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맵-쎌트로이와 신약 개발 협약… 54년 의류기업서 ‘바이오기업’ 변신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1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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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류제조기업 ‘국동’의 도약
올 초 바이오사업본부 출범… 벤처기업과 공동연구-임상 진행
동형접합성 형질전환 한계 극복
‘대규모 유전체 치환기술’ 개발… 류머티스 등 신약 임상 준비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항체 치료제를 개발하는 리제네론사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코로나 양성 판정 후 격리 치료에 사용되며 기적의 치료제라 극찬했던 기업이다. 리제네론사는 항체의약품 개발 전문기업으로 과거에도 에볼라 바이러스의 표준치료제인 ‘지맵(ZMapp)’을 6개월 만에 개발한 전력이 있다. 이 기업이 빠르게 항체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었던 것은 형질전환마우스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도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차세대 유전체 재조합기술 등 독보적인 플랫폼 연구개발 능력을 기반으로 글로벌 바이오 데카콘으로 성장을 꿈꾸고 있는 기업이 있다. 코스피 상장 의류제조기업 국동(대표 변상기·오창규)은 창립 54년을 맞은 올해 기존 의류사업을 기반으로 진단, 치료, 예방의 헬스케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생명공학 기업으로 탈바꿈해 나가고 있다.

국동은 올 초 바이오사업본부를 출범하며 자사 생명과학연구소를 중심으로 바이오 벤처기업들에 투자와 함께 공동 연구를 진행 중이다. 현재 국동은 인간항체생산용 형질전환마우스 플랫폼 기술을 보유한 휴맵, 세포투과성 펩타이드 독자기술을 보유한 벤처기업인 쎌트로이와 함께 공동 연구 및 임상개발에 돌입했다.

지난달 휴맵은 ‘이형접합성 형질전환 동물’ 생산에 관한 원천특허를 미국에서 신속심사로 출원했다. 이번 특허는 지금까지 동형접합성만이 가능했던 형질전환 기술의 한계를 극복하는 획기적인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미국에서 출원한 원천특허는 리제네론을 포함하는 기존 경쟁 3사를 능가해 확실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휴맵은 리제네론 등 기존 경쟁사들이 적용했던 BAC클론 기반의 유전자 조작 방식과는 전혀 다른 ‘대규모 유전체 치환기술(AiCE)’이라는 독자적인 기술로 형질전환마우스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 독자적인 기술을 적용하기에 기존 경쟁사들과 발생할 수 있는 특허 문제에서도 자유롭다.

휴맵의 AiCE 기술은 기존에 유전자 조작으로 전달할 수 있는 유전자 크기의 제한적인 부분을 AiCE 기술로 대규모 유전체를 한 번에 교체 및 삽입이 가능하도록 기술적인 한계를 극복했다.

휴맵은 대단위 유전체를 단기간에 치환 가능한 AiCE의 기술적 특성을 살려 완전인간항체 생산용 형질전환마우스 플랫폼 ‘진테제(SynThese)’를 개발 중이다. 이 방식으로 개발된 형질전환마우스 플랫폼은 다른 경쟁사들의 플랫폼보다 더욱 다양한 항체를 발현 및 생산할 것으로 예상돼 보다 효과적인 신약후보물질 선별에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또 9월 국내 특허 출원한 ‘이형접합성 형질전환 동물’ 기술을 진테제에 접목해 ‘헤테로 진테제(hetero SynThese)’ 개발을 추진 중이며 이 PCT 특허는 미국 신속심사 출원을 시작으로 각국 진입을 계획하고 있다.

현재 완전인간항체 형질전환마우스 플랫폼 기술을 통해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 의약품을 개발한 기업은 전 세계적으로 암젠, 비엠에스, 리제네론사 등 3곳에 불과하다. 휴맵의 진테제가 완성되면 항원 결합력이 증강된 3세대 기준이 되는 형질전환 마우스플랫폼이 되는 것이며 기존 경쟁 기업들 대비 더욱 다양한 의약품 후보 도출을 가능하게 해 항체의약품 개발 성공 확률을 더욱 올릴 수 있게 된다.

국동은 휴맵과 함께 형질전환마우스 플랫폼을 통한 시제품을 2021년 상반기에 완성하고 2022년까지 완제품을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2023년 이후 국동과 휴맵은 공동으로 글로벌 제약사들과 공동 임상을 통한 항체신약 개발의 글로벌 플레이어로 성장한다는 계획이다.

국동 오창규 대표는 “대단위 유전체 편집에 있어 지금까지의 기술적 한계를 뛰어넘을 뿐 아니라, 지금까지 불가능했던 이종간 염색체의 교체 및 재조합을 가능하게 하는 기술로 항체 유전자뿐만 아니라 다양한 영역에 적용해 고부가가치의 시장 창출을 위한 상용화 개발에 매진할 것”이라고 했다.

이와 함께 국동 바이오사업본부는 쎌트로이와 공동으로 세포투과성 펩타이드 기반의 약물전달 기술을 적용해 류머티스성 관절염, 급성심근경색 치료제, 주름개선제 등 바이오 신약 개발을 위한 임상을 준비 중이다.

쎌트로이는 세포투과성 펩타이드 관련한 2종의 원천특허를 보유하고 있으며 그 외 10종의 파이프라인 관련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쎌트로이는 원천특허 기술을 기반으로 약물전달 효과를 극대화하는 바이오의약품 물질을 개발하고 국동은 이들 물질의 임상개발과 기술 수출을 담당하는 효과적인 개발추진 체계를 구축해 나가고 있다.

오 대표는 “국동 생명과학연구소를 중심으로 휴맵, 쎌트로이 각 사가 가진 노하우와 인프라를 적재적소에 활용해 바이오신약을 개발할 방침이며 공동개발의 목표 치료제들은 현재까지 완전히 개발되지 않은 신규 타깃이거나 사용에 제약이 많은 질환들이기 때문에 성공적으로 개발될 경우 산업적 의미와 성과를 동시에 거둘 수 있는 파이프라인들”이라고 설명했다.

황효진 기자 herald99@donga.com
#헬스동아#건강#헬스#국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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