는 피부부터 근막(근육과 내장을 감싸는 강력한 조직)까지 근육, 신경, 혈관, 결합 조직, 지방 등 여러 층이 있다”라고 카츠(Katz) 여성 건강 연구소의 산부인과 책임자 스테파니 트렌타코스테 맥널리 박사가 같은 매체에 밝혔다.

기본적으로 자궁은 임신 중이거나 출산 후 또는 종양이 생겼을 때가 아니면 눈에 띄는 돌출부를 만들지 않는다.

“자궁은 최소 주먹 한 개 크기이며 근종이나 자궁내막증과 같은 의학적 이상 상태로 인해 더 커질 수 있다. 난소에도 공간을 차지하는 양성 낭종이 생길 수 있다”라고 얼랭거 박사가 설명했다.

결론적으로 여성의 뱃살은 자궁과 관련이 없다.

“자궁이 없는 사람도 복부에 지방층이 있고, 제 팔 뒤쪽에도 지방이 있지만 거기엔 자궁이 없다”라고 얼랭거 박사는 말했다.

여성은 남성에 비해 복부 부위에 지방 조직이 더 많은 게 정상이다.
얼랭거 박사에 따르면 난소의 영향을 받는 상태에서 신체는 일반적으로 더 높은 체지방률을 가지는 경향이 있다. 이는 생식 기능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심지어 폐경기에도 복부지장은 뼈, 기분, 성 기능, 뇌와 심장 건강을 보호하기 위해 소량의 에스트로겐을 계속 생성함으로써 역할을 한다고 얼랭거 박사는 덧붙였다.

복부의 지방층은 존재 이유가 충분하기에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라는 조언이다.

하지만 몸의 중심 부위에 지방이 과하게 축적되면 건강 문제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

일반적으로 사람의 몸에 있는 지방의 90%는 피부 바로 아래에 쌓이는 피하지방이다. 두둑한 배를 손으로 쥐면 잡히는 것도 바로 피하지방이다. 나머지 10%는 내장지방이다. 이것은 손이 닿지 않는 단단한 복벽 아래 위치하며 내부 장기들을 둘러싸고 있다. 건강을 위협하는 쪽은 내장지방이다.

내장지방으로 인한 복부 비만은 고혈압, 제2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과 같은 대사 질환은 물론 심장질환, 뇌졸중과 같은 심혈관계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특정 암(유방암, 자궁내막암, 대장암, 췌장암) 위험도 높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치매와도 관련이 있다.

내장에 지방이 두껍게 축적되면 복벽을 밀어내 허리둘레가 커질 수 있다. 여성의 경우 폐경 후 지방이 점점 더 많이 쌓여 남성보다 더 빠르게 체질량 지수(BMI·몸무게(kg)를 키(m)의 제곱으로 나눈 값. 25이상이면 비만) 수치가 높아진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허리둘레를 측정해 남성은 90㎝, 여성은 85㎝ 이상이면 내장지방 축적으로 인한 복부 비만을 의심해 봐야 한다.

내장지방을 줄이려면 건강한 식단과 함께 유산소 운동 중심으로 꾸준하게 운동을 해야 한다.

허리둘레가 같더라도 지방 대부분을 피하지방으로 저장하고 있는 사람은 내장지방 비중이 높은 사람에 비해 건강할 가능성이 높다. 운동을 꾸준히 하면 지방 조직에 변화가 생겨 더 건강하게 지방을 저장할 수 있다는 것이 확인 됐다.

지난해 국제 학술지 네이처 신진대사(Nature Metabolism)에 발표한 미국 미시간 대학교의 연구에 따르면 주4회 규칙적으로 운동한 사람들은 운동을 하지 않은 그룹에 비해 지방을 피하지방으로 저장하는 능력이 더 컸다. 운동을 꾸준히 한 경우 체중 감소가 없더라도 피하지방층에 지방을 더 효과적으로 지방을 축적하도록 조직이 변화한 게 확인 됐다.

운동을 통해 피부 바로 아래에 지방을 저장하는 능력이 좋아지면 건강에 악 영향을 미치는 내장지방 조직에 이를 저장하지 않아도 된다.

이 연구를 주도한 제프리 호로위츠 교수는 “일부 피하지방은 사람에게 좋다. 그것은 몸을 보호하고 에너지원으로 사용된다. 건강한 지방 조직의 20%만이 실제로 지방 세포로 이루어져 있고, 나머지는 염증이 적은 콜라겐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조직은 또한 몸에서 노폐물을 제거하는 모세혈관이 가득 차 있다”라고 텔레그래프에 말했다. 이는 피하지방 조직에만 해당하고 내장지방 조직은 그렇지 않다고 그는 강조했다.
서울 아산병원 제공.
서울 아산병원 제공.

우리 몸은 피하지방보다 내장지방을 더 빨리 축적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희망적인 것은 운동을 통해 내장지방을 줄일 수 있다는 점이다.

내장지방 감소에 가장 효과적인 운동은 걷기와 달리기 같은 지구력 운동이다.

복부를 집중 공략하는 윗몸일으키기는 복부 근육을 단단하게 만들 수는 있지만 내장지방 감소 효과는 없다. 미용 목적의 지방흡입술 또한 복벽 내부에는 도달하지 않아 내장지방 제거 효과가 없다.

호로위치 교수는 빠르게 걷기, 달리기, 자전거 타기, 로잉 머신과 같은 지구력 운동이 웨이트 트레이닝 같은 저항 운동보다 더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

2021년 학술지 ‘비만’(Obesity)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규칙적인 운동과 고강도 운동 사이에 큰 차이가 없으므로 무리하게 운동할 필요는 없다.

세계보건기구(WHO) 주당 150분~300분의 중강도 운동 또는 75분~150분의 고강도 운동을 권장한다.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에 따르면, 중강도 운동엔 ▲빠르게 걷기(대략 시속 3km 내외 속도) ▲보통 속도로 자전거 타기▲체조 ▲가벼운 테니스 치기 ▲수영 ▲고정식 자전거 타기 등이 속한다.

고강도 운동엔 ▲달리기(시속 8km 내외 속도) ▲인터벌 운동(일정 간격을 두고 고강도 운동·휴식·저강도 운동 등을 반복하는 것) ▲킥복싱 ▲축구 경기 ▲암벽등반 등이 있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오늘의 추천영상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