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은 생체 에너지 균형 깨진 것… 근육량 늘리고 체지방 줄여야 성공”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1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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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다이어트

이재동 경희대 한의과대학 학장
이재동 경희대 한의과대학 학장
새해 다짐에 체중관리가 빠질 수 없다. 경희대 한의과대학 이재동 학장(경희대한방병원 침구과·비만센터 교수)은 우리 몸의 생체에너지에 문제가 생기면 비만이 나타난다고 주장한다. 체중관리에 에너지 다이어트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이 학장은 “수많은 질병은 대부분 평소 잘못된 생활습관으로 인한 생체에너지 문제로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이 학장에게 비만과 에너지 다이어트에 대해 알아봤다.

비만-질병 관리하는 ‘에너지 다이어트’


우리가 먹고 마시는 음식에 따라 몸 안에서 에너지가 만들어진다. 에너지는 운동이나 일상의 움직임에 따라 순환하면서 인체 기관에 공급된다. 또한 수면 등 생체 리듬에 따라 에너지 균형을 이루면서 생명활동을 이어간다.

생명 활동에 중요한 생체 에너지에 문제가 생기면 다양한 질병이 나타나게 된다. 이는 나무의 잎이 마르고 꽃이 시드는 이유가 잎이나 꽃의 문제가 아니라 대부분 뿌리에서 영양 공급을 제대로 받지 못해서 발생하는 것과 같다. 그중에서도 가장 먼저 나타나는 증상이 비만이다. 이 학장은 “에너지 다이어트는 단순히 적게 먹고 많이 움직이는 다이어트가 아니라 생체에너지 조절을 통해 비만을 관리하는 방법”이라며 “비만관리뿐만 아니라 질병까지 치료할 수 있는 건강한 다이어트법”이라고 말했다.

저탄고지, 황제다이어트, 원푸드다이어트와 1일 1식, 간헐적 단식 등이 모든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다. 다이어트도 자신의 몸 상태에 따라 맞는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생체에너지의 생성 기능에 문제가 있는 사람은 마른복부비만형이 많은데 배가 나왔다고 1일1식을 하면 하루 기초대사에 필요한 음식을 한 번에 먹게 돼 소화기능에 부담을 주게 된다. 이는 결국 근육이 줄고 대사력은 저하돼 복부비만이 더 심해질 수 있다. 이렇게 에너지 생성기능에 문제가 있는 사람은 일일 기초 대사량에 필요한 음식을 자주 조금씩 먹는 것이 좋다.

에너지 순환 안 되면 ‘마른 비만’ 유발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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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의 에너지는 수승화강(水昇火降)의 큰 에너지 순환을 말한다. 이는 태양의 불 에너지가 하강하면 땅의 물 에너지가 수증기가 돼 상승하고 다시 땅으로 비를 내리면서 생명체가 만들어지는 일련의 과정이다. 지구의 모든 생명체는 자연의 에너지에 영향을 받는다.

한의학에서는 인체도 소우주라 하여 심장의 불 에너지는 하강하고 신장의 물 에너지는 상승하는 수승화강의 에너지 순환을 한다고 본다. 건강한 삶은 자연의 에너지와 인체의 에너지가 서로 순응하고 조화를 이루는 것이며, 가장 기본적으로 밝은 낮에는 활동하고 어두운 밤에는 잠을 자는 것으로 일정한 생체리듬을 유지할 수 있다. 이는 비만관리에도 매우 중요하다.

에너지 생성에 문제가 있는 사람은 평소 소화가 잘되지 않고 손발이 차고 늘 피곤함을 느낀다. 체형은 마른복부비만으로 나타난다. 이는 에너지 생성이 원활하지 않기 때문에 체내 근육량이 부족하고 대사량이 떨어져 복부나 하체, 엉덩이에 지방이 쌓이게 된다. 마른복부비만은 소화기능이 약한 경우에서 많이 볼 수 있다.

평소 물만 먹어도 살이 찐다는 사람은 에너지 순환 공급에 문제가 생긴 경우가 많다. 아침에 자고 일어나면 몸이 무겁고, 얼굴이 붓는다. 자리에 자주 눕고 싶어 하며 체형은 전신비만으로 나타난다. 이는 에너지 생성이 소모보다 많아 지방의 형태로 쌓인 것으로 평소 심폐순환기능에 문제가 있는 체질에서 많이 나타난다. 에너지 균형조절에 문제가 있는 사람은 평소 수면 장애를 겪을 가능성이 크다. 성질이 급하고 외향적이며, 상체비만으로 나타난다.

우리 몸은 크게 뼈, 근육, 체지방, 체수분 등으로 구성돼 있다. 한의학에서는 에너지가 흐르는 경락은 뼈와 근육 속에 분포하고 있다고 본다. 근육은 에너지 흐름의 통로, 체지방은 에너지 흐름을 방해하는 물질이다. 따라서 건강한 생체에너지의 기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근육량은 늘리고 필요 이상의 지방량은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비만관리를 단순히 체중 감량만을 목표로 하면 체중이 빠지면서 근육도 함께 빠지는 경우가 많다. 이는 결국 체내 지방 함량을 높여 더 큰 문제를 유발할 수 있어 근육량은 늘리면서 체지방은 감소시키는 데 중점을 둬야 한다.

체내 근육량은 단백질 위주의 음식 섭취와 근력 운동으로 늘릴 수 있다. 체내 지방은 필요 이상의 음식을 과하게 섭취하거나 정제 탄수화물 등 포도당이 급격히 오르는 음식을 섭취할 경우 혈액 속의 혈당수치가 갑자기 높아진다. 이 경우 인슐린을 대량으로 분비해 혈당을 필요 이상으로 낮춤으로써 우리 몸은 위기의식을 느껴 에너지를 축적하고자 지방을 저장하게 된다. 따라서 체지방을 줄이기 위해서는 식사량을 줄이고 저탄수화물 고단백질 중심의 인슐린을 낮추는 식단조절과 체지방 대사를 위한 유산소 운동 등 개인별 맞춤관리가 중요하다.

체형별 다이어트 방법


● 마른 복부 비만형: 에너지 생성을 위해 잘 먹어야 한다. 좋은 음식을 천천히 자주 먹는다. 위 기능이 약해 한 번에 많은 음식을 먹을 수 없기 때문에 조금씩 자주 먹고 입에서 씹어 소화시킨다는 생각으로 천천히 먹어야 한다. 근육량을 늘리기 위해 단백질 음식을 조금씩 자주 섭취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현미 잡곡도 소화가 힘들기 때문에 백미, 찰밥(찹쌀떡)을 권장한다. 따뜻한 성질의 음식을 추천하며 밀가루음식과 찬 음식(탄산음료)은 금물이다. 마른 복부 비만형은 몸의 에너지를 올리는 것이 중요하다. 올바른 걷기 운동만으로 에너지를 올릴 수 있다. 걸을 때 배는 당기고 몸을 세워 바르게 걷는다. 이때 속도는 편안한 속도로, 무리하지 않는다. 단전호흡. 요가, 스트레칭 등이 좋다. 수영은 에너지 소모가 심해 권하지 않는다.

● 전신 비만형: 최대한 소식하며 위 크기를 줄여야 한다. 요요를 막으려면 간식은 금물이다. 저탄수화물 고단백질 위주의 음식을 섭취한다. 지방이 많은 음식은 자제해야 한다. 전신 비만형은 몸의 에너지를 순환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빠르게 걷는 것이 도움이 된다. 에어로빅, 수영, 조깅, 등산 등 유산소 운동을 추천한다.

● 상체 비만형: 에너지를 아래로 끌어 내리도록 물을 많이 마신다. 맵고 짜거나 더운 성질의 음식은 피하고 찬 성질의 음식을 추천한다. 바다에서 나는 해산물 등 찬 성질의 음식이 좋다. 특히 커피, 녹차 등 카페인이 들어간 음식은 주의한다. 상체 비만은 많이 먹어도 대사가 항진돼 살이 찌지 않는 체질이다. 음식보다는 수면이 중요하다. 몸의 에너지를 줄이는 데 목표가 있다. 하체에 힘을 주고 걷는 것과 계단 오르기가 도움이 된다. 발끝 치기, 뒤꿈치 자극법, 스쾃 등 하체 강화 운동이 도움이 된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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