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딴지곰 겜덕연구소] 한국 게임은 위대하다! 토종 PC용 레트로 게임 특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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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12월 20일 14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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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기사는 지난 2017년 10월 19일 네이버 포스트 게임동아 꿀딴지곰의 겜덕연구소을 통해서 먼저 소개된 기사입니다.)

안녕하세요! [꿀딴지곰 겜덕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는 조기자입니다.
이번에도 지식인에서 고전게임 전문 답변가로 활동하고 계신 꿀딴지곰님을 모셨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척박한 환경에서도 불굴의 의지로 국산 게임을 개발해온, 수많은 게임 개발사들과 과거의 국산 PC 레트로 게임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토종 레트로 게임은 사막에 핀 한송이 꽃처럼 귀하다]


조기자 : 안녕하십니까. 꿀딴지곰님. 이번 포스팅도 상당히 의미가 있을 것 같은데요. 한국의 오리지널 게임들, 즉 토종 레트로 게임을 알아보는 시간입니다.

꿀딴지곰 : 사실 90년대 후반 부 PC 온라인 게임 시장이 시작되면서부터는 정말로 많은 국산 게임들이 등장했었죠. 하지만 조금만 더 과거로 돌아가서 MSX나 애플, 그리고 XT부터 펜티엄 시절을 보면 국산 게임을 찾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습니다.

당시에는 워낙 기라성 같은 해외 게임들이 많은데다 국내 개발 환경이 너무 안좋았기 때문에 좀처럼 좋은 게임을 만들어낼 수 없었죠.

조기자 : 오늘은 그 발자취에 대해서 알아보는 시간이 되겠군요. 8비트 PC 시절부터 펜티엄 이전 시기까지의 국산 게임이라니.. 보람도 있고 재미도 있는 포스팅이 될 것 같습니다. 참 그리고.. 오늘 시간에는 한국 PC 레트로 게임 매니아로 이름이 높은 분을 한 분 또 모셨습니다. 쉘룡님! 안녕하세요~

(쉘룡님의 모습. 국산 레트로 패키지 게임의 유명 수집가이자 전문가이다)(출처=게임동아)
(쉘룡님의 모습. 국산 레트로 패키지 게임의 유명 수집가이자 전문가이다)(출처=게임동아)

쉘룡 : 안녕하세요~ 쉘룡입니다.

조기자 : 반갑습니다. 쉘룡님. 오랜만에 뵙는군요. 오늘 초대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꿀딴지곰 : 처음 뵙겠습니다. 국산 PC 게임 수집광으로 알려지신 분을 이렇게 뵙게 되네요.

쉘룡 : 하하. 저야말로 꿀딴지곰 포스팅은 매주 잘 보고 있습니다. 이렇게 불러주셔서 영광이죠. 아는 만큼은 최대한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

조기자 : 이번에도 지면관계상 국산 게임을 다 소개하진 못할것 같네요.. ㅠㅠ 뭐 매번 뭐가 빠졌네 말들 많으실테지만.. 미리 양해 바랍니다. (그래도 분량은 상당한 편이잖.. 제발 좀 살려달라능 흙... ;ㅁ;)

꿀딴지곰 : 국산 PC게임도 전부 다 소개하려면 5부작으로 해도 부족할 정도죠 ㅠㅠ
[다채로운 국산 PC용 레트로 게임을 찾아보자]

조기자 : 사실 80년대나 90년대 하면, 게임에 대한 인식이 정말 좋지 않았던 시절 아닙니까?

꿀딴지곰 : 새삼 그런 말씀을. ^^; 지금도 안 좋습니다. 한국에서 게임에 대한 인식이 좋았던 적은 단 한 번도 없지요 ㅋㅋㅋ

조기자 : 아.. 그렇긴 하죠. 하지만 당시에는 뭐랄까.. 무언가 하나의 콘텐츠를 노골적으로 표적 삼아 정부의 위기를 타파해나가던 시기..같은 거 아니었나 싶습니다. TV도 대상이 되었었고 만화도 대상이 되었었고.. 게임도 대상이 되었었죠.

공부의 주적이라며 온갖 박해를 다 당했었죠. 생각해보니 아파트에서 매주 목요일인가 만화책 불태우는 날.. 같은 것도 했었던 게 어렴풋이 기억이 나는군요.

꿀딴지곰 : 지금도 별반 다를바 없을건데요 ^^;

조기자 : 게다가 게임을 만든다는 건 정말 먹고 살기 힘든 길을 걷겠다는 거나 마찬가지여서 더욱 어려웠을 것 같습니다. 고달픈 직업으로 천대받지 않았던 시기에 꿋꿋하게 게임을 개발했던 당시의 개발자분들께 새삼 감사하게 되네요.

쉘룡 : 그렇죠. 실제로 제가 중학교 시절에 게임 개발사들을 찾아가보면 열악하기 그지없었습니다. 맨날 라면만 먹고 밤새서 게임 만든다는 게 그때는 일상이나 마찬가지였죠. 지금 게임 상장사가 수십 개에 이르는 건 당시에 상상도 못했던 일이죠;

조기자 : 자아 두 전문가님들. 시간이 너무 흐르는데요, 본론으로 들어가시죠~ 첫 게임으로 소개할만한 게임은 무엇인가요?

꿀딴지곰 : 제가 먼저 소개를 해보죠. 제가 소개하고 싶은 첫 게임은 바로 '대마성' 입니다. 1988년도에 토피아를 통해 MSX용으로 출시된 '대마성'은 당시 국산 게임치고는 상당한 완성도를 가진 스테이지형 액션 게임으로 큰 사랑을 받았죠. 당시 고등학생들이 의기투합하여 만들어 이름을 알리던 게임이기도 합니다. =ㅂ=

(대마성. 깔끔한 로고 디자인이 돋보인다)(출처=게임동아)
(대마성. 깔끔한 로고 디자인이 돋보인다)(출처=게임동아)

(정해진 스테이지에서 적을 섬멸하면 넘어가는 식으로 구성되어 있다)(출처=게임동아)
(정해진 스테이지에서 적을 섬멸하면 넘어가는 식으로 구성되어 있다)(출처=게임동아)

(80년대스러운 캐릭터 디자인을 보라)(출처=게임동아)
(80년대스러운 캐릭터 디자인을 보라)(출처=게임동아)

꿀딴지곰 : '대마성'은 상당히 의미있는 게임이지요. MSX(재믹스) 시절 최초의 메가 게임이자 오리지널 게임입니다. 87년도에 '형제의 모험'이라고 하는, (일본 닌텐도 게임을 따라한) 데드 카피 게임이 있긴 했습니다만 오리지널 게임으로는 '대마성'이야 말로 MSX 최초의 국산 게임이라고 하겠습니다.

쉘룡 : 당시 고등학생이었던 개발자들이 만든 게임 치고는 완성도가 상당히 높은 게임이지요. 게임 스테이지 구성은 '버블보블'(보글보글)과 비슷한 형태인데, 칼로 적을 쓰러뜨려 전부 없애는 게 목적이며 10 스테이지 마다 대형 보스가 나오는 등 차별화에 신경을 쓴 모습이 엿보였습니다. 그래픽도 당시 기준으로 상당히 괜찮은 수준이 아니었나 생각하고 있습니다.

조기자 : 저도 어린 시절에 정말 열심히 즐겼던 게임 중 하나이고, 기억나는 점은 중간에 열쇠를 꼭 먹어야 보스를 만날 수 있다는 점이네요. 허탕치지 않게 열쇠를 잘 먹어야 했다는 게 계속 기억나는군요.

그리고 관련 개발자 분들 중에 두 분 정도는 현재도 친분을 가지고 있는데요, 한 분은 엑스포*** 대표님이고 한 분은 블루**** 대표님이시지요.

꿀딴지곰 : 역시 개발자분들과 친분이 있으시군요.. 생각해보니 조기자님이 '대마성'을 직접 복각하신 적도 있지 않으신가요? ㅇㅈㅇ

조기자 : 하핫. 기억하시는군요. 제가 '대마성'을 너무 좋아한 나머지 직접 팩을 복각한 적이 있습니다. 당시에 고전 게임에 관심이 많으신 분들을 몇 분 모아서 네오팀이라는 것을 만들어서 공동 제작했지요. 물론 당시 개발자 분들을 찾아가서 양해를 구하고 만들었습니다.

(조기자는 팩 케이스도 금형을 뜨고 롬도 구워서 재믹스 실기에 돌아가는 복각 팩을 만든 적이 있다)(출처=게임동아)
(조기자는 팩 케이스도 금형을 뜨고 롬도 구워서 재믹스 실기에 돌아가는 복각 팩을 만든 적이 있다)(출처=게임동아)

(대마성 팩을 복각하여 직접 개발자분께 보내드린 모습)(출처=게임동아)
(대마성 팩을 복각하여 직접 개발자분께 보내드린 모습)(출처=게임동아)

쉘룡 : 아니 이 게임 팩을 직접 만드시다니.. ㅎㅎ 대단하군요!

조기자 : 애정이 있으면 뭐든 하는 법이죠; '대마성'에 대한 영상이 궁금하신 분은 여기를 참조하세요. https://www.youtube.com/watch?v=pD3Y-Jh-T1A
쉘룡 : 그럼 제가 두 번째 게임을 소개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대마성'이 나왔으니 자연스럽게 '꾀돌이'를 소개해야 하지 않나 싶네요.

(귀여운 오랜지 머리색의 꼬마가 퍼즐을 풀어나가는 게임)(출처=게임동아)
(귀여운 오랜지 머리색의 꼬마가 퍼즐을 풀어나가는 게임)(출처=게임동아)

(여러가지 아이템을 이용하여 정해진 목적지로 가는 것이 목표이다)(출처=게임동아)
(여러가지 아이템을 이용하여 정해진 목적지로 가는 것이 목표이다)(출처=게임동아)

(꾀돌이라는 이름에 어울릴만큼 장난끼 가득한 얼굴)(출처=게임동아)
(꾀돌이라는 이름에 어울릴만큼 장난끼 가득한 얼굴)(출처=게임동아)

꿀딴지곰 : 꾀돌이는 그 폰트 때문에 개그스럽게 ‘꾀도근이’ 라고 불리우기도 했죠. 1988년에 미키소프트웨어에서 개발된 이 게임은 매 스테이지 마다 적들을 물리치고 아이템을 잘 써서 목적지까지 가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블록을 따로 생성할 수도 있고 지울 수도 있으며 적을 지뢰쪽으로 유도하여 없앨 수도 있죠.

쉘용 : 어린 시절에는 이 게임이 국산 게임이라는 자각이 별로 없었던 지라 외국 게임을 적당히 한글화한 게임인줄만 알았었습니다. 그런 이유 중에 하나가 BGM인데요, 은하철도999와 요술공주 밍키 멜로디가 나왔기 때문에 더욱 일본 게임인줄 알았던 것이죠. 먼 훗날 보니 국내 게임 역사상 ‘대마성’과 함께 몇 안되는 괜찮은 오리지널 게임이라는 것을 알고 애정을 가지게 되었죠.

난이도도 적당하고 퍼즐을 푸는 맛이 있으니 추억이 없으신 분들이라도 한 번쯤 해보시길 권합니다. ^^

조기자 : 아시겠지만 저는 ‘대마성’에 이어 이 ‘꾀돌이’도 복각한 바 있습니다. ^^ 그리고 어떤 게임인지 궁금해 하실 분들을 위해 동영상도 남겨놓겠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71al2m3nmJw

(조기자가 복각한 ‘꾀돌이’ 팩. 당연하게도 원작자 분의 허락을 받았다)(출처=게임동아)
(조기자가 복각한 ‘꾀돌이’ 팩. 당연하게도 원작자 분의 허락을 받았다)(출처=게임동아)

쉘룡 : 이렇게 굵직한 MSX 쪽 게임을 2개 살펴보았으니.. 이번에는 애플 쪽으로 슬며시 넘어가볼까 싶습니다. 애플 쪽 국산 게임이라면 당연히 ‘신검의 전설1’이 먼저 등장해야하지 않나 생각하네요.

꿀딴지곰 : 오 신검의 전설! 당시 추억이 물씬 돋는 멋진 게임이죠.

(신검의 전설 패키지 사진. / 한국 게임의 역사 발췌)
(신검의 전설 패키지 사진. / 한국 게임의 역사 발췌)

(신검의 전설 게임 스크린샷 / 김태훈 님 스크린샷 발췌)
(신검의 전설 게임 스크린샷 / 김태훈 님 스크린샷 발췌)

(왕은 개발자 분과 동명이인 / 김태훈 님 스크린샷 발췌)
(왕은 개발자 분과 동명이인 / 김태훈 님 스크린샷 발췌)

쉘룡 : 이 게임과 '풍류협객' 중에 어떤 것이 먼저인가 헷갈리기도 했는데, 1987년도에 출시된 ‘신검의 전설’이 먼저이긴 하군요. 개발자는 남인환 씨이고 한참 울티마 시리즈가 유행하고 있을 때 남인환 씨가 오롯이 홀로 만든 게임입니다. 당시 고등학교 2학년이면서 그래픽과 시나리오, 프로그래밍까지.. 대단하신 분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신검의 전설’이야말로 1인 개발의 시초라고 할 수 있겠네요.

기억을 떠올려보면 저 같은 경우 어린 시절에 초반만 플레이 했었는데, 초등학교 때 여자친구 집에 갔다가 오빠가 이 게임을 하고 있어서 환상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때 구경했던 기억을 떠올려보면.. 게임 하다가 성에 들어가면 왕과 대화하는데 왕 이름이 남인환 이었던 게 기억이 납니다 ㅎ

조기자 : 험 ㅎㅎ 고등학생 개발자 다운 모습이네요.

꿀딴지곰 : '신검의 전설'의 여러가지로 기념비적인 게임이지요. 최초의 국산 애플2 게임이자 자체 한글 처리기를 갖춘 게임이기도 하고.. 1인 개발이 본격화되게 하는데 앞장 선 게임이기도 하지요.

(네이버 8비트 카페의 김태훈님이 직접 작성하신 지도)(출처=게임동아)
(네이버 8비트 카페의 김태훈님이 직접 작성하신 지도)(출처=게임동아)

꿀딴지곰 : 오 이런 지도가 있으면 플레이하기가 쉽겠군요. 꿀 정보 감사합니다.

조기자 : 참, 이러한 '신검의 전설'이 인기를 얻은 후 2도 출시가 되었습니다. 그것을 국산 휴대 게임기 GP2X로 재 이식한 분이 계시죠.

쉘룡 : 헉.. 그게 누구인가요?

조기자 : 아니 모른 척을.. 바로 쉘룡님이시죠. ㅎㅎ

(신검의전설2를 GP2X WIZ 용으로 컨버팅한 개발자 쉘룡님! 당시에도 얼굴을 들키기 싫어 말 가면을 썼다)(출처=게임동아)
(신검의전설2를 GP2X WIZ 용으로 컨버팅한 개발자 쉘룡님! 당시에도 얼굴을 들키기 싫어 말 가면을 썼다)(출처=게임동아)

쉘룡 : 헉!!! 이렇게 정체가 밝혀질 내용을 쓰시면 안됩니다 조기자님! 화재를 바꾸겠습니다!!

바로 다음 게임 소개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이러한 '신검의 전설'과 함께 애플 초창기 국산 게임으로 또 하나 부각되는 게임이 있는데요, 바로 '아기공룡 둘리' 입니다.

(아프로만의 우주전사 둘리 / 김태훈님 사진 발췌)
(아프로만의 우주전사 둘리 / 김태훈님 사진 발췌)

(하늘에서 생선뼈나 음식물 쓰레기가 떨어진다 / 김태훈님 사진 발췌)
(하늘에서 생선뼈나 음식물 쓰레기가 떨어진다 / 김태훈님 사진 발췌)

꿀딴지곰 : 애플2 시절에 워낙 게임 쪽에 기근이 있었던지라..가뭄에 단비처럼 느껴졌던 '둘리'입니다. 물론 화내는 고길동 씨의 성화에 못이겨 생선뼈 같은 음식물 쓰레기를 받아내는 게임이었고 (왜 하늘에서 생선뼈가 내려오는 것인지?) 받아내는 판정이 거지같아서 여러 시행착오를 겪었어야 했던 게임이지만 당시 보물섬에서 연재하던 '아기공룡 둘리'의 인기는 하늘을 찌를 듯 했고.. 또 나름 캐릭터 게임이기에 인내심을 가지고 플레이하곤 했습니다.

쉘룡 : 계속 받아내다 보면 다른 모드가 나오긴 하지요. ㅎㅎ 저는 당시에 흑백 모니터여서.. 그래도 이렇게 미려한 그래픽이라고는 생각을 못했었지요. 허큘리스 같은 흑백 화면이었지만 해상도는 더 안좋은, 척박한 환경에서 이정도 게임이라도 감지덕지 했었는 걸요 ㅎㅎ

조기자 : 확실히 애플2 진영을 보면 MSX 쪽 보다 더 게임 쪽으로 열악했었다는 걸 실감할 수 있었죠. 당시 패미콤 등의 전용 게임기에 비해서 열세에 놓였던 재믹스(MSX) 진영이었는데, 애플2 쪽에 비교해보면 천국이나 다름 없었으니 참 행복이란 상대적인 것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듭니다. ^^

꿀딴지곰 : 이 우주전사 둘리도 복각하신 회원 분이 계시죠?

조기자 : 네 그럼요. 저도 뒤늦게 간신히 졸라서 하나 보유하고 있지요. 애플 2엔 꼭 필요한 게임 패키지입니다. 원본을 구하고 싶긴 한데 너무 귀한데다.. 혹 물건이 나오더라도 너무 비싸서 도저히 구할 수가 없거든요 ㅠ_ㅠ 복각 패키지로 만족하고 있습니다.

(국내 모 유저분께서 복각한 '우주전사 둘리')(출처=게임동아)
(국내 모 유저분께서 복각한 '우주전사 둘리')(출처=게임동아)

쉘룡 : 참, '아기공룡 둘리' 애플2 게임에 이어 재믹스 용으로도 출시된 동명의 게임이 있지요. 간단히 소개하고 넘어가볼까 싶네요.

꿀딴지곰 : 재믹스 용 아기공룡 둘리 말씀이시군요. 애플2 기종 보다는 훨씬 역동적이고 괜찮은 퀄리티의 게임이었죠 ^^

(상당한 인기를 얻었던 재믹스 용 아기공룡 둘리)(출처=게임동아)
(상당한 인기를 얻었던 재믹스 용 아기공룡 둘리)(출처=게임동아)

(애플2 기종 보다는 훨씬 나아보이지 않는가?)(출처=게임동아)
(애플2 기종 보다는 훨씬 나아보이지 않는가?)(출처=게임동아)

꿀딴지곰 : 재믹스용 '아기공룡둘리'는 애플2 기종보다 3년은 늦게 나온 게임이고, 나름 할 만한 슈팅 게임이었다고 할 수 있죠. 나름 스피드감 있고 짜임새있는 게임이지요.

조기자 : 궁금하신 분 많지 않을까 싶은데요. 영상이 궁금하신 분을 위해 준비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time_continue=86&v=7tRJxFzR-4A

쉘룡 : '둘리' 시리즈까지 알아보았으니 다음은 IBM PC 쪽으로 넘어가볼까 싶습니다. 재믹스에 이어 국내 PC 시장에는 IBM PC XT가 보급되기 시작했는데요, 특히 교육용 PC라고 해서 순식간에 전국적으로 보급이 되었었지요. 그런 상황에서 게임들도 빠르게 보급되었었는데요, 그런 여러 게임 중에 우선 ‘호랑이의 분노’에 대해 소개를 해볼까 싶습니다.

조기자 : 오 호랑이의 분노. 저도 어린 시절에 허큘리스로 이 게임 많이 즐겼었습니다. 별바람님이 만드신 게임인데, 별바람님 께서는 현재 청강대 게임학과 교수님으로 재직중이시죠. 가끔 지스타 게임쇼 가면 만나서 인사를 드리곤 하지요.

(2012년 ‘혈십자’ 스마트폰 버전 개발 시절에 조기자와 인터뷰했던 별바람 (김광삼) 교수님)(출처=게임동아)
(2012년 ‘혈십자’ 스마트폰 버전 개발 시절에 조기자와 인터뷰했던 별바람 (김광삼) 교수님)(출처=게임동아)

쉘룡 : 1991년도에 출시된 ‘호랑이의 분노’는 IBM PC 용으로는 최초의 국산 게임으로 알려져있는 게임 중 하나입니다. 저 역시도 당시에 하이텔에서 처음 다운을 받았었는데, 버튼 조합으로 다양한 액션이 나갔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스크린샷을 찾아보았는데 별바람 교수님 본인도 찾지 못하여 현재는 스크린샷을 찾을 방법이 마땅치 않더군요; ㅠ_ㅠ

조기자 : 헉.. 그런 귀중한 자산이 ㅠ_ㅠ 이전에 세가에서 ‘버추어파이터2’의 소스를 날려버렸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었는데.. 그 당시에는 그런 소스 관리가 잘 안되던 시절이었나보군요.

쉘룡 : 네. 많이 안타까운 부분입니다. 다만 이해도 되는 게, 당시는 정말 열악할 환경이었거든요. 그런 소스를 제대로 챙기기 어려웠던 시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드가 안정성이 뛰어났던 시절도 아니고, 자칫 날려버리면 그냥 훅 가는 거죠. 백업이 일상적이지도 않았구요.

여튼 별바람님은 이러한 ‘호랑이의 분노’를 향후 다양한 국산 휴대용 게임기로 이식을 하셨었는데요, 그것이 바로 ‘혈십자’ 시리즈죠. 국산 게임기 GP2X와 카누를 통해서 출시된 ‘혈십자’는 스마트폰 시대로 넘어오면서 게임빌을 통해 서비스된 바 있습니다.

(GP2X 용으로 출시되었던 ‘혈십자’ 시리즈)(출처=게임동아)
(GP2X 용으로 출시되었던 ‘혈십자’ 시리즈)(출처=게임동아)

(게임빌을 통해 스마트폰으로도 버전업되어 서비스되었으나 안타깝게도 좋은 평가를 받지는 못했다)(출처=게임동아)
(게임빌을 통해 스마트폰으로도 버전업되어 서비스되었으나 안타깝게도 좋은 평가를 받지는 못했다)(출처=게임동아)

쉘룡 : 얘기가 잠시 딴 곳으로 샜는데요, 이러한 ‘호랑이의 분노’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1994년도에 ‘호랑이의 분노2’로 업그레이드된 후속작이 출시되게 됩니다. 여전히 IBM PC 허큘리스 그래픽이었지만 나름의 고해상도로 미려한 그래픽을 자랑하던 게임이기도 하지요.

(훨씬 업그레이드 된 ‘호랑이의 분노2’)(출처=게임동아)
(훨씬 업그레이드 된 ‘호랑이의 분노2’)(출처=게임동아)

(허큘리스 대전 게임이라니.. 당시로는 꿈의 대전과 같았다)(출처=게임동아)
(허큘리스 대전 게임이라니.. 당시로는 꿈의 대전과 같았다)(출처=게임동아)

조기자 : 저도 ‘호랑이의 분노2’는 많이 해봤었지요. 특유의 쫀득거리는 타격감이 있고, 당시에도 웬만한 어설픈 격투 게임 보다 판정이나 그런 부분이 명확해서 꽤 열심히 했었습니다. 기술표고 뭐고 그냥 열심히 플레이해서 상당히 후반부까지 갔었던 기억이 나네요. 얍삽이도 있었는데 기억이 잘 안나네요 날라차기를 어떻게 요령있게 썼던 것 같은데.. (-_);

꿀딴지곰 : 조기자님이야 격투 게임을 좋아하시는 분이시니 당시부터 열심히 하셨던 것이로군요. 저도 대전 게임의 완성도 쪽으로는 상당히 점수를 높게 쳐주는 게임이지요. 영상을 보시면 당시 기술력이 굉장히 뛰어났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i4Boaw9IIaU

조기자 : 아, 또 하나 기억나는 것은 별바람님의 리소스 압축 기술이었습니다. 굉장히 적은 용량으로 엄청나게 고퀄리티 게임을 만들어내는데 탁월한 모습을 보여주시곤 했었죠. 그런 부분은 참 존경스럽습니다. ^^

쉘룡 : 이렇게 '호랑이의 분노' 이후에는 역시나 또 하나의 상징적인 게임인 '폭스레인저'를 얘기 안 할 수 없지요. 사실상 국내 PC 게임 시장은 '폭스레인저' 전이냐 후냐로 나뉘어질 수 있다고 할 만큼 중요한 게임입니다.

조기자 : 으아~ '포오옥스~ 레이저!!' 라고 나오는 소리가 아직도 귀에 선 합니다!

(최초로 1만 카피를 넘기며 IBM PC 게임 시장을 활짝 열어젖힌 '폭스레인저')(출처=게임동아)
(최초로 1만 카피를 넘기며 IBM PC 게임 시장을 활짝 열어젖힌 '폭스레인저')(출처=게임동아)

(그래픽은 당시 오락실 수준은 못되었지만 사운드 만큼은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했다)(출처=게임동아)
(그래픽은 당시 오락실 수준은 못되었지만 사운드 만큼은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했다)(출처=게임동아)

쉘룡 : 사실상 '폭스레인저'를 시작으로 패키지 게임이 우후죽순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지요. '폭스레인저'가 주목받는 이유는 이전의 게임들에 비해서 퀄리티 있는 패키지 게임이었고 또 성공했기 때문이죠. '폭스레인저' 이전의 게임들은 대부분 순수한 유저의 마음으로 만든 게임이었는데, '폭스레인저' 이후부터는 기업형으로 나오기 시작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메가드라이브의 '썬더포스'나 '다라이어스' 등을 떠올리는 화려한 연출이 좋았고, 스테이지 끝까지 안정된 퀄리티를 보여주면서 국내 게임 최초로 1만 카피 이상의 판매량을 달성했습니다. 'PC 게임도 잘 만들면 돈이 되는 구나' 라는 인식을 심어주었는데, 때문에 많은 개발자들이 게임 개발에 뛰어든 계기가 되지 않았나 싶네요.

꿀딴지곰 : 사운드 또한 꽤 좋았던 게임 아닌가요?

쉘룡 : 네. 그렇습니다. 사실 당시 게임 개발자분들 사이에서 세계 수준에 비해, '폭스레인저'는 프로그램도 기초 수준이었고 그래픽도 중급 정도로 보였지만 남상규 씨가 진두지휘한 음악 하나만은 세계 수준으로 좋았다고 극찬을 받았지요.

조기자 : 흐흐. 이 '폭스레인저' 를 떠올리면 저는 자동적으로 '세균전'이 또 생각나네요. 비슷한 시기에 즐겨서 그런 것 같긴 한데.. '세균전'도 함께 소개해주시면 어떠신지요?

쉘룡 : 막고야의 '세균전' 말씀이시군요 ㅎ

(오델로를 테마로 한 세균전. IBM PC용 국산 게임으로는 최초의 캐릭터 게임이라고 할만하다)(출처=게임동아)
(오델로를 테마로 한 세균전. IBM PC용 국산 게임으로는 최초의 캐릭터 게임이라고 할만하다)(출처=게임동아)

쉘룡 : 사실 이 게임의 개발사인 막고야는 여러 개의 게임을 개발한 전력이 있습니다만.. 저는 이상하게 막고야 하면 이 게임만 떠오릅니다. 아무래도 세균전의 강렬한 캐릭터 이미지 때문이 아닐까 생각이 드네요.

게임은 단순한 퍼즐 게임이지만 '세균전'에 이어 '슈퍼 세균전', '세균전95', '세균전X' 등 여러가지 버전으로 출시되었었죠. 이 게임이 최초의 VGA 칼라게임이라는 얘기도 들리더군요.

꿀딴지곰 : 1992년도에 출시된 '세균전'은 단순한 퍼즐 게임이었지만, 특유의 중독성 덕분에 1만 카피 이상을 판매한 히트 타이틀이었습니다. 솔직히 세균전은 당시 SPOT이라는 게임의 아이디어를 그대로 차용해서 만든 표절게임이었는데요, 초반의 후끈한 판매량 때문에 계속되는 시리즈를 낸 것이죠. '세균전' 만으로도 여러 타이틀을 냈으니 토종 '우려먹기' 타이틀로도 최초의 타이틀이 아닐까 싶습니다. ^^;

쉘룡 : 그렇습니다. 생각해보면 저는 중학교 시절부터 이런 초창기 개발사들을 찾아가곤 했었는데, 막고야는 중학교때 찾아가서 홍동희 대표님을 직접 뵌 적이 있습니다. 그때 개발중인 게임이 '원시소년 토시' 였었죠.

조기자 : 오 '원시소년 토시' 말이군요! 추억의 게임입니다.

(원시소년 토시! 큼직한 캐릭터가 인상적인 액션 게임. 나름 썸머솔트 킥을 구사한다)(출처=게임동아)
(원시소년 토시! 큼직한 캐릭터가 인상적인 액션 게임. 나름 썸머솔트 킥을 구사한다)(출처=게임동아)

쉘룡 : 저는 어렸을 때 '원시소년 토시'의 알파버전 부터 베타테스트를 진행하곤 했었습니다. '원시소년 토시'가 93년도 겨울 쯤에 출시가 되었는데, 그전까지 게임의 밸런스라든지 버그 등을 찾아서 대표님께 말씀드렸었죠. 그래서 더 애착이 가는 게임이기도 합니다.

게임은 횡스크롤 액션 게임으로, 제가 알기로 국산 게임 최초로 다관절 보스를 구현한 게임으로 알고 있습니다. 다소 어색하긴 하지만 보스의 다관절을 최초의 다관절로 쳐주긴 쳐줘야 할 것 같습니다. ^^

꿀딴지곰 : 이 게임의 가치를 또 하나 말하자면 원작 만화를 활용한 IP(지적 재산권) 게임이었다는 점이죠. 막고야가 그렇게 큰 개발사가 아니었는데.. 어떻게 최신호 작가님의 '원시소년 토시' 라이선스를 획득했을까.. 하는 부분은 새삼 궁금해지는 부분이군요.

쉘룡 : 네. 저도 그 점이 항상 궁금했었는데, 어릴 적에는 그냥 게임 하기에 바빴고, 그런 궁금증이 생각났을 때에는 이미 홍동희 대표님과는 연락이 끊어진 상태여서 관련 얘기를 들은 바 없네요 ㅠ_ㅠ

(동명의 만화를 기반으로 제작된 '원시소년 토시')(출처=게임동아)
(동명의 만화를 기반으로 제작된 '원시소년 토시')(출처=게임동아)

쉘룡 : 다음은 93년도에 출시된 IBM PC 최초의 RPG라고 할까요, '홍길동전'을 소개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최초의 RPG 타이틀. 상당히 훌륭하다)(출처=게임동아)
(최초의 RPG 타이틀. 상당히 훌륭하다)(출처=게임동아)

(93년도에 이런 그래픽이!!)(출처=게임동아)
(93년도에 이런 그래픽이!!)(출처=게임동아)

쉘룡 : 에이플러스에서 개발한 이 게임은 초창기에 혜성처럼 등장하여 많은 유저분들을 즐겁게 해준 게임입니다. 제목 그대로 홍길동전을 테마로 하고 있으며 RPG에 맞게 여러가지 이벤트가 발생하고 미려한 컷신도 존재하지요.

다만 전투가 '드래곤퀘스트'의 영향을 많이 받았고, 또 너무 초창기라 그런지 수천 장 정도의 판매량을 보이며 마무리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조기자 : 음.. 그렇군요. 저는 처음 보는 게임이네요. 지금이라도 한 번 구해보고 싶은데, 쉽지 않겠죠?

쉘룡 : 그럼요. 입수 난이도가 상당히 높은 게임 중 하나죠. 또 당시에는 워낙 IBM PC 불법 복제가 유행했던 시절이라.. '부도칸' 같은 게임이나 이런 게임들 패키지를 가지신 분들이 많지 않았거든요. 입수는 쉽지 않으실 겁니다 ^^

조기자 : 휴...사실 저희 포스팅이.. '폭스레인저'를 소개한 다음에 세균전과 원시소년 토시, 홍길동전으로 빠졌는데요, 원래는 '그날이 오면' 시리즈를 소개했어야 하는 타이밍 아니었나요?

쉘룡 : 하핫. 그렇죠. 슈팅 게임으로 국내 게임 역사에 절대 빠지면 안되는 타이틀이 하나 있으니.. '폭스레인저' 이후 '그날이 오면' 시리즈가 아닐까 싶습니다. 사실 이 '그날이 오면 3'에는 전설이 하나 있습니다. 제가 과거 하이텔 게임제작동호회 대화방에서 들은 얘긴데, '그날이 오면3'가 마스터(완성본)을 내기 일주일 전에 소스를 홀라당 날렸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남은 일주일 동안 C언어도 아니고 풀 어셈블리어로 다시 짜서 완성을 시킨 게 '그날이 오면3'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개발자들 사이에서 정말 대단하고 실력있다고, 소문이 자자했었습니다.

조기자 : 헐~ 일주일 만에 '그날이 오면3'를요? 이건 뭐 믿거나 말거나 수준인데요; 대단하네요 정말.

쉘룡 : 개발자분들이 워낙 쟁쟁하셨던 분들이라 가능했던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하하

꿀딴지곰 : '그날이 오면' 시리즈는 1987년도에 고등학생 개발자들로 설립된 미리내 소프트웨어에서 만들어진 명작 슈팅 게임 시리즈입니다. 1990년도에 출시된 '그날이오면2'는 IBM PC가 아니라 MSX(재믹스) 용 디스켓 게임으로 출시된 게임이었죠. 한국 최초의 3.5인치 디스켓 게임으로, 횡스크롤 슈팅 수작 이었습니다.

(재믹스용으로 출시되었던 '그날이 오면 2')(출처=게임동아)
(재믹스용으로 출시되었던 '그날이 오면 2')(출처=게임동아)

(상당한 완성도를 가지고 있었다. 다만 기체가 '그라디우스' 비슷...)(출처=게임동아)
(상당한 완성도를 가지고 있었다. 다만 기체가 '그라디우스' 비슷...)(출처=게임동아)

쉘룡 : 적 보스나 구성들도 '그라디우스'나 '알레스트' 등을 벤치마킹한 듯 메카 계열이긴 한데요, 나름대로 고퀄리티를 유지한 게임으로 저도 즐겨하던 게임 중 하나입니다. 특히나 첫 번째 디스크는 온전히 데모 영상으로만 활용되어 높은 평가를 받았죠. (이스2의 영향을 받은 것인지도요)

조기자 : 흠.. '그날이 오면 2'부터 소개를 하시는데 1은 없는 건가요?

쉘룡 : 아. 넵. '그날이 오면1'은 국내 출시 가 되지 않았습니다. 완성이 됐는지도 잘 모르겠어요.. 광고만 하고 출시되지 않은 비운의 타이틀이죠. 그래서 사실상 '그날이 오면 2'가 1인 셈입니다. 이렇게 재믹스용으로 출시되었던 2에 이어 3는 IBM PC용으로 출시되게 되지요.

(그날이 오면3 패키지)(출처=게임동아)
(그날이 오면3 패키지)(출처=게임동아)

(미리내 소프트웨어라는 마크가 새삼 정겹다)(출처=게임동아)
(미리내 소프트웨어라는 마크가 새삼 정겹다)(출처=게임동아)

(별도 소개는 안했지만 '그날이 오면4' 패키지의 커버 디자인과 디스켓 디자인은 이런 모습이다)(출처=게임동아)
(별도 소개는 안했지만 '그날이 오면4' 패키지의 커버 디자인과 디스켓 디자인은 이런 모습이다)(출처=게임동아)

쉘룡 : '그날이오면3' 역시나 개발팀의 노력 끝에 빠른 템포의 플레이 감각과 경쾌한 사운드로 호평을 받았었습니다. 그리고 비교적 최근에 스마트폰 용으로도 출시가 되었으니.. 추억이 있으신 분들은 스마트폰을 켜서 다운로드 받으시면 되겠습니다.

(그날이 오면 for kakao. 이 게임의 라인업이 잡혔을때 '진짜인가?' 라며 몇 번 확인했던 기억이 난다)(출처=게임동아)
(그날이 오면 for kakao. 이 게임의 라인업이 잡혔을때 '진짜인가?' 라며 몇 번 확인했던 기억이 난다)(출처=게임동아)

쉘룡 : 다음은 '복수무정'을 한 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원제는 '복수무정 - 분노의 눈물'이며 1993년 5월에 출시된 게임입니다. 이 게임은 패밀리 프로덕션이라는 개발사가 만들었는데요, 이 패밀리 프로덕션은 뒤에 소개하겠지만 '피와 기티' 등으로 많이 알려지게 되는 회사이기도 합니다.

(국산 게임 시대의 막을 여는 최초의 아케이드 어드벤처 게임! 복수무정!)(출처=게임동아)
(국산 게임 시대의 막을 여는 최초의 아케이드 어드벤처 게임! 복수무정!)(출처=게임동아)

(음? 이거 어디서 본 비쥬얼 같은데..)(출처=게임동아)
(음? 이거 어디서 본 비쥬얼 같은데..)(출처=게임동아)

(달리는 모습이 어떤 게임이 묘하게 생각난다)(출처=게임동아)
(달리는 모습이 어떤 게임이 묘하게 생각난다)(출처=게임동아)

쉘룡 : 사실 '복수무정' 게임은 부드러운 움직임을 강조한 게임으로 '페르시아의 왕자'를 따라 만든 것 같은 게임이죠. 국내에서 약 2천 장 정도는 판매가 된 게임이라고 합니다.

조기자 : 음.. 저는 현역 시절에 이 게임을 플레이해보진 못했지만.. 지금 스크린샷만 보더라도 '페르시아의 왕자'의 향기가 솔솔 풍기는데요? 캐릭터가 어떻게 움직일 지 눈에 선 합니다;

꿀딴지곰 : 그렇죠. 높은 곳에서 떨어지면 타격을 입는다거나 난간을 잡고 타고 올라가는 등 각종 동작들이 '페르시아의 왕자'와 큰 차이는 없습니다. 그래픽 색감도 썩 좋은 편은 아니구요. 영상을 보시면 더 짙은 향기를 느끼실 수 있으실 겁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yeN13bL0CEI

쉘룡 : 개인적으로는 이 게임 패키지가 엄청나게 컸던 기억이 나네요. 패키지 규모가 너무 커서 잊혀지지 않을 정도였습니다. ^^

조기자 : 흠.. 패키지 크기 등으로도 차별화가 있었던 시절이로군요. 하하. 쉘룡님, 다음 게임은 제가 정해도 될까요?

쉘룡 : 어떤 게임을 말씀하시려는 건가요 ㅎ

조기자 : 아, 그냥 이쯤에서 '어스토니시아 스토리' 정도는 나와줘야 하지 않나 생각이 들어서요.

쉘룡 : 이원술 대표님의 대표작이자 손노리의 대표작인 '어스토니시아 스토리' 말이군요! 무조건 나와야되는 게임이죠 ^^

(이 게임을 인생RPG로 꼽는 분들도 많이 계실터)(출처=게임동아)
(이 게임을 인생RPG로 꼽는 분들도 많이 계실터)(출처=게임동아)

(새가 날아가고 한 소녀가 등장하는 오프닝. 음? 그러고보니 '쉔무'도 비슷한 연출 아니던가)(출처=게임동아)
(새가 날아가고 한 소녀가 등장하는 오프닝. 음? 그러고보니 '쉔무'도 비슷한 연출 아니던가)(출처=게임동아)

(시뮬레이션 RPG 형태의 전투)(출처=게임동아)
(시뮬레이션 RPG 형태의 전투)(출처=게임동아)

쉘룡 : 국산 RPG를 논할 때 절대 빠지지 않아야 하는 게임 중 하나가 바로 '어스토니시아 스토리'지요. 스토리 라인도 탄탄하고, 전투방식 또한 한창 유행하던 일본 게임인..'파이어 엠블램'이나 '랑그릿사' 등의 일본식 SRPG를 잘 짬뽕을 해놓은 듯한 느낌을 주는 게임이었습니다.

꿀딴지곰 : 1994년 7월에 출시된 '어스토니시아 스토리'는 국산 RPG 중에서 최초는 아니지만(신검의 전설이나 홍길동전이 있으니) 그야말로 대박을 터뜨려서 수많은 당시 청소년들에게 깊은 감흥을 준 IBM PC용 국산 RPG 입니다. 당시 기준으로 10만 장 정도의 판매량을 보였다고 했으니 어마어마한 인기를 얻었다고 할 수 있죠.

물론 지금 해보면 상당히 헛점 투성이이긴 합니다. 전투가 시작되면 적들과의 거리가 너무 멀고 지형에 다른 전략적인 부분도 거의 없었죠. 양손에 무기를 차면 공격거리가 늘어나는 꼼수가 있었는데, 이건 손노리 측의 개발 의도라는 얘기가 있더군요.

조기자 : 10만장 판매! 그렇다면 돈을 좀 벌었겠는데요?

쉘룡 : 아닙니다. ㅎㅎ 당시 이원술 대표님이나 서관희 이사님 등등이 게임스쿨 멤버들이었는데, 판매에서 나오는 돈은 대부분 유통사인 게임스쿨 측(소프트라이)으로 흘러들어 간거 같고, 팀원들에게는 거의 돈이 들어가지 않았다고 하더군요. 여튼 그런 에피소드를 뒤로하고도 이 게임은 한국 PC 게임 시장을 활짝 여는 기폭제가 되었던 건 사실입니다. 기념비적인 작품 중 하나죠.

(PC 패키지 화면)(출처=게임동아)
(PC 패키지 화면)(출처=게임동아)

(사용설명서 내용이 알차다)(출처=게임동아)
(사용설명서 내용이 알차다)(출처=게임동아)

(또한 3.5인치 버전의 패키지도 별도로 존재한다)(출처=게임동아)
(또한 3.5인치 버전의 패키지도 별도로 존재한다)(출처=게임동아)

조기자 : 이렇게 '어스토니시아 스토리' 얘기가 나왔으면 '이스2 스페셜'도 소개가 되어야 할 것 같은데 말이죠...

꿀딴지곰 : 아니 조기자님 때문에 '어스토니시아 스토리'로 바로 점프했는데 또 주장을 하시다니 욕심쟁이! 우후훗!!

조기자 : 아;;.. 그래도 '어스토니시아 스토리' 얘기하면 바로 연상되는 게 만트라의 '이스2 스페셜' 아니겠습니까. 크.

쉘룡 : 알겠습니다. 그럼 바로 '이스2 스페셜'로 넘어가기로 하시죠.

(이스2의 히로인 리리아)(출처=게임동아)
(이스2의 히로인 리리아)(출처=게임동아)

(그래픽과 사운드가 대폭 강화됐다)(출처=게임동아)
(그래픽과 사운드가 대폭 강화됐다)(출처=게임동아)

쉘룡 : '이스2 스페셜'은 만트라에서 '이스2'를 재 가공하여 만든 스페셜 본입니다. 그래픽이나 사운드는 대폭 강화되었는데, 난이도가 꽤 높아졌고 시스템 적으로도 바뀐 부분이 많아서 호불호가 있던 게임이었죠.

재미난 것은 지금 시대에 와서 외국 게임 매니아들이 특이하다고 동영상을 많이 올리고 찾는 게임이라는 것이죠. 팔콤의 '이스' 시리즈 중에 다른 나라가 만든 게임이 이 한국 버전 외에 없지 않나 싶기도 하고요.

꿀딴지곰 : 1994년 8월에 출시된 게임이죠. 당시에 일본에서 특히 혹평을 받았었는데요, 이유는 '이스'의 전매특허로 여겨졌던 몸통박치기가 아니라 칼을 휘두르는 액션으로 꾸며졌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는 '개발자의 방'이나 '단군의 탑'이라는 오리지널 콘텐츠가 있다는 점이 특징이라고 하겠네요.

어린 시절에는 저도 '이게 뭐야~' 했었는데 지금 상황에서 보면 이러한 오리지널 요소가 '이스2 스페셜'을 희소성 있게 해주는 것은 아닌가 생각드네요.

쉘룡 : 사실 이 게임에도 숨겨진 에피소드가 있죠. 출시하고 한동안 '살몬 신전'을 막아놓았다가 패치로 뚫어준 것이죠. 개인적으로는 제작 시간이 모자라서 막아두고, 출시 후에 개발 완료하여 뚫어준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연소자 관람가! 이스2 스페셜 패키지의 모습이다)(출처=게임동아)
(연소자 관람가! 이스2 스페셜 패키지의 모습이다)(출처=게임동아)

(매뉴얼과 디스켓의 모습)(출처=게임동아)
(매뉴얼과 디스켓의 모습)(출처=게임동아)

조기자 : 참, 제가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는 분 중에 이명진 씨가 계시죠. '어쩐지 좋은 일이 생길 것 같은 저녁'과 '라그나로크'를 그리셨던 만화가 이명진씨. 그분이 만트라에서 '이스2 스페셜' 포스터를 그리셨던 게 기억이 나네요.

(이명진 씨가 그렸던 이스2 스페셜 포스터)(출처=게임동아)
(이명진 씨가 그렸던 이스2 스페셜 포스터)(출처=게임동아)

조기자 : 영상이 궁금하신 분은 참고하세요.

오프닝 : https://www.youtube.com/watch?v=ht3CBt3845c
게임화면 : https://www.youtube.com/watch?v=foCglR1bb6I

쉘룡 : 그럼 다음은 제가 아주 좋아하는 게임을 하나 소개해보겠습니다. 바로 '피와 기티' 입니다.

(귀여운 캐릭터를 강조한 게임 '피와 기티'. 무슨 동물인지 궁금해하실 수 있는데 고양이와 개구리다)(출처=게임동아)
(귀여운 캐릭터를 강조한 게임 '피와 기티'. 무슨 동물인지 궁금해하실 수 있는데 고양이와 개구리다)(출처=게임동아)

(상당히 귀여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아이들이 엄청 좋아했던 게임)(출처=게임동아)
(상당히 귀여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아이들이 엄청 좋아했던 게임)(출처=게임동아)

꿀딴지곰 : 패밀리 프로덕션이 1994년에 출시한 멋진 횡스크롤 액션 게임이죠. 귀여운 스타일의 캐릭터들로 도스에서 멋진 액션성을 보여주면서 1만 장 넘는 판매량을 보여줬다고 합니다. 내용은 마왕 헤루스에게 잡혀간 아저씨를 구하는 내용이라고 하더군요.

쉘룡 : 개인적으로 지금 시점에 만들어져서 어느정도 인기를 얻었다면 원소스 멀티 유즈로 사업을 펼칠 수 있을 만한 아이템이 아니었을까 생각해봅니다. 이때 당시는 게임 하나 나온다 하더라도 캐릭터로 인형이나 펜시를 만드는 생각을 못했는데.. 지금이라면 인형도 만들고 펜시도 만들고 여러가지 써먹을 때가 많지 않았나 생각되네요.

개인적으로는 '피와 기티'를 더욱 완성도 높게 만든 '피와기티 스페셜'이 더 좋긴 합니다. 여러가지 단점들을 보완했고 움직임도 더 부드러워졌거든요. 다만 야심차게 만들었던 '피와기티 2'는 여러모로 안타까운 모습을 보여주곤 했었죠.

(야심차게 3D 랜더링해서 더 큰 인기를 노렸던 2지만.. 느린 속도감과 뭉툭한 타격감으로 별다른 인기는 얻지 못했다)(출처=게임동아)
(야심차게 3D 랜더링해서 더 큰 인기를 노렸던 2지만.. 느린 속도감과 뭉툭한 타격감으로 별다른 인기는 얻지 못했다)(출처=게임동아)

꿀딴지곰 : 저는 이번에 '일루젼 블레이즈'를 소개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국산 횡스크롤 슈팅 게임 중에 '폭스 레인저'와 견줄 정도로 사운드가 좋은 게임 중 하나죠.

쉘룡 : 아 교수님 역시 잘 아시는군요~ '일루젼 블레이즈'도 엄청난 명작이지요.

(고퀄리티 횡스크롤 슈팅 게임)(출처=게임동아)
(고퀄리티 횡스크롤 슈팅 게임)(출처=게임동아)

(거대한 메카닉들이 적으로 등장한다)(출처=게임동아)
(거대한 메카닉들이 적으로 등장한다)(출처=게임동아)

꿀딴지곰 : '피와 기티'를 만든 패밀리 프로덕션에서 만든 횡스크롤 슈팅 게임이죠. 94년도에 출시되었으며 파란색 빨간색 등 색상 별로 다양한 무기 체계를 갖춘 것이 가장 큰 특징이었습니다. 다만 저는 이전에도 말씀드렸듯 발컨이라 이런 종류의 게임은 잘 하지 못했습니다. 피격 판정이 너무 커서 제 취향은 아니었던 게임입니다. 너무 어려웠어요 ㅠ_ㅠ

쉘룡 : 저는 이 게임 하면서 메가드라이브의 '썬더포스' 시리즈가 생각나더군요. 무기체계라든지 연출이라든지 배경 그래픽 등도 어느정도 벤치마킹을 한 게 아닐까 생각이 들었었습니다. 저는 이 게임이 특히 인상깊었던 것은 사운드입니다.

제가 알기로 패밀리 프로덕션의 사운드는 별도의 사운드 팀 'TEMP'(템프)가 해주었는데요, 그래서 그런지 사운드가 정말로 좋습니다.

어린 시절에 패키지를 구매한 후 사운드를 위해 비싼 사운드 블러스터를 사기도 했고 감동해서 울뻔 했었죠. 지금까지도 패키지는 잘 보관하고 있습니다.

조기자 : 유튜브에 사운드를 찾아보았습니다. 궁금하신 분들은 한 번 들어보시죠 ^^

게임 사운드 : https://www.youtube.com/watch?v=MYCA-R4OBJk
스테이지 플레이 : https://www.youtube.com/watch?v=ri9AxDwhvCc

쉘룡 : 자아 다음은 슬슬 소프트맥스로 넘어가야할 것 같습니다. 소프트맥스의 첫 소개 게임으로는 '리크니스'를 먼저 잡아야 할 것 같은데 말이죠.

(파스텔 풍의 색체가 돋보이는 리크니스 타이틀 화면)(출처=게임동아)
(파스텔 풍의 색체가 돋보이는 리크니스 타이틀 화면)(출처=게임동아)

(당시의 전형적인 그래픽 풍을 보여준다. 왼쪽이 주인공 리크니스, 오른쪽이 아이리스다)(출처=게임동아)
(당시의 전형적인 그래픽 풍을 보여준다. 왼쪽이 주인공 리크니스, 오른쪽이 아이리스다)(출처=게임동아)

(덩치는 크지만 귀여운 노랑색 병아리... 라고 생각하겠지만 저건 두더지다..!)(출처=게임동아)
(덩치는 크지만 귀여운 노랑색 병아리... 라고 생각하겠지만 저건 두더지다..!)(출처=게임동아)

쉘룡 : 원래 이 게임의 개발자분들은 하이텔 게임 동호회에서 의기투합한 멤버분들이죠. 훗날 PC 온라인 게임 '라그나로크'를 만드신 김학규 씨나 소프트맥스의 주역 프로그램 조영기 씨 등 쟁쟁한 멤버들이 '아트 크래프트'라는 팀을 결성한 후 소프트맥스와 함께 했습니다.

당시에 PC 게임을 만들 때 기술적으로 화두였던 게 있는데, 바로 PC에서 어떻게 게임기같은 스무스 스크롤(하드웨어 스크롤)을 어떻게 구현할까 였습니다. 그런 연구에 있어 김학규씨가 하드웨어 스크롤을 연구 개발해서 그 결과가 잘 녹아져 있는 게임입니다.

꿀딴지곰 : 1994년도에 출시된 '리크니스'는 당시 IBM PC 게임 시장에서 귀한 플랫폼 액션 게임으로 출시되어 사랑을 받았습니다. 다만 몇 가지 문제점이 있었죠. 점프 때 전혀 움직이지 못한다는 점과 보스가 없었다는 점, 그리고 초창기 계획했던 점에서 상당 수 삭제되었다는 점 등이 점수를 깎아먹었었죠. 하지만 게임의 퍼포먼스 만큼은 상당히 좋았던 기억이 있네요..

조기자 : 아..삭제가 된 이유는 대충 짐작이 됩니다. 제가 알기로 김학규 씨와 조영기 씨 사이에서 당시에 불화가 있었다고 들었습니다. 중간에 김학규 씨 팀이 단체로 분리되어 나온 것이죠. 그런 미완성 상태의 게임을 조영기 씨 쪽에서 급하게 마무리했는데, 그러다보니 미흡하게 끝난 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래도 PC 초창기 시절의 부드러운 스크롤은 끝내주지요. 궁금하신 분들은 영상을 보면서 경쾌한 맛을 느껴보시기 바랍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W64qNuBZAXI
꿀딴지곰 : 이쯤에서 잠시 아트크래프트의 맥을 이어받은 S&T Online(그라비티의 전신)에서 제작한 걸출한 도스용 액션게임인 '라스 더 원더러'를 소개 안할 수 없겠군요.

(잡지의 라스 더 원더러 광고 페이지)(출처=게임동아)
(잡지의 라스 더 원더러 광고 페이지)(출처=게임동아)

(시원 시원하게 적을 연타로 패버릴수 있는데다가 2인용 가능이라니!! 당시 도스에는 흔치 않던 국산 갓게임!)(출처=게임동아)
(시원 시원하게 적을 연타로 패버릴수 있는데다가 2인용 가능이라니!! 당시 도스에는 흔치 않던 국산 갓게임!)(출처=게임동아)

(RPG 개념으로 적들에게 얻은 경험치로 레벨업을 하고 돈을 모아서 상점에서 무기를 업그레이드 한다!)(출처=게임동아)
(RPG 개념으로 적들에게 얻은 경험치로 레벨업을 하고 돈을 모아서 상점에서 무기를 업그레이드 한다!)(출처=게임동아)

쉘룡 : 오옷! 이걸 빼먹고 넘어갈뻔 했네요.. 정말 당시 나온 국산 액션 게임중에 몇안되는 명작이었죠.

꿀딴지곰 : 라스 더 원더러는 S&T Online에서 1995년도에 도스용으로 개발한 횡스크롤 플랫폼 액션 RPG로 쾌적한 퍼포먼스와 부드러운 스크롤, 그리고 시원한 타격감 등으로 호평을 받은 게임이죠. 게다가 2인용도 가능했는데 1p의 경우 검을 사용하는 라스를 사용하지만 2p의 여성캐릭터는 총으로 원거리 공격을 하게 되서 런앤건 장르가 되버립니다. 그나저나 어딘지 모르게 리크니스를 닮아 있죠?

조기자 : 하아.. 이거 패키지도 어딘가에 찾아보면 있을건데 못찾겠군요.. ;ㅁ;

쉘룡 : 다음은 드디어! 소프트맥스의 대표 RPG '창세기전'을 소개해야겠네요. 소프트맥스의 모든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상징적인 게임 시리즈라고 하겠습니다.

(아름다운 그래픽과 로고)(출처=게임동아)
(아름다운 그래픽과 로고)(출처=게임동아)

(흡사 슈퍼패미콤 게임을 방불케하는 아름다운 그래픽을 보여준다)(출처=게임동아)
(흡사 슈퍼패미콤 게임을 방불케하는 아름다운 그래픽을 보여준다)(출처=게임동아)

꿀딴지곰 : 창세기전도 국내 게임 역사에서 절대 빠지지 말아야 할 작품입니다. 1995년 말에 출시된 이 게임은 '창세기전' 만화가인 김진 작가와 합작하여 이슈를 얻었고 국내 최초의 시뮬레이션 RPG를 표방해 수많은 게이머들의 기대를 한 몸에 모았죠.

일본의 전문 콘솔 게임과 비교해서도 꿀리지 않는 미려한 그래픽과 개성있는 캐릭터들, 그리고 전략적이고 매력적인 전투가 어우러져 한국 게임사를 뒤집을만한 분기가 되는 대작RPG라고 불리우는 게임이기도 했습니다.

(김진 작가의 작화가 돋보이는 패키지 메인 화면)(출처=게임동아)
(김진 작가의 작화가 돋보이는 패키지 메인 화면)(출처=게임동아)

(CD와 설명서, 그리고 엽서로 구성되어 있다)(출처=게임동아)
(CD와 설명서, 그리고 엽서로 구성되어 있다)(출처=게임동아)

쉘룡 : 제 기억을 조금 더 더듬어 보면요, 조영기 씨가 이 '창세기전'을 만들기 전에도 게임제작 동호회 등에서 '랑그릿사' 같은 게임 같은 것들을 만들어서 데모 버전을 올리곤 했습니다. 이런 걸로 봐서는 이미 엔진은 완성이 되어 있어 보였고, 그 엔진 위에 창세기전 IP를 잘 얹은 느낌입니다.

이외에 소프트맥스는 '스카이 앤 리카'라는 게임을 출시하기도 했는데요, '트윈비'와 너무 흡사해서 유저들 사이에 말이 많았었습니다. 그래픽도 파스텔 풍이고 '리크니스' 팀이 개발한 게 아닌가 생각되네요. 그리고 '마그나카르타'는.. 생략하도록 하겠습니다.

조기자 : 아니 소프트맥스를 너무 훅 넘기시는 것 아닌가요?

쉘룡 : 음.. '창세기전' 정도면 큰 축은 다룬 것 같아서요. 아직 갈 길이 먼데다..이번에는 판타그램에 대해서도 한두 게임을 소개해야할 차례여서요 ^^;;

조기자 : 알겠습니다 ㅎ 오~판타그램이라면.. '킹덤언더파이어'를 개발한!

쉘룡 : 네 그렇습니다 ㅎㅎ 하지만 먼저 데뷔작인 '지클런트'를 먼저 보시죠.

(진정한 메카틱과의 대전이 펼쳐진다! 지클런트!)(출처=게임동아)
(진정한 메카틱과의 대전이 펼쳐진다! 지클런트!)(출처=게임동아)

(일본에도 수출되었던 지클런트)(출처=게임동아)
(일본에도 수출되었던 지클런트)(출처=게임동아)

조기자 : 저도 이 게임 어린 시절에 굉장히 좋아했습니다. 아주 시원시원한 액션이 일품인 게임이었죠. 사실 판타그램에 이전부터 아시는 분이 계셨는데, 그분들 회사에 가보면 개발은 안하고 대부분 오락실에 가서 '스트리트 파이터2'에 열중하고 있다거나 했었죠. 그렇게 액션을 좋아하시는 분들이었으니 이렇게 명작 액션 게임이 나왔다고 생각합니다.

꿀딴지곰 : 95년도에 판타그램에서 개발해 내놓은 '지클런트'는 조기자님이 말씀하신대로 부드러운 움직임과 시원시원한 액션이 일품인 게임이죠. 다만 난이도가 무척이나 어렵고 또 특수 기술이 별도로 준비되어 있지 않아서 엔딩을 본 유저들이 거의 없을 정도였습니다. 저도 이 게임 좋아했는데 발컨이라 ㅠ_ㅠ 다른 고수 친구들이 하는 거 구경만 했었죠.

쉘룡 : 액션 게임이면서도 방어라는 개념이 존재하기도 했지요. 다만 저는 그 시절에 키보드가 중복 입력이 되지 않아서 상당히 이런 액션 게임하기 힘들었었습니다. 키보드를 바꾸고 나서야 원활하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이었던 기억이 나네요.

조기자 : 멋진 액션 게임 동영상 투척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zh1MQ0yT94Q

쉘룡 : '지클런트' 다음에는 '킹덤언더파이어'도 간략히 소개를 해야겠네요.

(스타크래프트 같은 실시간 전략 게임으로 큰 인기를 얻었던 '킹덤언더파이어')(출처=게임동아)
(스타크래프트 같은 실시간 전략 게임으로 큰 인기를 얻었던 '킹덤언더파이어')(출처=게임동아)

꿀딴지곰 : '킹덤언더파이어'도 국내 게임 역사에서 꼭 들어가야 하는 게임 중 하나죠. 실시간 전략 게임으로 인기를 얻은 '킹덤언더파이어'는 한 때 '스타크래프트'와 함께 양대 리그를 구축할 정도로 큰 인기를 얻었었지요.

판타그램이 몇 년 간이나 개발기간을 늘려 개발하면서 당시 게임잡지에서도 3년 정도 딜레이 됐다고 나오긴 했었습니다만, 싱글 요소도 크게 살리고 멀티도 재밌게 구축함으로써 대작 반열에 오르는 작품이 되었죠.

조기자 : 아~ 초창기에 '킹덤언더파이어' 리그가 생각나네요. 어느 순간부터 '스타크래프트' 리그가 너무 커져서 묻혀버리고 말았지만 방송 중계할 때 꽤 박진감 넘치고 재미있었던 기억이 나네요.

쉘룡 : 이런 '킹덤언더파이어'의 흥행성을 유심히 본 곳이 바로 마이크로소프트인데요, 판타그램은 그 당시부터 엑스박스 쪽으로 전향하여 다양한 게임을 출시했고 시리즈 누적 1천만 장 이상의 판매고를 올리며 국내 대표 게임사로 발돋움했었습니다.

현재는 '킹덤언더파이어2'의 러시아 출시를 앞두고 있다고 하는데 모쪼록 성공적인 성과가 나왔으면 좋겠네요.

조기자 : 음.. 판타그램에도 다양한 게임이 있는데 이렇게 2개 게임만 소개하고 넘어가는 건가요?

쉘룡 : 아 네. 곧바로 가람과 바람이라는 회사를 소개해야해서요.

조기자 : 가람과 바람이요? 아. '씰'을 만든 그 회사 말씀이시로군요. 나중에 그리곤으로 바뀌었던...

쉘룡 : 네, 국내 유력 RPG를 뽑으라면 상위 랭크에 올라가는 게임이기도 하고, 가람과 바람 게임중에 가장 완성도 있는 게임이기도 하구요, 아직까지 서비스 중인 '씰'온라인의 모태가 되기도 한 게임이라 꼭 소개하고 넘어가야 합니다.

(이 그래픽을 보라! 당시 나왔던 게임 중 최강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출처=게임동아)
(이 그래픽을 보라! 당시 나왔던 게임 중 최강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출처=게임동아)

(씰 패키지 샷)(출처=게임동아)
(씰 패키지 샷)(출처=게임동아)

(상당히 공을 들인 것을 알 수 있다)(출처=게임동아)
(상당히 공을 들인 것을 알 수 있다)(출처=게임동아)

꿀딴지곰 : '씰'은 2000년 4월에 출시된 RPG로, 메인 스토리와 탄탄한 그래픽 외에도 숨은 이벤트와 서브 퀘스트 등으로 즐길거리도 많고 완성도가 높은 게임이었습니다.

다만 국내에 인터넷이 빠르게 보급되면서 와레즈(불법 공유 통로)를 통해 이 게임이 엄청나게 불법 파일이 돌았거든요. 때문에 아주 잘 만들어진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불법복제로 인해 판매량이 신통치 않았던 게임입니다.

더욱이 불법 복제 파일이.. 완성본이 아니라 버그 수정 전의 테스트 파일이 돌았기 때문에 개발사인 '바람과 가람'에 대한 안 좋은 인식만 잔뜩 심어주게 되었었죠.

https://www.youtube.com/watch?v=KMMN6AJGNAY&list=PL0zTRqNmuF7x-p-NvA80IRf6wyxdsKyke
이 영상만 봐도 '씰'이라는 게임이 얼마나 잘 만든 게임인지 아실 수 있을 겁니다.

조기자 : 아.. 저도 이 게임을 기억합니다. 너무 안 팔린 나머지 어느 순간 '잡지 부록'으로 뿌려질 수 밖에 없었던.. ㅠ_ㅠ; 참 안타까웠죠.

쉘룡 : 바람과 가람은 원래 '씰' 전에 '레이디안'이라는 게임을 개발중이었는데요, 그때에도 멋진 일러스트로 유저분들 사이에서 호평이 이어졌지만 '씰'만큼의 그래픽이나 스토리 적 완성도는 보여주지 못했죠. 그래서 절치부심하여 만든 타이틀이 '씰'인데 완전히 망해버리고 말아버린 겁니다. 게임 용량을 조금 더 크게 해서 공유가 잘 되지 않도록 했다면 조금 더 선전하지 않았을까 싶네요.

'씰' 이후 '나르실리온'도 해보시길 추천드리며, 참고로 '씰'은 현재 PC 게임 애호가 사이에서도 상당히 고가에 거래되고 있는 타이틀 중 하나입니다. 뒤늦게 진가가 발휘되어 가격이 확 뛰어오른 케이스죠.

조기자 : 흠. 바람과 가람이 나중에 그리곤 엔터테인먼트가 되었다가 카마 디지털엔터테인먼트도 되고 YNK가 되었다가 현재는 플레이위드가 되었죠. 참 우여곡절이 많은 회사이긴 합니다. 아직까지도 '씰온라인'이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 대단하기도 하고요.

쉘룡 : 자아.. 이제 슬슬 마지막 게임을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마지막 게임은 저도 좋아하는 만화 작가님의 IP를 활용한 게임입니다. '어쩐지 좋은 일이 생길 것 같은 저녁'이라는 게임이죠.

조기자 : 아~ 잘 아는 게임이죠. 앞서 말씀드렸지만 저도 조금은 이명진 작가님과 친분이 있거든요. 이 게임 개발팀들이 '버추어파이터'를 좋아하셨던 분들이라 오락실에서 자주 뵈었습니다. 심지어 세계1위 아키라꼬마 신의욱 군은 이 게임 개발에 직접 참여하기도 했었죠.

(화려한 액션, 연속기가 돋보이는 '어쩐지 좋은일이 생길 것 같은 저녁')(출처=게임동아)
(화려한 액션, 연속기가 돋보이는 '어쩐지 좋은일이 생길 것 같은 저녁')(출처=게임동아)

(어쩐지 좋은일이 생길 것 같은 저녁 패키지)(출처=게임동아)
(어쩐지 좋은일이 생길 것 같은 저녁 패키지)(출처=게임동아)

(포스터 등 제품 구성이 좋다)(출처=게임동아)
(포스터 등 제품 구성이 좋다)(출처=게임동아)

(민승아의 모습이 돋보인다)(출처=게임동아)
(민승아의 모습이 돋보인다)(출처=게임동아)

쉘룡 : 저도 이 게임 엄청 많이 했습니다. 잘 만들어진 게임이어서 관심이 많았거든요.

조기자 : 이 게임을 개발한 송 대표님이나 이명진 작가님, 아키라꼬마 등도 만나뵌지 오래되었는데 기회되면 꼭 보고 싶네요.. 과거 '토네이도' 팀이었는데.. 꼬마는 '리플레이즈'..

꿀딴지곰 : 국산 IBM PC 게임으로는 보기 드문 벨트 스크롤 게임으로, 손에 꼽을만한 완성도를 가진 액션 게임이라고 하겠습니다. 웬만한 격투 게임 못지않은 타격감에 여러 연속기 등을 통해 소위 '패는 맛'이 있었죠. 공중콤보, 벽콤보, 다운 콤보 등 '버추어파이터' 시리즈를 좋아하는 개발자 분들의 취향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게임이기도 합니다.

조기자 : 개발 총괄 디렉터이신 송대표님은 과거 판타그램 멤버이시기도 했지요. 자아 그럼 마지막으로 영상 첨부해보겠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WyivnepyEC8
꿀딴지곰 : 휴.. 오늘도 이제 끝난 건가요? ㅎㅎ

조기자 : 음.. 오늘은 이렇게 토종 PC 레트로 게임을 위주로 알아보게 되었네요. 교수님은 어떠셨는지요?

꿀딴지곰 : 너무 추억돋는 내용이었어요. ^^ 저희들이 다 그 격동의 PC 게임 변화기를 맞았던 사람들 아니겠습니까. 포스팅 진행하는 내내 행복했습니다. =ㅂ=a

쉘룡 : 저도 참 좋았습니다. 다만 아쉬운 점이라면 역시나 제한된 공간 내에서 훨씬 많은 게임을 소개하지 못했던 것이 마음에 걸리네요. 아직도 기라성 같은 PC 게임들 소개할만한 것이 많은데 말이죠.. ㅠ_ㅠ '장군의 아들'라든가 '시발 원숭이' 등등..

조기자 : 흐 마무리할 때면 늘 그런 생각이 들지요. 저도 초창기 '악마지대'라든지 몇 가지 놓친 것이 마음 아픕니다만.. 어쩔 수 있나요. 다음에 한 번 또 기회가 되겠지요. 나중에 꼭 한 번 다루겠습니다.

꿀딴지곰 : 저도 아트리아 대륙전기라든가, EXP, 고룡전기 퍼시벌, 코룸, 포가튼사가, 화이트데이, 제피, 등등 추억돋는 게임이 많지만.. 뭐 별수 있나요 ;ㅁ; 이번에는 이쯤에서 정리하시죠. 오늘은 이렇게 '한국 토종 PC 레트로 게임'에 대해 알아보았으니, 다음 시간에는 '각종 게임기용 토종 레트로 게임'에 대해 알아보면 될 것 같습니다. 다음 시간도 즐거울 것 같네요.

조기자 : 알겠습니다 교수님.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쉘룡님도 고생 많으셨구요!

이렇게 오늘은 'PC용 토종 한국 게임'에 대해서 알아보았습니다. 유저분들 중에서도 혹시나 더 궁금한 점이 있다면 조기자 (igelau@donga.com)나 어릴적 추억의 고전게임 이름이 궁금할 때 꿀딴지곰의 지식인 질문하기 http://kin.naver.com/profile/valmoonk 로 문의주시면 해결해드리겠습니다!

꿀딴지곰 소개 :
(출처=게임동아)
(출처=게임동아)

레트로 게임의 세계란 '알면 알수록 넓고 깊다'며 더욱 매진해야겠다는 레트로 게임 전문가. 10년째 지식인에서 사람들의 잊어버린 게임에 대한 추억을 찾아주고 있는 전문 앤서러이자 굉장한 수준의 레트로 게임 헌터이기도 하다.

꿀딴지곰의 고전게임블로그 http://blog.naver.com/valmoonk 운영중

조기자 소개 :
(출처=게임동아)
(출처=게임동아)

먼산을 보고 있다가 정신을 차리고나니 레트로 게임에 빠지게 되었다는 게임기자. MSX부터 시작해 과거 추억을 가진 게임물이라면 닥치는대로 분석하고 관심을 가지며, 레트로 게임의 저변 확대를 위해 레트로 장터나 네오팀 활동 등을 하고 있다. 다양한 레트로 게임 개조를 취미삼아 진행중이며 버추어파이터 쪽에서는 igelau로 알려져있다.

동아닷컴 게임전문 조학동 기자 igela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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