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K, 유럽서 재발성·불응성 다발골수종 치료제 ‘블렌렙’ 시판 허가

  • 동아경제
  • 입력 2020년 9월 7일 17시 10분


유럽연합 집행위로부터 조건부 허가 획득
유럽 허가 받은 첫 ‘항-BCMA’ 제제
표준 치료 이후 재발된 환자 위한 단독요법 승인
유럽 EMA 우선심사 대상 의약품 선정
“다발골수종 환자에게 새로운 치료 옵션 제공”

다국적 제약사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은 최근 재발성·불응성 다발골수종 환자 치료제로 개발 중인 ‘블렌렙(BLENREP, 성분명 벨란타맙 마포도틴)’이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uropean Commission)로부터 조건부 허가를 획득했다고 7일 밝혔다. 이에 따라 블렌렙은 유럽에서 처음 승인 받은 ‘항 B세포 성숙화 항원(항-BCMA)’ 제제로 기록됐다.

GSK에 따르면 이번 허가는 최소 4회 이상 선행치료경험이 있는 성인 다발 골수종 환자 중 최소 프로테아좀 억제제 1종, 면역조절제 1종, 항-CD38단클론 항체 1종 등에 불응성을 보이면서 마지막 치료 이후에도 질병이 진행된 환자를 위한 단독요법으로 조건부 시판이 승인됐다. 블렌렙은 기존 표준 치료 후 질환이 악화된 진행성 다발골수종 환자를 위한 첫 인간화 항-BCMA 치료제로 개발됐다. 이 치료제는 다면적인 작용기전을 활용해 BCMA를 표적하는 것이 특징이다. BCMA는 형질세포를 생존시켜 다발골수종 세포가 활성화되도록 만드는 세포 표면 단백질이다.

할 바론(Hal Barron) GSK 최고과학책임자(CSO) 겸 연구·개발(R&D) 대표 박사는 “유럽에서 연간 약 5만 명이 다발골수종으로 신규 진단 받는 상황에서 블렌렙 허가는 환자들에게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라며 “다발골수종 환자 대부분이 재발을 경험하거나 기존 치료법에 더 이상 반응하지 않는 사례가 많은 만큼 치료 옵션이 제한적이었던 환자들에게 새로운 제제를 제공할 수 있게 돼 의미가 남다르다”고 말했다.

이번 허가는 13개월 추적 관찰 데이터를 포함하고 있는 중추적 임상 연구를 기반으로 승인됐다고 GSK 측은 설명했다. 해당 연구에 따르면 블렌렙 용량 2.5mg/kg을 3주마다 단독 투여한 치료군의 전체치료반응률(ORR, overall response rate)이 32%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반응지속기간(duration of response) 중앙값이 11개월, 전체 생존(overall survival) 중앙값은 13.7개월로 나왔다.

안전성 및 내약성 프로파일은 기존에 보고됐던 데이터와 일치했다. 2.5mg/kg 치료군에서 가장 흔하게(20% 이상) 보고된 이상반응은 각막병증(MECs) 71%, 혈소판 감소증 38%, 빈혈 27%, 시야 흐림 25%, 구역질 25%, 발열 23%, 아스파르테이트 아미노트랜스페라제(AST) 수치 증가 21%, 주입 관련 반응 21%, 림프구 감소증 20% 순으로 조사됐다.

임상을 주도한 카트자 바이젤(Katja Weisel) 함부르크-에펜도르프 대학병원 종양학·혈액학·골수이식·호흡기내과 부교수 겸 부소장 박사는 “치료법 발전에도 불구하고 다발골수종은 여전히 치료가 불가능해 환자들은 기존 치료법을 반복하고 있는 실정으로 질병이 재발할 때마다 예후가 점점 악화되는 경우도 있다”며 “이전에 없던 작용기전을 가진 블렌렙 허가는 환자들이 기존 치료 옵션에 더 이상 반응하지 않을 때 새로운 치료법을 다시 시도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브라이언 G.M. 듀리에(Brian G.M. Durie) 국제골수종협회 회장(박사)은 “EU 집행위원회의 블렌렙 허가는 새로운 치료 옵션을 절실히 필요로 하는 불응성 다발골수종 환자들에게 희소식”이라며 “다발골수종 환자들의 미충족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유럽연합에 새로운 치료법을 도입한 GSK의 헌신과 노력이 결실을 맺은 것”이라고 전했다.

블렌렙은 지난 2017년 우선심사 대상 의약품으로 지정돼 유럽의약품청(EMA)의 신속평가제도 프로세스를 거쳤다. 이 제도는 EMA 약물사용자문위원회(CHMP, Committee for Medicinal Products for Human Use)가 공중 보건 측면에서 도움이 되는 혁신 치료제로 인정해야 허가 받을 수 있다.

한편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지난달 초 ‘생물학적 제제 신약 허가 심사(BLA, Biologics License Application)’ 신청에 따라 블렌렙을 우선심사 한 후 항-CD38 단클론 항체, 프로테아좀 억제제 및 면역조절제를 포함한 선행 치료 경험 4회 이상이 있는 성인 재발성·불응성 다발성 골수종 환자들을 위한 단독요법으로 블렌렙을 승인한 바 있다.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mb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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