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충제 주사 한 방에 코로나19 치료”… 대웅제약, 부작용 해소한 ‘니클로사마이드’ 치료제 국내 임상 돌입

  • 동아경제
  • 입력 2020년 10월 12일 08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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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충제 성분 코로나19 치료제 국내 임상 1상 승인
인도 임상 통해 안전성 확인… 현지 2차 투여 진행
연내 2·3상 임상 돌입… 2상 완료 후 조건부허가 추진
경구용 제제 단점 개선한 서방형 근육 주사제로 개발
흡수율 높이고 위장 관련 부작용 해소
혈중 농도 유지해 1회 투여로 치료 편의↑
‘트윈데믹’ 우려 속 인플루엔자 치료 효과 확인

대웅제약이 구충제 성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 국내 임상을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 중인 구충제 성분 ‘니클로사마이드’는 앞서 암과 당뇨병, 파킨슨병 등 다양한 질환을 치료하는 다기능 의약품으로 주목받아왔다. 이런 가운데 코로나19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까지 발표되면서 더욱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니클로사마이드 성분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은 해외에서 보다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미국 ANA테라퓨틱스가 400명 대상 임상시험계획을 지난 8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승인받아 임상에 돌입했다. 덴마크 유니온테라퓨틱스도 임상을 추진 중이다. 대웅제약의 경우 국내에 앞서 인도와 필리핀에서 인체 대상 임상에 들어갔다. 특히 인도에서는 건강한 피험자를 대상으로 1차 투여를 완료해 안전성을 확보했다. 해당 국가 임상시험 결과는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 허가 제출을 위한 자료로 활용될 예정이다.

대웅제약과 대웅테라퓨틱스는 건강한 성인 8명을 대상으로 이뤄지는 니클로사마이드 성분 코로나19 치료제 후보 ‘DWRX2003’에 대한 임상 1상 시험계획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승인받았다고 12일 밝혔다.

이번 임상은 단회 근육 투여 후 안전성과 내약성, 약동학적 특성, 혈중 약물 농도 유지 상태 등을 평가하기 위한 목적으로 무작위배정, 이중눈가림, 위약대조 등 방식으로 진행된다. 임상 대상자는 만 19세 이상 55세 이하 건강한 피험자 8명이다. 임상 규모가 8명에 불과한 것은 완전히 새로운 제형으로 치료제가 개발되기 때문에 다소 보수적으로 정해졌다는 분석이다.

DWRX2003은 앞서 동물 대상 체내 효능시험에서 폐 조직 바이러스 제거 및 염증 예방 효과와 염증성 사이토카인 분비 억제 효과를 확인한 바 있다. 동물시험을 기준으로 현재 코로나19 환자 투여를 시작한 에볼라 치료제 ‘램데시비르’보다 40배 높은 항바이러스 활성을 보였다.
대웅제약 측에 따르면 니클로사마이드는 바이러스가 사람 세포로 침투하는 것을 막으면서 동시에 배출까지 억제하는 기전을 가진다. 특히 해외 제약업체들은 니클로사마이드를 활용해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 중이지만 대웅그룹은 주사제로 개발을 진행하고 있어 치료 효능이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대웅그룹이 보유한 약물전달체 기술을 활용해 엉덩이 부위에 맞는 서방형 주사제로 개발이 이뤄지는 것이 특징이다.

그동안 니클로사마이드는 경구 투여 시 낮은 흡수율과 독성으로 인한 구토 등 위장 및 소화기계 부작용이 단점으로 꼽혔다. 대웅제약과 대웅테라퓨틱스는 이를 해소하기 위해 서방형 주사제로 개발을 추진한 것이다. 또한 1회 투여로 치료가 가능하도록 만들어져 개발 완료 시 치료 편의까지 기대할 수 있을 전망이다.

해외 임상의 경우 한국을 비롯해 인도와 필리핀에서 임상 1상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인도에서는 건강한 피험자를 대상으로 첫 투약을 완료했고 두 번째 그룹을 투약하는 임상이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확대된 임상 1상 시험 결과를 바탕으로 대웅그룹은 연내 다국가 임상 2·3상에 돌입하고 2상 임상 계획을 확보해 긴급사용 승인과 조건부허가를 신청한다는 계획이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대웅그룹이 개발 중인 니클로사마이드 성분 코로나19 치료제는 투여경로를 변경해 경구제 대비 효능과 부작용을 개선시킨 것이 특징”이라며 “국내 임상은 물론 글로벌 임상 확대와 신속한 치료제 개발에 역량을 집중해 코로나19 종식에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웅제약은 최근 동물효력시험을 통해 니클로사마이드가 인플루엔자로 인한 사망률 감소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코로나19와 인플루엔자 등 바이러스 2종 이상에 동시 감염되는 이른바 ‘트윈데믹’이 우려되는 상황 속에서 다기능 치료제 후보물질로 기대감을 높이는 연구결과가 나온 것이다.

구충제 성분을 활용한 치료제 개발 외에 대웅제약은 만성 취장염 및 위절제 수술 후 역류성 식도염 치료제 ‘호이스타정(성분명 카모스타트메실산염, 이하 카모스타트)’을 활용한 코로나19 치료제 임상 2상을 국내에서 진행 중이다. 또한 인도네시아에서는 줄기세포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을 위한 임상 1상에 들어갔다. 코로나19 치료제 개발과 관련해 총 3가지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니클로사마이드와 카모스타트를 활용한 코로나19 치료제는 병용투여 방식으로 모든 코로나19 환자를 위한 치료 옵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mb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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