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기모드공유하기
동아일보|IT/의학

“과학기술 경쟁 심할수록 협력해야”

입력 2021-12-03 03:00업데이트 2021-12-03 03:06
글자크기 설정 레이어 열기 뉴스듣기 프린트
글자크기 설정 닫기
민원기 외교부 과학기술협력대사
지난달 30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외교부 주최로 열린 ‘글로벌기술외교포럼’에 참석한 민원기 외교부 과학기술협력대사. 그는 “국가 간 기술 경쟁이 격화하면서 과학기술 외교의 중요성이 더욱 커졌다”고 강조했다. 고재원 동아사이언스 기자 jawon1212@donga.com
“과학기술 없인 외교도 불가능합니다. 글로벌 기술패권 경쟁 시대에서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는 동시에 글로벌 협력을 모색하는 것이 한국의 살 길입니다.”

지난달 30일 오후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외교부 주최로 열린 ‘글로벌기술외교포럼’에서 만난 민원기 외교부 과학기술협력대사는 “과학기술이 국민의 삶을 좌우하고 국가 경쟁력을 결정하는 것을 넘어 외교 현장에서도 핵심 화두가 되는 시대가 왔다”며 이같이 말했다.

10월 취임한 민 대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차관과 국제전기통신연합(ITU) 이사회 의장,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인공지능전문가그룹(AIGO) 의장 등을 역임한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정책 전문가다. 현재는 한국뉴욕주립대 총장을 맡고 있다.

과학기술협력대사는 정식 외교관 신분은 아니지만 정부의 대외 과학기술 협력 활동을 지원하고 국제사회 과학기술 현안에 대한 전략을 자문하는 역할을 맡는다. 2011년 처음 신설된 뒤 2013년부터 공석이었다가 과학기술 외교의 필요성이 다시 제기되며 8년 만에 부활했다.

미국 상원은 6월 인공지능(AI)과 양자과학 등 중점 과학기술 분야에 향후 5년간 최소 2500억 달러(약 297조5000억 원)를 투입하는 ‘혁신경쟁법’을 통과시켰다. 중국은 올해 초 ‘14차 5개년 계획’을 통해 제조업과 기술 자립화를 천명했다. 다른 나라들도 연구개발(R&D)과 인적 역량을 강화하고 우주과학 등 핵심기술에 대한 강력한 보호주의를 펼치고 있다.

민 대사는 “미국과 중국 간 기술패권 경쟁이 격화하면서 한국을 서로 끌어들이려는 요구가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며 “한국이 가진 경쟁력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려면 국제적인 협력을 담당할 역할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설명했다.

한편으론 국가 간 과학기술 협력도 강조되고 있다. ‘인공태양’으로 불리는 국제핵융합실험로(ITER)는 에너지 문제 해결을 위해 세계 과학 강국들이 손을 잡은 대표적인 국제 협력의 사례로 꼽힌다. 지난달에는 미국과 중국이 과학기술 협력을 포함한 기후변화 대응에 공동으로 협력하기로 선언했다.

민 대사는 “과학기술은 최근 주요 외교 무대에서 빠지지 않는 논의 주제로 떠올랐다”며 “한국에 대해 기후대응과 같은 전 지구적인 문제 해결을 위한 연구를 비롯해 과학기술 전반의 협력을 요청하는 국가들이 크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경쟁과 협력의 틈바구니 속에서 한국은 전략기술 개발은 경쟁하고 나머지 부분은 글로벌 협력 방안을 확대하는 전략을 펴야 한다고 민 대사는 강조했다. 그는 “국가 간 기술 경쟁부터 타국 정부의 핵심기술 지원 정책까지 포괄적으로 파악하고, 필요한 경우 전략적 협력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며 “과기협력대사의 역할이 바로 여기에 있다”고 했다.

민 대사는 “AI나 정보통신 분야 협력이 이슈로 떠오르면서 제가 대사직을 맡게 됐지만 향후 우주기술이나 바이오 등이 중요해지는 시기가 오면 또 다른 사람이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한국의 선도 기술을 알리고 글로벌 과학 협력을 돕는 역할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고재원 동아사이언스 기자 jawon1212@donga.com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댓글 0
닫기
많이 본 뉴스
IT/의학
베스트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