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진 회장’ 물러난 셀트리온, 인천 송도 바이오클러스터 구축 본격 가동

  • 동아경제
  • 입력 2020년 12월 31일 13시 58분


써모피셔·아반토 등 글로벌 기업 송도 투자유치 지원
국내 우수 원부자재 기업 발굴 병행
“송도 바이오클러스터 구축 통해 바이오 생태계 조성 기여”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
셀트리온은 인천 송도 바이오클러스터 구축 지원 프로젝트를 본격화한다고 31일 밝혔다. 글로벌 바이오헬스케어 기업 투자유치를 위해 전방위적인 지원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셀트리온그룹 성장을 이끈 서정진 회장이 12월 31일을 마지막으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기로 밝힌 가운데 서 회장이 주도한 송도 내 글로벌 바이오클러스터 구축 프로젝트는 전문경영인 체제 하에 추진될 전망이다.

지난달 인천 송도에 1억 달러(약 1085억 원)를 투자해 바이오의약품 원부자재 제조시설을 건립하기로 한 글로벌 제약바이오업체 싸토리우스(Sartorius)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바 있다. 이밖에 써모피셔사이언티픽(ThermoFisher Scientific), 아반토(Avantor), 싸이티바(Cytiva) 등 글로벌 헬스케어 기업들과 인천 송도 내 각종 제조 및 용역 공급 시설에 대한 투자 논의를 가속화하고 있다고 셀트리온 측은 설명했다.

써모피셔사이언티픽은 미국 메사추세츠 월썸에 본사를 둔 헬스케어 전문업체다. 생명과학 분야 제품과 관련 기술 서비스를 한국을 포함해 전 세계에 공급하는 사업을 영위한다. 국내에 배지(미생물 등을 배양하기 위한 영양 물질) 제조시설 및 물류센터에 대한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미국 펜실베니아에 본사가 있는 아반토는 생명과학과 화학, 첨단소재 분야 제품과 서비스를 공급하는 업체다. 국내에 관련 생산설비에 대한 투자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셀트리온 상용 의약품의 주요 원부자재를 공급하고 있는 싸이티바는 바이오의약품 연구와 개발, 생산을 위한 제품과 서비스를 공급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지난 2016년 송도에 바이오의약품 생산 공정 최적화 서비스와 공정 관련 교육을 담당하는 APAC패스트트랙(APAC Fast Trak)센터를 설립했다. 최근 GE헬스케어(GE Healthcare)로부터 분사한 이후 셀트리온과 긴밀히 협업해 송도지역 추가 투자안 수립을 추진하고 있다.
셀트리온에 따르면 중요 바이오 원부자재에 대한 글로벌 수준 생산 및 공급 역량을 갖춘 기업들이 인천 송도를 중심으로 투자를 단행할 경우 국내 바이오기업은 중요 원부자재 및 용역 서비스를 보다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배지 등 핵심 원자재를 공동으로 개발해 공급하고 수요·공급기업간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 개발을 통해 전문 인력 양성을 도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여파로 각국 바이오업체들의 원부자재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함에 따라 바이오 원부자재의 안정적인 조달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상황”이라며 “기술력 있는 국내 바이오 원부자재 업체를 발굴하고 이들 기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면서 해외 글로벌 기업 제조시설 국내 유치 추진을 병행해 핵심 원부자재 해외 의존도를 해소하고 안정적인 공급 체계를 구축하는 데 힘쓰겠다”고 말했다.

이어 “글로벌 기업의 송도 바이오클러스터 유치를 통해 바이오의약품 제조 원가 절감을 실현하고 송도를 글로벌 바이오클러스터로 성장시켜 대한민국 바이오헬스케어 산업 발전에 적극 이바지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퇴임식 없이 경영에서 물러나기로 한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은 내년 3월까지 회장직을 유지한다. 정기주주총회에서 후임이 정해질 예정이다. 전문경영인 체제가 완성된 후 서 회장은 명예회장으로 남게 된다. 퇴임 이후에는 원격의료 관련 스타트업을 설립해 새로운 도전에 나설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창업 21년 만에 시가총액 82조 원 규모 거대기업을 일군 서 회장은 창업을 통해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다.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mb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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