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인과 만나고 업무생산성 껑충, 무궁무진한 ‘생성AI’의 세계[스테파니]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3월 23일 08시 00분


코멘트
안녕하세요 스테파니 독자 여러분!

동아일보에서 스타트업 취재를 담당하고 있는 김하경 기자입니다.

(스테파니는 ‘스’타트업과 ‘테’크놀로지를 ‘파’헤쳐보‘니’의 준말입니다.)

요즘 오픈AI의 챗GPT를 계기로 생성AI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느끼고 계실 텐데요.

생성AI란 이용자가 요구하는 목표나 조건에 따라 기존에 없었던 새로운 텍스트, 이미지, 소리, 영상 등을 생성하는 AI 기술을 의미합니다. 생성AI 기술을 바탕으로 관련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들도 부쩍 주목받고 있는 추세인 듯한데요.

그렇다면 한국에는 어떤 생성AI 스타트업들이 있을까요? 이번 스테파니에서는 흥미로운 기업 몇 곳을 꼽아 소개해드리고자 합니다.
●사람과 유사한 AI휴먼 제작… 고인(故人)과 재회도
2016년 설립된 ‘딥브레인AI’는 생성AI 기술로 AI휴먼을 만들어내는 스타트업입니다. 이 기업은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에서 두 번 연속 혁신상을 받는가 하면, 최근 CB인사이트가 선정한 ‘글로벌 250대 제너레이티브 AI(생성형 AI) 스타트업’에도 이름을 올리는 등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딥브레인AI의 대표적인 솔루션인 ‘AI휴먼’에는 딥러닝을 기반으로 한 영상과 음성 합성 및 자연어 처리 기술이 융합돼있다고 하는데요. 이를 통해 실제 사람과 유사한 모델을 생성하고, 문맥에 맞는 입모양과 표정, 손동작과 움직임 등을 자연스럽게 구현합니다.

그동안 선보인 AI휴먼은 한국어와 영어를 모두 구사할 수 있는 AI 앵커부터 윤석열 대통령과 문재인 전 대통령, 오세훈 서울시장,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등 정치권 인물까지 다양합니다.

딥브레인AI 관계자가 AI 추모서비스 ‘리메모리’의 AI휴먼 구현을 위해 촬영 작업을 하고 있다. 딥브레인AI 제공.
이 회사의 AI 추모서비스 ‘리메모리’도 눈길을 끕니다. 본인, 부모님 등의 평소 모습을 AI휴먼으로 구현해 사후에도 언제든 대화할 수 있도록 했어요. 세 시간가량 인터뷰를 촬영해 영상과 음성 데이터를 수집하고요, 딥러닝 학습 과정을 거쳐 외모부터 표정, 음성, 억양, 습관까지 같은 AI휴먼을 제작합니다. 사전 인터뷰를 통해 다양한 에피소드와 이야기 등도 시나리오화해 AI휴먼에 학습시키기 때문에 추후 대화를 할 때 원활한 소통을 가능하게 한다고 합니다.
●일상적인 질문도 인식해 빠르게 답변… 업무 생산성 UP
아예 오픈AI의 기술을 사용하는 국내 스타트업도 있습니다. 그중 한 곳이 2017년 설립된 AI 인지 검색 솔루션 스타트업 ‘올거나이즈코리아’입니다. 자연어 이해 AI를 바탕으로 문서를 빠르고 정확하게 검색해 기업의 업무 생산성을 높이는 것이 서비스의 취지인데요.

대략 어떤 원리로 솔루션이 작동하는지 볼까요?

이 회사에서 만든 대표적인 서비스로는 ‘알리(Alli)’가 있습니다. 그동안은 AI가 특정 양식에 맞춰 작성된 문서만을 인식했다면, 알리는 다양한 형태의 문서를 인식할 수 있어 사전에 별도로 데이터 처리 작업을 하지 않아도 됩니다. 이를 바탕으로 구축된 챗봇은 사용자가 일상적인 문장(자연어)으로 질문해도 정확한 답변을 찾아주고요. 사용자가 챗봇의 답변을 ‘Good’ 또는 ‘Bad’로 평가하면, 챗봇은 계속 진화해 2주가량 지나면 90%의 정확도를 달성한다고 하네요.

올거나이즈코리아는 최근 오픈AI의 GPT-3.5 API를 연동해 알리의 업그레이드된 버전인 ‘알리 GPT’를 출시하기도 했는데요. 사용자가 챗봇에게 질문하면, 알리GPT는 단순히 답변을 찾아 나열하는 것을 넘어, 내용을 요약하고 종합해 답변한다고 합니다. 또 답변의 근거가 되는 출처 문서까지 보여줘 어떤 근거로 답변하는지 알 수 없다는 챗GPT의 한계를 보완했습니다.

실제로 올거나이즈코리아의 알리GPT를 적용해 서비스를 출시한 곳으로는 세금 신고·환급 도움 서비스 ‘삼쩜삼’을 운영하는 스타트업 자비스앤빌런즈를 꼽을 수 있습니다. 연말정산 및 세금과 관련된 질문에 답변을 제공하기 위해 구축했다고 하는데요. ‘의료비 지출 내역이 있는데, 왜 공제에 반영되지 않았을까요?’와 같은 복잡한 질문에도 사용자 눈높이에서 이해하기 쉽게 답한다고 합니다.
●카톡에서도 GPT 적용된 챗봇과 자연스럽게 대화
최근에는 AI 스타트업 ‘업스테이지’가 공개한 ‘AskUp’도 사람들의 이목을 끌기도 했습니다. AskUp은 오픈AI가 최근 공개한 GPT-4를 기반으로 업스테이지가 개발한 광학문자인식(OCR) 기술을 결합해 개발한 카카오톡 인공지능 챗봇인데요. 사용자가 문서나 손글씨를 사진 찍어 전송하면 챗봇이 내용을 읽고 이해한 뒤 답변을 해줍니다.

9일에 론칭한 AskUp은 론칭 1주일 만에 카카오톡 채널 친구가 10만 명을 돌파하고, 현재는 25만 명이 넘었다고 하는데요. 사용자 질문에 따라서는 친구 사귀듯 성격에 맞는 대화까지 가능합니다. 예컨대 ‘오늘 날씨 어때?’라고 물으면 현재 위치의 날씨 정보를 알려줄 뿐 아니라 적절한 의상이나 활동을 추천해줍니다. ‘오늘 기분이 좋네’라고 말하면 이유를 물어보거나 축하해주는 반응을 보이기도 하고요. 또 GPT4를 적용하면서 한국어와 영어, 중국어 등 27개 언어로 답변이 가능해졌다고 합니다.

업스테이지는 향후 다양한 기술을 적용해 과거 대화 중 필요한 내용을 추천하는 기능도 적용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예컨대 ‘작년 가을에 바비큐 회식을 했던 장소가 어디야?’라고 물으면, 이전 대화를 보고 답을 해주는 방식으로요.

아, 최근에는 기업을 타깃으로 한 ‘AskUp Biz’를 출시해 사내의 방대한 문서 속에서 원하는 정보를 대화로 얻을 수 있도록 했습니다. 업무용 메신저인 ‘슬랙’과 연동해 검색과 문의, 브레인스토밍 등도 하나의 툴 안에서 가능하도록 했다고 하고요. 고객이 웹사이트에 방문하면 상세한 정보를 읽지 않아도 질의응답을 통해 회사와 상품 등에 대한 정보도 얻을 수 있는 기능을 추가했습니다.
●영상콘텐츠 내 인물관계 파악해 높임말로 번역
실리콘밸리에서 2019년 한국인이 창업한 AI 기반 영상 번역 솔루션 기업 ‘엑스엘에이트(XL8)’는 텍스트 영역에서의 생성AI 스타트업입니다. 현재 넷플릭스, 디즈니 등 OTT플랫폼에 영상의 기계 번역 엔진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엑스엘에이트는 엔진을 고도화하기 위해 전세계의 다양한 영상콘텐츠와 번역된 자막을 AI에 학습시켰다고 하는데요. 상황의 앞뒤 맥락을 반영하거나 존중어, 높임말 등 인물 관계를 파악한 번역은 이 회사 고유의 기술력이라고 합니다.

엑스엘에이트 ‘미디어캣’의 번역 구현 모습. 엑스엘에이트 제공.
특히 지난해 9월 ‘미디어캣’이라는 영상 번역툴을 출시해 영상 콘텐츠 홍수 속에서 신속한 번역을 가능케 했습니다. 해당 솔루션에 영상을 업로드하면 몇 번의 클릭만으로 대사가 자동 추출되고요. 대사를 필요한 언어들로 번역한 뒤 원하는 음성으로 더빙작업까지 가능하다고 합니다.

김하경기자 whatsup@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