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고려대 초창패] 이민우 퀀텀유니버스 대표 “확장형 콘텐츠를 넘어 새로운 가치를 만들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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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년 3월 22일 20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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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동아 x 고려대학교] 고려대학교는 연구부총장 직속 스타트업 창업·보육 기관 '크림슨창업지원단'을 운영합니다. 크림슨창업지원단과 함께 성장하며 변화와 혁신을 꿈꾸는 2023년 초기창업패키지 유망 스타트업을 소개합니다.

내용 전달이 치밀하거나 시각적, 체감적 요소를 부여하는 등 콘텐츠 경험을 극적으로 만드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다. 따라서 제작 과정에서 어떤 경험을 제공하는 게 좋을지 고민하고 그에 맞는 선택이 이뤄진다. 과거에는 거대한 공간을 움직여 특정 다수에게 경험을 주는 구조였다면 지금은 기술의 발달로 장소의 제약은 어느 정도 극복되고 있다.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혼합현실(MR) 등 다양한 형태의 체감형 장비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체감형 콘텐츠는 우리와 더욱 가까워지고 있다. 증강현실은 기본이고 메타 퀘스트와 같은 일부 가상현실 기기는 비교적 현실적인 가격을 앞세워 대중 속으로 깊게 파고들었다. 이와 반대로 고가임에도 애플이 비전 프로를 통해 보여준 확장현실(XR)은 개인 체감형 기기의 한계를 한 단계 뛰어넘기 위한 시도로 풀이된다.

이민우 퀀텀유니버스 대표. / 출처=퀀텀유니버스


변화의 바람은 우리 앞에 서서히 다가오는 중이다. 게임과 영상 등 콘텐츠 제작사는 이미 움직이고 있다. 기업들도 체감형 또는 새로운 형태의 콘텐츠로 브랜드 이미지를 각인하고 싶어한다. 복합적 경험이 그 무엇보다 중요한 때가 된 것이다. 그리고 이를 차근차근 준비하는 스타트업이 있다. 퀀텀유니버스가 그 주인공이다. 퀀텀유니버스는 단순히 확장형 콘텐츠를 넘어 그 이상을 준비하고 있다. 자세한 이야기를 듣기 위해 이민우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콘텐츠는 기본, 기획부터 퍼블리싱까지 모두 직접 합니다

IT동아 : 퀀텀유니버스에 대한 소개를 부탁한다.

이민우 대표 : 퀀텀유니버스는 코로나 팬데믹이 한창 언급되던 2020년 8월 설립했다. 지금의 CTO와 함께 창업했는데, 확장형 경험을 만드는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 말하는 게 좋을 것 같다. 그게 무엇이냐 생각할 수 있다. 일단 증강현실(AR)로 시작으로 경험의 틀을 조금씩 넓혔고 이를 확장해 현재는 증강현실, 가상현실(VR)을 넘어 혼합현실(MR) 기술 기반의 경험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 아직까지는 기업간 비즈니스(B2B) 중심이지만 점차 일반 소비자와의 접점을 늘려가고 싶다.

IT동아 : 과거에는 XX현실이라고 해서 분리가 되었지만, 지금은 혼합현실, 확장현실이라는 이름으로 다 묶어 설명하고 있다. 퀀텀유니버스는 어떤 분야가 가장 자신 있는지 궁금하다.

이민우 대표 : 일단 퀀텀유니버스가 조금 독특한 회사다. 기술을 베이스로 하고는 있는데 규모 대비 하는 일이 많다. 초기 기획부터 디자인, 개발, 고객에게 배포하는 퍼블리싱까지 모든 프로세스를 직접 진행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아무래도 광고 성향의 콘텐츠를 다루다 보니까 이제 기획 단계에서 전략을 짜고 프로모션이 종료되면 성과를 측정해 제공하는 일도 한다.

우리의 워크플로우가 이렇다면 기술적 강점은 시각적인 요소를 극대화해 보여주는 부분에 있다고 생각한다. 사실 쉬운 일은 아니다. 우리가 만든 결과물이 소비자에게 전해지고 활용이 되어야 가치 있는 것 아니겠는가?

증강현실을 예로 들면 소셜 플랫폼 기반의 네트워크를 갖고 있는 기업들은 자신들의 기술로 구현을 많이 해놨다. 하지만 용량이나 엔진 등 기술적인 부분도 고려해야 된다. 인스타그램 같은 경우 최근 6MB로 늘었지만, 과거에는 4MB에 불과했다. 이 안에서 모든 경험에 필요한 요소를 다 구현해야 된다.

그렇다 보니 초창기에는 데이터 최적화에 몰두해왔다. 같은 용량을 사용해도 더 나은 그래픽, 더 나은 이야기를 전달할 수 있도록 말이다. 반도체를 예로 들면 한정된 공간에 많은 트랜지스터를 집적하는 것이 기술을 가늠하는 기준이 아닌가? 우리 역시 데이터 최적화 기술이 얼마나 잘 되어 있는지 여부가 기술의 척도라 생각한다. 품질(Quality)과 분량(Quantity) 외에 여러 요소의 균형을 맞추는 과정이 정말 중요하다.

가상현실도 그렇다. 온라인 상에서 제대로 된 경험을 제공하는 회사는 많지 않다. 대부분 이 분야는 용량이나 성능 제한 없이 컴퓨팅 성능을 최대한 가져와 구현하는 쪽으로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온라인 VR 게임, 오프라인 전시, 체험관처럼 한정된 공간에서 직접 체험하는 형태다. 반면, 우리는 온라인 지향이니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주고받는 환경까지 고려한다.

계속 변화하는 기술, 힘들지만 성과도 있어

IT동아 : 콘텐츠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어려웠던 부분이나 기억에 남는 사례가 있는가?

이민우 대표 : 솔직히 매순간, 모든 과정이 다 어렵다. 이 분야가 학문적으로 정의된 것이 거의 없는데다 기술 발전 속도도 매우 빠르다. 우리는 콘텐츠를 만들고 있지만, 다양한 기술적 요소까지 필요한 상황이다. 그리고 아직 새로운 기술이니 하드웨어의 발전 속도와 보급 상황 등에 민감하다. 아무리 좋은 기술과 콘텐츠를 만들어도 기기 보급이 안 되어 있다면 보여줄 방법이 없으니 말이다.

메타 공식 홈페이지에 소개된 서머너즈 워 & 스트리트 파이터 2 증강현실 게임. 퀀텀유니버스의 첫 프로젝트로 좋은 성과를 거뒀다. / 출처=IT동아


외적 요소는 아무래도 기기를 개발하는 제조사마다 기술 적용과 표준이 모두 다르다는 점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시도했던 것이 웹-확장현실(WebXR)이다. 웹 기반의 WebGL이라는 표준을 바탕으로 하기에 범용으로 사용 가능하다. 어떤 기기라도 브라우저 가동이 가능하면 쓸 수 있다. 하지만 이 기술도 오래된 엔진이니 성능에 한계가 또 있다. 이런 부분을 계속 연구개발하고 테스트하면서 최적의 사례를 찾는 게 어려웠다. 그러나 최상의 품질과 경험을 전달하자는 목표를 어느 정도 달성했다 생각한다.

기억에 남는 것은 아무래도 창업하고 지금의 CTO와 작업한 첫 프로젝트다. 컴투스가 서비스하는 서머너즈 워라는 게임이 있다. 창업 당시 그 게임이 캡콤의 스트리트 파이터 2와 컬래버레이션을 진행했는데 광고 캠페인으로 간단한 증강현실 게임을 개발했다. 둘이서 공부도 하고 테스트하면서 열심히 만들었다. 이게 미국과 프랑스 쪽에서 알려져 좋은 성과를 냈고 메타 공식 홈페이지에도 소개가 됐다. 첫 사례지만 매우 기쁘고 기억에 남는다. 이렇게 소개되는 일이 쉽지 않으니 말이다. 현재는 메타의 확장현실(XR) 부문 기술 공식 파트너사에 소속되어 있다.

현대카드 다빈치 모텔 프로젝트는 메타와 협업해 여러 기술을 개발할 수 있었다고 한다. / 출처=퀀텀유니버스


다른 것은 현대카드 다빈치 모텔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였다. 현대카드가 1년에 한 번 진행하는데 1960년대 미국 모텔 콘셉트로 다양한 이벤트를 연다. 우리는 그 공간을 혼합현실(MR)로 구현하는 작업을 했다. 당시 메타 퀘스트 프로를 활용했는데 그 누구도 본 적이 없고 세계관 정도로만 이해하던 다빈치 모텔을 구현하기가 쉽지 않았다. 현대카드 관계자들과 긴밀하게 협의하며 다빈치 모텔을 구현할 수 있었다. 공간도 중요하지만, 소리도 중요했다. 이 부분은 메타 사운드 엔지니어 팀과 함께 공간 오디오 기술을 구현해 넣었다. 무엇보다 개발하면서 메타와 함께 공간 오디오를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 연구하고 개발 도구도 함께 기술 개발하는 등 힘들었지만 분명한 성과도 있었다.

허황된 개념 아니라 진짜 실력 보여주는 회사로 성장할 것

IT동아 : 어떤 부분에서 매력을 느껴 확장형 콘텐츠 분야에 뛰어들었는지 궁금하다.

이민우 대표 : 가상현실, 증강현실 모두 공간적인 부분에서 미디어적 요소, 스토리텔링 등 다양한 요소가 어우러진 결과물이다. 이렇게 복합적 요소가 포함되어 있는 게 내가 원하는 것과 맞닿아 있다고 생각했다. 콘텐츠 분야에서 오랜 시간 경험을 쌓았고 내가 공을 들인다면 충분히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도 들었다.

IT동아 : 쉽지 않은 여정이었을 것 같은데 창업에 대한 이야기가 궁금하다.

이민우 대표 : 원래 대학에서 건축을 전공했다. 이 분야에 관심이 많아 진학을 결심했는데, 건축이라는 것이 먼 과거를 포함하면 그 무게가 상당하다. 경직된 느낌이랄까? 그렇다 보니 내가 순발력을 가지고 뭔가 이걸 바꿔서 보여주고 하는 게 쉽지 않은 구조라고 생각했다. 겪어보니까 나는 사람들에게 역동적인 무언가를 보여주거나 체험을 시켜주는 것에서 즐거움을 얻는 쪽이었다. 이에 내 의도대로 할 수 있는 것을 공부하고 싶어 대학원은 디지털 미디어 디자인 분야를 전공했다.

2005년 대학원 진학을 했을 때 당시만 하더라도 관련 기술은 많지 않았다. 하지만 빠르게 준비해야 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기에 우선 다양한 실무 경험을 쌓는데 주력했다. 일반적인 촬영 편집부터 시작해 컴퓨터 그래픽(CG), 3D 기반의 인터랙티브 콘텐츠 쪽에서 10년 가량 일했다.

이민우 퀀텀유니버스 대표. / 출처=IT동아


2006년에 작은 스튜디오를 차려 첫 창업을 했다. 이후 2010년 가을 즈음에 다시 창업을 했다. 프레젠테이션 성향의 영상을 만드는 회사였는데 CGI 기반 영상에 더 집중했었다. 노력했지만, 아쉽게도 두 번의 시도 모두 결과는 좋지 않았다. 그래서 정식으로 전반적인 시장 구조와 업무 흐름을 배우고 싶어 크리에이티브 에이전시에 취업해 5년 정도 근무를 했다. 여기에서 전시 콘텐츠와 전시 인터랙티브 콘텐츠, 소셜 미디어의 영상 광고 콘텐츠 등을 프로듀싱했다.

처음 기술개발을 시작했을 때 바로 시작하기에 기술적으로 역부적인 부분이 있었다. 그래서 더 빠르게 다가갈 수 있는 증강현실부터 시작했다. 마침 코로나 팬데믹을 마주하면서 메타와 틱톡, 스냅챗 등에서 발 빠르게 증강현실을 실제 활용할 수 있도록 구현하고 있었다. 우리나라도 스노우가 필터 형태로 배포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이것을 보면서 비즈니스를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IT동아 : 그 과정에서 고려대 크림슨 창업지원단의 초기창업패키지 프로그램은 도움이 되었는가?

이민우 대표 : 우리는 기본적으로 확장 기술을 바탕으로 콘텐츠를 만드는 회사다. 하지만 크게 성장하려면 쉽지 않은 근본적 구조가 있다. 콘텐츠를 많이 만들거나 고가에 전달해야 되는데 그것만으로도 사실 한계가 있다. 새로운 분야에서 사례를 구축하는 것은 더더욱 어렵다. 우리가 성과를 냈던 사례(현대카드)는 매우 독특한 케이스다. 이 분야에 있으면서 스케일업을 하기 위해 여러 방법을 고민하고 연구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고려대 크림슨 창업지원단 초기창업패키지 프로그램을 알게 됐다.

매우 만족스러운 것이 분야를 가리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리고 사업을 운영함에 있어 필요한 지원이 이뤄져서 좋았다. 이를테면 특허 관련 자문을 해주거나 법률 검토 등을 전부 지원받을 수 있었다. 연계 사업에 대한 안내도 계속 해줘서 정말 유용한 프로그램이 아니었나 생각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인기가 많은 걸로 알고 있다.

IT동아 : 퀀텀유니버스의 향후 목표, 계획은 무엇인지 궁금하다.

이민우 대표 : 일단 두 가지 계획을 갖고 있다. 하나는 콘텐츠를 만드는 회사로써 기업 뿐만 아니라, 일반 시장과 공감할 수 있는 콘텐츠를 선보이고 싶다. 혼합ㆍ확장현실에 다양한 사례도 있지만, 이제 애플 비전 프로의 등장으로 이 시장이 다시 주목받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이와 관련한 여러 준비를 진행 중이다.

퀀텀유니버스는 뷔즈(VUIZ)를 통해 콘텐츠 기업 그 너머를 꿈꾼다. / 출처=퀀텀유니버스


그 다음은 뷔즈(VUIZ)다. 사실 증강현실, 가상현실 분야 콘텐츠 크리에이터는 영상과 달리 정보를 공유할 커뮤니티가 없다. 퀀텀유니버스도 어떻게 보면 회사의 형태를 갖추고 있지만, 콘텐츠를 만드는 크리에이터로 출발했다. 둘러보면 규모도 크고 성향이 다양한 크리에이터가 전 세계에 있는데 어디 낄 곳이 없다는 게 늘 안타까웠다. 최근에는 기업들이 비즈니스 측면에서 다양한 시도를 하는데 이걸 누구에게 맡겨야 하는지 어려움을 겪는 경우도 봤다. 이때 직접 나서서 가교 역할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뷔즈는 전 세계 크리에이터가 모여 자신의 포트폴리오를 뽐내고 알리는 공간이자 기업을 연결해주는 공간으로 만들고자 한다. 특히 온 프로덕트(On-Product) 부문에서 의미 있는 성장세를 보여주고 싶다. 콘텐츠 회사를 넘어 스케일업 할 수 있는 능력까지 보여주는 게 목표다.

사실 내부적으로는 메타버스라는 단어를 쓰지 않았다. 그러나 상관없이 비슷한 부류의 그룹으로 묶여 있는데 최근 관심이 많이 빠진 상태다. 그렇다 보니 이에 대한 지원이 예전만 못하다. 주변에도 어려움을 겪는 회사들도 제법 많다. 그 가운데서도 퀀텀유니버스는 허황된 개념이 아니라 진짜 실력을 보여줄 수 있는 회사라는 것을 증명하고 싶다.

IT동아 강형석 기자 (redbk@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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