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콕’ 우리 아이, 입맛 없는줄 알았는데 섭식장애?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입력 2020-12-10 03:00수정 2020-12-10 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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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있는 시간 늘며 활동량 ‘뚝’… 감염병 불안감으로 식욕 잃어버려
어른보다 스트레스에 취약한 아이, 불안 표현 못하고 음식거부 반응
체중 증가에 지나치게 민감하거나 먹고 과잉운동-토하는 행동 보이면
반드시 전문의 찾아 진료 받아야
섭식장애 분야 전문가 김율리 서울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가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서울백병원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집 안에 머무는 시간이 늘면서 활동량은 줄었다. 성인에 비해 상대적으로 스트레스 환경에 취약한 아이들은 감염병 확산 상황에서의 불안감 등으로 식욕을 잃기도 한다. 특히 소심한 성격이거나 체중이 늘어나는 것에 민감한 아이들은 식사량이 현저히 감소하는 섭식장애를 앓기도 한다. 섭식장애 분야 전문가인 김율리 서울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의 도움말로 거식증 등의 원인과 해결책에 대해 알아봤다.

김 교수는 “코로나19 감염자와 사망자 수가 매일 발표되면서 전염에 대한 공포가 커져 아동 청소년들이 식욕을 잃고 음식 섭취를 불안해하는 등 거식증의 위험을 증가시키고 있다”고 했다. 코로나19가 확산하는 상황에서는 엄마들의 불안감도 높아질 수 있어 아이들이 불안해하는 상황을 간과하기 쉽다고 한다. 엄마가 아이의 상태를 제때 파악하지 못하면 아이는 마음속 불안을 표현하지 않고 음식 섭취 거부 반응을 나타내기도 한다. 가족과 친척, 친구, 학교 등 사회적 관계의 끈은 아동과 청소년을 거식증 등으로부터 지키는 보호막 역할을 하기도 하는데 사회적 거리 두기 강화로 이런 보호막이 얇아지는 상황이 초래됐다는 지적도 있다.

섭식장애는 정상적인 식습관이 무너지는 정신질환이다. 섭식장애 초기에는 아이가 식욕을 잃거나 음식 섭취가 줄어든다. 체중 증가에 대해 지나칠 정도로 걱정을 많이 한다. 혼자 울거나 가족과 다투는 경우가 잦아지는 등 부정적인 정서 반응이 나타나기도 한다. 또 아이가 음식 섭취와 관련해 소화가 잘 안 된다거나 체중이 늘어날 것 같다며 과도한 걱정을 하는 경우도 있다. 음식을 먹고 난 뒤 지나칠 정도로 많은 양의 운동을 하거나 자주 토하기도 한다. 아이가 이런 모습을 보인다면 반드시 전문의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김 교수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성인의 경우 섭취량이 감소한 비율이 28%, 증가한 비율이 33% 정도로 섭취량 증가 비율이 더 높다”며 “하지만 소아·청소년은 패스트푸드 섭취가 46% 줄어든다. 패스트푸드 섭취 감소 자체는 바람직하지만 평소 소심한 성격이나 체형에 대해 과민했던 아이라면 이런 식욕 저하는 거식증으로 이어지기 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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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섭취를 거부하는 아이들은 불안감을 덜어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아이가 자신의 마음을 이해해 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 해 주변에 대한 경계가 줄어들면 음식 섭취에 대한 거부감도 줄일 수 있다. 이와 더불어 영양 공급과 식사치료를 통해 감소한 체중과 정상적인 발달 단계를 회복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런 과정에는 아이와 부모가 함께 참여해 전문의와 심리, 간호, 영양 분야 등 전문가팀이 다각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코로나19와 관련해 자가 격리 상황이거나 사회적 거리 두기로 인해 통원이 어렵다면 거식증에서 회복된 환자들이 경험을 공유하는 동영상 시청을 통해 회복에 필요한 정보를 얻는 것도 도움이 된다.

김 교수는 “아이는 성인보다 불안 상황에 훨씬 취약하기 때문에 아이가 긍정적으로 생각할 수 있도록 돕고 일상생활이 무너지지 않도록 함께 노력해야 한다”면서 “아이와 함께할 수 있는 활동을 찾아 해보고 방역수칙을 지키는 범위에서 가족이나 친구와 함께할 수 있는 것들을 찾아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또 “아이가 음식에 대한 거부감을 보인다면 식사 계획을 함께 만들고 요리를 같이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며 “음악과 함께하는 가벼운 신체운동, 댄스, 요가 등을 같이 해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했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기자페이지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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