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경통으로 치부하기 쉬워… 수술 후에도 정기적 검사 필수

홍은심 기자 입력 2021-07-21 03:00수정 2021-07-2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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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임 유발 자궁질환 <2>자궁내막증
게티이미지코리아
난임을 유발하는 여성 자궁질환, 두 번째 주제는 ‘자궁내막증’이다. 자궁내막증으로 호르몬과 세포 내 기능이 변하면 수정된 배아가 자궁 안쪽에 착상하는 것을 방해한다. 특히 자궁내막증으로 건강한 성숙 난자의 수가 줄어들 수 있기 때문에 난임을 일으키는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김슬기 분당서울대병원 산부인과 교수(사진)에게 자궁내막증에 대해 물었다.

자궁내막증이란….

자궁내막에만 존재해야 하는 자궁내막조직이 원래 위치가 아닌 다른 부위(난소, 나팔관, 대장, 방광, 복막 등)에 침투해 자라면서 종괴나 유착을 만드는 질환이다.

자궁내막증은 왜 생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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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궁내막증은 여성호르몬(에스트로겐)에 노출되는 정도와 관련이 있다. 빠른 초경과 짧은 월경주기와는 비례하고 임신, 출산력, 수유기간과는 반비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위험요인으로는 유전적인 원인, 알코올과 카페인의 과다 섭취 등이 있다.

자궁내막증은 여성호르몬 의존성 질병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아직 명확한 기전은 밝혀지지 않았다. 가장 널리 알려진 가설은 자궁에서 난관을 통해 월경혈이 역류하면서 자궁내막세포가 복강 내로 들어가 착상한다는 것이다. 이 밖에 유전적인 요인, 면역학적인 요인, 분자학적인 요인, 환경적인 요인 등 다양한 원인이 관련돼 있을 것이라는 연구들이 발표되고 있다. 하지만 어떤 한 가설만으로는 자궁내막증 발생 기전을 설명할 수 없고 각각의 기전이 따로 또는 함께 관여해서 자궁내막증을 일으키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자궁내막증은 평균적으로 25∼35세에 처음 진단 받는 것으로 보고되며 30, 40대 환자 비율이 전체 환자의 80% 이상을 차지한다. 드물게는 사춘기와 호르몬 치료를 받는 폐경 여성에서도 발생된다.

자궁내막증 통증이 심하다는데….

자궁내막증의 흔한 임상증상은 월경통, 만성 골반통, 성교통, 배변통, 주기적인 장 또는 방광의 불편 증상, 난임, 만성 피로감 등이 있다. 이중 월경통과 골반통이 가장 흔하게 나타난다.

자궁내막증이 난임의 원인이 될 수 있나.


가임기 여성에서 자궁내막증 유병률은 10% 정도인데 난임 여성에서는 10∼50% 정도로 발생빈도가 훨씬 높다. 자궁과 난소, 나팔관 주변에서 염증과 유착을 일으켜 정상적인 수정·착상을 방해할 수 있다. 난소의 자궁내막증은 크기가 클 경우 난소 기능을 저하시키고 난자의 질에 나쁜 영향을 끼쳐서 임신을 어렵게 만들 수 있다.

자궁내막증 진단은….

수술적 진단의 필요성을 강조하던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자궁내막증을 임상적으로 진단해 치료를 시작한다. 복강경 시술은 전신마취를 필요로 하고 드물지만 장이나 혈관 천공과 같은 위험이 있어 광범위한 적용이 어려워 치료가 늦어지는 문제점이 있기 때문이다.

자궁내막증은 골반초음파로 진단할 수 있다. 초음파 검사가 중증 자궁내막증 환자 진단에 유용한데 특히 난소 자궁내막증 진단에서의 효용성이 높다. 자기공명영상(MRI)은 난소 자궁내막증과 다른 난소 종양과의 감별에 효율적이며 복막에 존재하는 초기 병변의 진단에도 효과적이다.

치료는 어떻게 하나.

자궁내막증의 치료는 크게 약물요법과 수술치료가 있다. 환자 개개인의 상황에 따른 맞춤 치료가 필요하다.

골반통증이 있는 여성에서 자궁내막증이 의심되면서 수술적 치료의 다른 적응증이 없다면 약물치료가 효과적일 수 있다. 일반적으로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 경구 피임약, 프로게스틴, 성선자극호르몬분비호르몬 작용제를 쓴다. 프로게스틴, 경구 피임약 같은 호르몬 약제들은 부정출혈, 메스꺼움, 체중 증가, 유방 압통 등의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프로게스틴 제제의 경우 2년 이상 투여할 경우 골밀도가 감소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있기는 하지만 감소 정도가 크지 않아 문제될 정도는 아니다. 약물치료로 통증이 조절되지 않거나 암이 의심되는 경우에는 수술치료를 해야 한다.

치료는 나이, 결혼상태, 향후 임신 계획, 질병의 위치, 크기, 범위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며 주치의와의 상담을 통해 치료 방법을 결정해야 한다.

치료 후 임신이 가능한가.

자궁내막증이 있는 난임 여성은 체외수정시술(시험관시술) 등을 우선적으로 적용해 임신을 시도할 수 있다. 그러나 난소 수술은 난소 기능을 떨어뜨릴 수 있기 때문에 향후 임신 계획이 있는 여성이라면 가임력을 보존할 수 있는 방법(난자 동결보존 등)에 대해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재발률도 높다는데….

수술로 병변을 제거한 경우에도 잔류 또는 미세한 자궁내막 병변이 재성장하거나 새로운 병변이 만들어져 재발될 수 있다. 자궁내막증 수술은 5년 재발률이 50%에 이르기 때문에 수술 후에도 정기적으로 초음파검사를 받아야 한다. 재발을 막기 위해서는 장기간의 약물치료가 필요하며 수년간의 약물치료를 통해 5% 미만의 재발률을 유지했다는 보고가 있다.

생리통이 점점 심해진다거나 생리기간에 복용하는 진통제 양이 점점 늘어난다면 자궁내막증을 의심하고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자궁내막증은 통증, 난임 등을 유발해 여성의 삶의 질을 저하시키는 질환으로 정기검진을 통한 조기 진단과 적절한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헬스동아#건강#의학#월경통#자궁내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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