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는 내수용 회사?” 글로벌 진출 포석 까는 엔씨소프트

  • 동아닷컴
  • 입력 2022년 5월 31일 17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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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씨소프트만큼 국내에서 평가가 엇갈리는 회사도 드물다.

‘리니지’를 통해 한국 온라인게임 시장의 성장을 이끌었고, ‘리니지2’, ‘아이온’, ‘블레이드&소울’ 등의 뛰어난 기술력을 선보여 게임 시장의 수준 높였다는 긍정적인 평가도 있지만, ‘돈 없으면 못 하는 게임을 만드는 회사’ 그리고 ‘내수용 게임사’라는 부정적인 평가가 동시에 존재한다.

실제로 엔씨소프트는 10~20대 게임 이용자들에게 ‘리니지M’의 엄청난 성공을 시작으로, 엔씨소프트는 국내 시장에만 집중하는 회사라는 이미지가 상당히 굳어져 있는 상태다.

엔씨소프트(자료 출처-게임동아)

앱애니(현 data.ai) 발표를 보면 엔씨소프트는 2021년 한 해 동안 한국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가장 많은 매출을 기록한 게임회사는 엔씨소프트였다. 출시 지금까지 꾸준히 구글플레이 매출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리니지W’를 필두로, ‘리니지M’, ‘리니지2M’, ‘블레이드&소울2’ 등의 게임이 매출을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이 압도적인 국내 매출에 비해 2021년 전 세계 모바일 퍼블리셔 중 엔씨소프트는 18위에 머물렀다. 이는 넥슨과 넷마블보다 낮은 순위로, 세계 5위 규모의 한국 모바일 게임을 석권하고 있는 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는 중위권에 머무른 셈이다.

이러한 지표를 보면 엔씨소프트는 국내 시장에서만 매출이 집중된 회사라는 꼬리표를 달기 충분해 보인다. 하지만, 모바일에서 시선을 넓혀 온라인, 엔터테인먼트 사업까지 살펴보면 이야기는 조금 달라진다.

리니지W(자료 출처-게임동아)
리니지W(자료 출처-게임동아)

먼저 엔씨소프트의 2021년 연간 해외 및 로얄티 매출은 7,336억 원에 달한다. 이는 엔씨소프트 창립 이래 최대 수치다.

이러한 성장세는 2022년 1분기에도 이어져 엔씨소프트는 ‘리니지W’가 아시아 지역에서만 2,107억에 달하는 매출을 견인하며, 1분기 매출 36%를 해외 로열티 매출로 달성하기도 했다.

이러한 해외 매출 성과에는 리니지의 글로벌 시장 영향력이 한몫했다. 국내에서 ‘리니지’는 내수용 게임이라는 이미지가 강하지만, 사실 ‘리니지’는 1세대 온라인게임 중 가장 적극적으로 해외 진출을 추진한 게임 중 하나였다.

리니지 이미지(자료 출처-게임동아)
리니지 이미지(자료 출처-게임동아)

실제로 ‘리니지’를 비롯해 후속작인 ‘리니지2’는 출시 이후 꾸준히 글로벌 시장에 문을 두드렸고, 중국, 대만 등의 아시아 국가와 러시아 및 동유럽 지역에서도 상당한 인지도를 구축하기도 했다.

다만 중국을 중심으로, 게임을 불법으로 서비스하는 사설 서버가 만연하여 매출을 기록하기 어려웠고, 최근까지도 이 사설 서버는 만연하여 2019년 중국 내 ‘리니지’ 사설 서버만 5천 개 이상으로 추정될 만큼, 정상적인 서비스를 이어가지 못했다.

그럼에도 대만 시장을 비롯한 다수의 아시아 국가에서 매출 최상위권을 기록했으며, 이 영향력에 힘입어 2017년 대만 시장에 서비스된 ‘리니지M’은 대만 모바일 게임 시장의 전체 매출을 2배 이상 상승시키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길드워2' 세번째 확장팩 '엔드오브드래곤즈'(자료 출처-게임동아)

북미 유럽 시장에서는 ‘길드워2’가 여전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엔씨의 자회사인 아레나넷 스튜디오가 개발한 ‘길드워2’는 지난 2012년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전 세계 2,000만 명의 이용자를 보유한 MMORPG(대규모 다중 접속 온라인 역할수행 게임)으로, 시리즈 누적 매출(1편 포함) 1조 원을 달성한 작품이다.

북미 유럽 시장에서 꾸준한 서비스를 이어가던 ‘길드워2’는 3년간 사용자 수가 2배 이상 증가했고, 지난 2월 선보인 신규 대규모 확장팩 ‘엔드오브드래곤즈(End of Dragons)’를 기점으로,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길드워2’의 선전으로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4분기 북미 유럽 매출 383억을 기록하며, 매출이 전년 대비 100억 이상 증가했고, 실적 역시 21% 상승하기도 했다.

엔터테인먼트 사업의 성장도 이어졌다. 엔씨소프트가 설립한 K-POP 플랫폼 ‘유니버스’는 지난해 전 세계 다운로드 2천만 건을 돌파했다.

온라인 라이브 콘서트 ‘UNI-KON’을 비롯해 팬파티, 쇼케이스, 라이브콜 등의 이벤트와 5천 개 이상의 K-POP 콘텐츠를 보유한 ‘유니버스’는 해외 이용자 비율이 89%에 달하는 등 국내보다 해외 시장을 중심으로 공략에 나서는 중이다.

이렇듯 ‘내수용 게임회사’라는 꼬리표가 무색하게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워가고 있는 엔씨소프트는 2022년 해외 시장 공략에 더욱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지난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김택진 대표는 “개발 초기 단계부터 글로벌 이용자의 요구를 반영하는 오픈형 R&D 기조를 만들어가고 있다”라고 발언한 바 있다. 이러한 엔씨의 달라진 모습은 최근 공개된 최신작 ‘TL’과 ‘프로젝트E’에도 고스란히 반영되어 있다.

TL(자료 출처-게임동아)

먼저 대규모 프로젝트인 ‘TL’(Throne and Liberty)은 바람의 방향과 세기가 활의 사거리에 영향을 미치고, 비가 오면 번개 마법이 광역으로 바뀌는 등 환경에 따라 상황이 바뀌는 차별화된 게임 환경을 구현한 작품이다.

PC, 콘솔로 출시 예정인 ‘TL’은 개발 초기부터 글로벌 시장을 타겟으로 개발 중이며, 지난 3월 공개된 트레일러 영상 조회 수가 800만을 돌파하는 등 해외에서도 큰 관심을 받는 중이다.

프로젝트E(자료 출처-게임동아)

여기에 서낭당과 무당 그리고 조선시대 무사 등의 이미지가 공개되며, 폭발적인 관심을 받은 ‘프로젝트E’의 경우 수십, 수백 개의 콘셉트를 설계해 게임에 접목하여 개발 중이며, 전세계 다양한 문화권의 이용자를 포용할 수 있는 거대한 세계를 선보일 계획이다.

엔씨소프트 사옥(자료 출처-게임동아)
엔씨소프트 사옥(자료 출처-게임동아)

이와 함께 연 매출액 16%에 달하는 자본을 R&D에 투자하여 AI(Artificial Intelligence, 인공지능), 차세대 그래픽, 그리고 사운드 분야 기술 개발을 확장해 '글로벌 종합게임기업'으로 성장해 나가겠다는 것이 엔씨소프트의 방침이다.

이처럼 엔씨소프트는 절반 이상에 달하는 국내 매출 비중을 줄이고, 글로벌 시장 성공을 위한 신작 개발과 기술 발전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등 본격적인 행보에 나서고 있는 모습이다.

과연 엔씨소프트가 어떤 새로운 모습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을 거둬 ‘내수용 게임회사’라는 세간의 평가를 뒤집을 수 있을지 앞으로의 모습이 궁금해진다.

동아닷컴 게임전문 조영준 기자 june@gamedong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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