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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IT/의학

갑상선암 크기 1cm 안되거나 전이 없으면 추적관찰 고려해볼만

입력 2020-04-22 03:00업데이트 2020-04-22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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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97%가 예후 좋은 유두암…크기-증상에 따라 절제술 시행
성대마비 등 후유증 무시 못 해
수술 대신 경과 지켜볼 필요도
진행속도가 느린 편인 갑상선암의 치료 방법을 두고 의료계에서도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갑상선암의 경우 추적 관찰과 수술을 결정하기 전에 전문의와 충분한 상담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게티이미지코리아
#. 전북 전주에 살고 있는 직장인 김혜경(가명·37·여) 씨. 2015년 8월부터 1년에 2번씩 서울대병원을 찾고 있다. 김 씨는 2015년 32세 나이에 갑상선암(갑상샘암) 진단을 받고 대학병원 세 곳을 돌며 재검사를 반복한 끝에 수술이 아닌 추적 관찰을 하기로 결정했다. 처음 갑상선암을 진단받을 때만 해도 1.1cm 크기에 종양이 생긴 위치가 좋지 않아 수술해야 한다는 권고를 받은 김 씨가 추적 관찰을 결심한 것은 수술 후유증이나 재발 관련 정보를 검색하면서 수술에 대한 두려움이 커졌기 때문이다.

#. 직장인 김은희(가명·27·여) 씨는 2016년 여름 갑상선암을 진단받고 병원 세 곳에서 상담을 받았다. 그리고 갑상선 후이개 접근 반절제 수술을 했다. 향후 임신과 출산을 할 경우 종양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에 부분 절제 수술에 동의했던 김 씨는 몸속에 암이 존재한다는 불안감을 없앤 것만으로도 수술은 잘한 선택이라고 생각했다.

예후가 좋고 암의 진행 속도가 느린 편이라 일명 ‘거북이암’ ‘착한암’으로 불리는 갑상선암은 1999년 국가 암 검진 프로그램이 시작되면서 국내에서 발생률이 크게 증가했다. 실제 1999년 10만 명당 7.2명이던 갑상선암 발생률은 2011년 10만 명당 68.7명으로 증가했다. 갑상선암 초음파 검진이 늘면서 암 발생률이 증가한다는 과잉진단 논란이 일자 2015년 보건복지부와 국립암센터는 무증상 성인에 대해 갑상선암 검진을 받지 않아도 된다는 검진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의료계에서도 과잉진단이냐 조기 발견에 따른 치료냐를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지면서 갑상선암 발생률은 다소 줄었다.

그러나 여전히 주요 암 중 발생률 1위인 갑상선암 진단을 받은 환자는 수술을 할 것인지, 추적 관찰을 할 것인지 고민할 수밖에 없다. 수술 후유증에 대한 두려움으로 추적 관찰을 선택한 김혜경 씨나 암 덩어리가 내 몸에 사는 두려움에 수술을 선택한 김은희 씨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갑상선호르몬이 그렇게 중요해?


흔히 목젖이라고 부르는 갑상연골의 2∼3cm 아래 위치한 갑상선은 좌엽과 우엽이 나비 모양으로 구성돼 있다. 신체의 신진대사를 조절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갑상선은 호르몬을 분비하는 내분비기관으로 갑상선호르몬을 생산해 혈액 속으로 분비한다. 갑상선호르몬은 태아나 영유아기의 성장과 지능 발달에 꼭 필요한 호르몬이다. 우리 몸 밖에서 섭취한 영양분을 체내에서 분해해 필요한 에너지를 만들고 불필요한 것을 몸 밖으로 배출하는 작용을 한다. 체내 칼슘량을 조절하는 칼시토닌을 만들어 내는 C세포도 갑상선을 이루는 세포 중 하나다.

갑상선이 커져서 혹이 발생하면 이를 갑상선 결절이라고 한다. 전체 갑상선 결절의 5∼10%가 갑상선암으로 진단된다. 알려진 바로는 갑상선암은 목 부위의 방사선 촬영에 과도하게 노출되거나 가족력이 있거나 고도 비만인 사람에게 발생할 위험이 높다. 다만 목에 혹이 생기더라도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아 대부분 건강검진을 통해 우연히 확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체 갑상선암 중 97%는 예후 좋은 유두암

갑상선암은 양성 결절과 달리 크기가 커지고 주변 조직을 침범할 수 있어 정확한 검진과 진단이 필수다. 만약 △목의 앞부분에 결절이 만져지거나 갑자기 크기가 커진 경우 △기도나 식도를 눌러 호흡 곤란 증상이 나타나거나 음식물을 삼키기 힘든 경우 △목소리가 갑자기 변한 경우 등에는 갑상선암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갑상선암의 종류는 유두암, 여포상암, 허들세포암, 역형성암, 수질암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갑상선암으로 진단받는 암은 유두암이다. 정상세포와 닮아 있어 갑상선암 중에서 가장 천천히 자라며 치료도 잘되고 예후가 좋은 유두암은 전체 갑상선암 중 97%를 차지한다. 우리나라 여성암 중 발생률 1위이기도 한 갑상선 유두암은 주로 림프절을 통한 전이가 이뤄지므로 초음파 검진에서 크기가 1cm 이하이거나 주변 조직으로의 전이가 없으면 추적 관찰이 권해진다. 갑상선암 중 10% 이내 발생하는 여포상암의 경우 혈액을 통해 전이가 이뤄지는데 수술을 통해 조직 검사를 실시해야 정확히 진단할 수 있다.

갑상선암은 수술로 완치를 기대할 수 있다. 증상과 발생 위치에 따라 갑상선을 모두 제거하는 갑상선 전절제술, 거의 모두를 제거하는 갑상선 근전절제술, 갑상선 좌엽 혹은 우엽 중 한쪽만 제거하는 반절제술을 선택할 수 있다.


암이니까 수술한다? 갑상선암 후유증 적지 않아


보통 병원에서 암 진단을 받으면 삶과 죽음의 경계에 선 듯 생각이 복잡해지기 마련이다. 5년 생존율이 몇 퍼센트라고 얘기하는 암 진단을 받은 만큼 수술 후의 삶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기 때문이다. 특히 갑상선호르몬의 경우 우리 몸에서 체온을 유지하고 힘을 내게 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갑상선 전체를 절제하거나 부분 절제를 할 때 뒤따르는 후유증을 고려해야 한다. 여기에 갑상선암 발생 연령이 20∼50대까지 다양한 점도 수술에 대한 고민이 깊을 수밖에 없는 요인이다.

그래서 국내외 전문가들은 갑상선 유두암으로 진단받은 경우라면 수술을 할 수도 있지만 추적 관찰로 경과를 지켜볼 수 있으므로 환자의 삶의 질과 수술 후유증을 깊이 고려해 전문의와 충분한 상담이 필요하다고 권고한다.

갑상선 전체를 절제하는 전절제술의 경우 우리 몸의 칼슘 대사에 관여하는 기관인 부갑상선이 함께 제거되거나 혈관 손상으로 부갑상선기능저하증이 올 수 있다. 부갑상선기능저하증이 생기면 혈액 내 칼슘이 감소해서 입 주변이나 손끝이 저리고 손발의 감각이 없어지는 등 증상이 나타난다. 심하면 영구적인 저칼슘혈증으로 평생 칼슘과 비타민D를 복용해야 하기도 한다.

갑상선이 위치한 목 안에는 기도와 식도 외에도 미주신경, 되돌이후두신경, 상부후두신경 등 중요한 장기들이 오밀조밀 모여 있어 후유증이 생기기도 한다. 갑상선과 기도 사이 양측으로 위치해 성대의 움직임을 담당하는 ‘되돌이후두신경’이 수술 시 손상되면 쉰 목소리로 변한다. 약 1%의 환자에서 영구적인 성대마비가 발생할 수 있고 양측 되돌이후두신경 손상이 일어나면 숨 쉬는 것이 어려워지기도 한다. 상부후두신경은 해부학적으로 보존이 어려운 신경으로 갑상선 수술 후 28%까지 마비가 발생할 수 있다. 상부후두신경이 마비되거나 손상되면 고음이나 큰 소리를 내기 어렵고 목소리가 쉽게 피로해지는 증상이 생길 수 있어 목소리가 직업적으로 중요한 사람들의 경우 이 같은 수술 후유증을 전문의와 충분히 논의해야 한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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